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노래를 들을 때마다 생각나는 것

작사의 기초 1 : 곡의 구조(song form)

by 나다움

무언가를 파악할 때 통용되는 공식이 있으면 편리하다. 보편적으로는 문학작품을 '기-승-전-결'로 나누어 분석하는 게 있고, 개인적으로는 남편을 '(결혼 전) 오빠-(신혼) 내편-(출산 후) 00 아빠-(결혼 10년 후) 남의 편'으로 특징짓는 것이 있겠다.

작사학원에서 처음 배우는 것도 거의 모든 노래에 적용가능 한 공식 같은 '곡의 구조(Song form)'다. 이를 통해 데모 곡을 분석하고, 가사를 작성할 때 곡의 구조별 특징에 어울리게 하기 위함이다. 절대적인 법칙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노래에서 적용할 수 있어 곡의 파악하기 쉽다.


내가 좋아하는 BTS의 '봄날'의 노래를 예시로 곡의 구조를 간략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벌스(Verse) 또는 A : 노래의 도입부로 문학작품으로 생각하면 '기'에 해당한다. 독백, 상황묘사 등이 주로 이루어진다. 부드럽고 잔잔한 발음이 대부분이다.

예) 보고 싶다 / 이렇게 말하니까 더 보고 싶다/ 너희 사진을 보고 있어도/ 보고 싶다...


프리 코러스(Pre-Chorus) 또는 B: 벌스(verse)와 코러스(Chours) 사이에 등장한다. 행동의 시작인 '승'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노래가사가 벌스(verse)에 비해 동작이 커지고, 좀 더 힘이 들어간다.

예) 허공을 떠도는/ 작은 먼지처럼 / 날리는 눈이 나라면/ 조금 더 빨리 / 네게 닿을 수 있을 텐데


코러스(Chorus) 또는 C : 중독적인 멜로디가 나오며 노래의 하이라이트에 해당한다.('싸비'라고도 부른다) 특히 코러스의 첫 시작문장은 입에 착 붙으며 귀에 확 들어오는 임팩트 있는 단어를 선호한다. 리듬이 반복되고 중독성이 강한 곡에서는 '훅(Hook)'으로 불리기도 한다.

예) 눈꽃이 떨어져요 / 또 조금씩 멀어져요/ 보고 싶다/ 보고 싶다/ 얼마나 기다려야/ 또 몇 밤을 더 새워야/ 널 보게 될까/ 만나게 될까


포스트 코러스(Post-Chorus) : 코러스(Chorus)다음에 나오는 부분으로 특징은 코러스와 유사하다.

예) 추운 겨울 끝을 지나 / 다시 봄날이 올 때까지/ 꽃 피울 때까지/ 그곳에 좀 더 머물러줘/ 머물러줘


브리지(Bridge) : 곡의 지루함을 줄여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부분으로, 고음으로 곡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거나 반대로 고음 뒤에는 차분한 분위기로 바꾸는 등의 역할을 한다.

예) You know it all / you're my best friend/ 아침은 다시 올 거야 / 어떤 어둠도 어떤 계절도 / 영원할 순 없으니


인트로(Intro), 인터루드(Interlude), 아웃트로(Outro) : 각각 시작, 중간, 끝에 나오는 부분으로 각각 도입부, 간주, 마무리로 이해할 수 있다. 없는 곡도 많다.


곡마다 위의 모든 사항이 다 들어가진 않지만, 만일 다 들어간다고 가정했을 때 순서를 나열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


인트로(Intro)-벌스(Verse)1- 프리 코러스(Pre-chorus)1- 코러스(Chorus)1-포스트 코러스(Post-chorus) 1-인터루드(Interlude)-벌스(Verse)2-프리코러스(Pre-chorus)2-코러스(Chorus)2-포스트코러스(Post-chorus)2-브리지(Bridge)-아웃트로(Outro)


무수히 많은곡만큼 다양한 곡의 형식이 있다. 그래도 기준을 가지고 보면 들린다.


송폼을 파악하는 이유는 생선의 뼈를 중심으로 살을 발라내듯, 송폼(Song form)을 중심으로 멜로디를 분석하고 맥락과 서사가 있는 매력적인 가사를 작성하기 위해 필수요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사학원에서 제일 먼저 배우고 매번 작사를 할 때마다 받은 데모 곡을 위의 구조대로 나눠야 한다. 이론적으로 그렇지만, 실제로 나 같은 초보 작사가 지망생은 송폼(Song form) 에서부터 막히기도 하는데, 예를 들면 어디까지가 벌스(Verse)이고, 어디까지가 프리코러스(pre-chorus)인지 헷갈리는 식이다.(그럴 땐 가사 작업 시작 전에 이미 의욕상실이다. 하하하)

그래도 송폼을 알고 나서 가사가 더 잘 들리긴 한다. 그전에 노래를 들을땐 고음과 저음, 1절과 2절 등으로 구분했다면, 지금은 나도 모르게 그 곡을 송폼(Song form)을 찾으며 곡의 기승전결을 찾아본다. 예를 들어 음악을 들을 때 이런 식으로 혼자 생각한다. 이 부분은 상황묘사를 하면서 잔잔하게 깔아주는 벌스(verse)네, 확실히 프리코러스(pre chorus)벌스(verse)보단 동작이 커지고 움직임이 점점 나오네, 앞에 나온 말들이 귀에 꽂히는 코러스(chorus)를 위한 밑밥(?)이었네, 브릿지에서 한번 더 질러주고 다음 마지막 코러스를 위한 분위기 반전을 준 다음에 마지막 코러스는 곡의 최종 결론으로 멋지게 마무리.

