선물을 받는다는 것은 언제나 행복하다. 지난주 훌륭한 내담자였던것에 대한 상으로 상담 선생님으로부터 초콜릿을 받았다. 나에게는 '밝은 힘'이 있다는 큰 장점을 다시 한번 언급하시면서.(내담자들에게 공통적으로 해주시는 말씀인지는 모르겠으나, 세 명의 선생님 모두 나에게 같은 얘기를 하셨다. 하하.)
내가 살면서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며, 잘했다고 칭찬에 선물까지 받은 적이 몇 번이나 있었나. 예를 들어 학창 시절에 성적이 올라도 자만하지 말라는 조언이 있었다. 지금은 애엄마니까 당연히 아이를 내가 돌봐야 하는 거고 잘못되면 모두 내 탓이었다. 그렇게 모든일은 당연했고, 못했을 때 질책이 오는 게 일상이었다. 그런데, 내 마음이 아파서 찾은 상담실에서 상담에 충실히 임했다는 그 이유만으로 선물까지 받다니. 상담 선생님은 그렇게 나에게 직접 몸소 알려주고 싶으셨나 보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선생님과의 신뢰가 더 굳건해져, 더 깊숙이 담아뒀던 이야기를 끄집어냈다. 아픈 기억이었지만, 시간의 지남과 지난 상담 등의 과정이 있었기에 담담하게 털어놓았다. 반면 그 이야기를 들은 선생님은 굉장히 화를 내고 계셨다, 상담을 그만하고 싶을 정도라면서. 그 사건이 일어난 것은 차치하고, 그 일을 대하는 주변인들의 반응에 화가 난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충분히 공감받지 못한, 00 씨의 감정, 00 씨의 마음들이 있어요. 옅어지긴 했어도, 그게 사라지지는 않았을 텐데 괜찮다고 말하는 00 씨를 보니 더 안타깝네요."
"다들 괜찮다고 하는데, 제가 안 괜찮다고 해도 달라지는 게 없었어요. 저만 생각을 바꾸면 되는 것 같았거든요."
"아니죠. 주변 사람 10명이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나까지 추가해서 11명이 될 필요는 없어요. 그리고 지금이라도 그때의 감정이 올라오면 해소해야 해요. 꽉 찬 감정을 비우는 연습을 해야 해요."
"그때의 힘듬이 100이면, 지금은 20 정도예요. 당연히, 아무렇지 않을 수는 없지만, 그때에 비해서 괜찮아졌어요. 그런데 뫼비우스의 띠 같아요. 5년 전 상담했던 저의 어려움이 같고, 상담 선생님의 답변도 비슷하고, 주변 상황도 소름 끼치게 일치해요. 항상 같은 문제로 갈등이 생기고 비슷하게 대응하고. 이럴 거면, 상담을 받고 약을 먹고 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나 싶어요."
정-반-합. 절대 처음으로 돌아가진 않아요, 더 나빠지지도 않아요. 분명히 앞으로 나아가요. 얼마나 희망적이에요. 상담을 하는 것만으로도 그렇다는 게. 그건 제가 자신할 수 있어요. 저도 경험한 거니까요.
"그럴까요? 생각해보면, 같은 곳에서 넘어지는 건 똑같지만 달라진 것도 있어요. 어떤 곳에서 제가 주로 넘어지는지 알기에 그럴 때는 좀 더 조심해서 넘어지는 횟수가 줄어들기도 하고, 또 넘어지더라도 일어나는 방법을 알기에 예전에 비해 더 빨리 일어나기도 해요. 결과론적으로는 넘어지는 건 같지만, 과정은 조금 달라지고 있긴 하네요."
나 자신을 좀 더 믿고, 사랑하고, 지지해야겠다고 다짐한다. 그 길에 심리상담이 있고, 가다 보면 반드시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이런 나를 지지하는 사람이 지금은 상담 선생님 1명이지만, 그런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선생님의 확신에 찬 예언(?)은 날 또 힘나게 한다. 상담에 참여하고, 이야기를 털어놓는 게 내가 마땅히 할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걸음마를 처음 떼는 아이를 보고 응원하듯, 온몸으로 본인의 감정을 표현하는 선생님을 본다. 내가 나에게 해주어야 하는 게 바로 이런 게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