아직까지 곡을 쓰는데 각 송폼의 특징을 제대로 녹이기에는 나의 작사실력에 한계가 있지만, 최소한 노래가사를 들을 때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도구를 가진 기분이다. 비록 향후에 내가 작사가로 데뷔하는 일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 송폼을 익혀둔 게 노래가사를 음미하는 하나의 기준이 되어줄 듯 하여 그게 또 좋다. 송폼을 아는 만큼 풍부하게 들린다.

작사학원 선정이란 하나의 문만 열면 끝날줄알았는데, 계속해서 새로운 (고생)문을 내손으로 열어야한다. 하하하

이때까지도 순진했다. 앞으로 작사가 지망생의 여정에서 송폼파악은 그나마 난이도 최하로 가벼운 스트레칭에 불과했던 것이었다. 그 다음시간에 음절체크를 시작하며, 내가 발을 들여놓은 곳이 보송한 모래사장이 아니라 축축한 늪지대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덧. 앞서 예시로 든 BTS의 (매우 아름다운 가사) '봄날'을 송폼(song form)에 맞게 나눠보면 다음과 같이 나뉜다.(좋은 건 한번 더. 하하하)

작사가 지망생을 시작한 지 17개월 차에 접어드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송폼에서 길을 헤맬때가 있다. 이런 작사가 지망생에게도 BTS의 '봄날'가사처럼,'추운 겨울 끝을 지나' 작사가로서의 봄날을 '보고 싶다'.(보겠지? 보려나? 못 보면 또 뭐 어때. 하하하)



봄날_BTS

[VERSE1]

보고 싶다

이렇게 말하니까 더 보고 싶다

너희 사진을 보고 있어도

보고 싶다


너무 야속한 시간

나는 우리가 밉다

이젠 얼굴 한 번 보는 것조차

힘들어진 우리가


[VERSE2]

여긴 온통 겨울 뿐이야

8월에도 겨울이 와

마음은 시간을 달려가네

홀로 남은 설국열차


네 손잡고 지구 반대편까지가

겨울을 끝내고파

그리움들이 얼마나

눈처럼 내려야 그 봄날이 올까

Friend


[PRE-CHORUS1]

허공을 떠도는

작은 먼지처럼 작은 먼지처럼


날리는 눈이 나라면

조금 더 빨리

네게 닿을 수 있을 텐데


[CHORUS1]

눈꽃이 떨어져요

또 조금씩 멀어져요

보고 싶다 (보고 싶다)

보고 싶다 (보고 싶다)


얼마나 기다려야

또 몇 밤을 더 새워야

널 보게 될까 (널 보게 될까)

만나게 될까 (만나게 될까)


[POST1]

추운 겨울 끝을 지나

다시 봄날이 올 때까지

꽃 피울 때까지

그곳에 좀 더 머물러줘

머물러줘


[VERSE3]

네가 변한 건지

아니면 내가 변한 건지

이 순간 흐르는

시간조차 미워

우리가 변한 거지 뭐

모두가 그런 거지 뭐


[VERSE4]

그래 밉다 네가 넌 떠났지만

단 하루도 너를 잊은 적이 없었지 난

솔직히 보고 싶은데

이만 너를 지울게

그게 널 원망하기보단 덜 아프니까


[PRE-CHORUS2]

시린 널 불어내 본다

연기처럼 하얀 연기처럼


말로는 지운다 해도

사실 난 아직

널 보내지 못하는데


[CHORUS2]

눈꽃이 떨어져요

또 조금씩 멀어져요

보고 싶다 (보고 싶다)

보고 싶다 (보고 싶다)


얼마나 기다려야

또 몇 밤을 더 새워야

널 보게 될까 (널 보게 될까)

만나게 될까 (만나게 될까)


[BRIDGE]

You know it all

You're my best friend

아침은 다시 올 거야


어떤 어둠도 어떤 계절도

영원할 순 없으니까


[CHORUS3]

벚꽃이 피나 봐요

이 겨울도 끝이 나요

보고 싶다 (보고 싶다)

보고 싶다 (보고 싶다)


조금만 기다리면

며칠 밤만 더 새우면

만나러 갈게 (만나러 갈게)

데리러 갈게 (데리러 갈게)


[POST3]

추운 겨울 끝을 지나

다시 봄날이 올 때까지

꽃피울 때까지

그곳에 좀 더 머물러줘

머물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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