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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킨디센터 May 17. 2019

내가 원하는 삶과 미래

크리킨디 청소년운영위원회 '킨온'의 좌담회

지난 5월 4일(토), 크리킨디 청소년운영위원회 '킨온'은 <내가 원하는 삶과 미래>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진행했습니다. 킨온이 이야기하는 미래의 모습은, '장래희망'이나 '꿈', '직업'도 있었지만, 현재 자신의 상황에서 조망하는 청소년으로서의 문제 제기, 개인의 꿈보다는 사회 전반적으로 실현되길 바라는 ‘좋은 삶’의 모습이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행복론, 사소한 것부터 큰 것까지 다양하게 있어요. 첫째, 저는 햇빛을 받아야해요. 시험기간이었던 몇 주간 해를 본 적이 없었어요. 시험기간이 끝나고 놀면서 해를 받으며 걷고 있는데 그 해가 너무 소중하고 느낌이 새롭게 다가오더라구요. 시험기간에 화장실도 잘 못 가고 식사도 불규칙, 잠도 잘 못 잤어요. 시험기간에는 생물이길 포기하는 느낌. 둘째, 배움은 있되 형태는 다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배움에 있어서 가장 긍적적이고 적극적이었던 시기가 오디세이학교 다닐 때였는데, 그 때와 지금의 차이는 배움의 형태와 종류에 제한받고 있는지의 여부가 가장 큽니다. 현재는 배우지 않은 자, 게으름을 부리는 자는 살 가치도 없고, 모든 것이 잡생각이 되어버리는 상황인 것 같아요. 배움의 종류와 형태를 제한하지 않고, 그 과정 속에서 존중이 무조건 병행되어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분위기와 정서 속에 존재할 때 행복하다고 느껴요.”



“제가 원하는 미래에 대해 생각 해 본 게 오래되지 않았어요. 막연한 동경에서 비롯된 거였고 중학교 때는 미래, 시간들에 대해 생각할 틈 없이 살았던 거 같아요. 자존감도 많이 낮아서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시기였고 누가 나를 사랑해줄 수 있겠어?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죠. 그 시기에서 많이 벗어나게 해준 선생님이 있어요. 선생님을 보면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희망을 줄 수도 있구나, 새로운 세상을 보여줄 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지금도 선생님이 되겠다고하면 많은 분들이 말려요. 하지만 더 나은 세상이 될 수 있고, 충분히 세상을 바꿔나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그게 제가 생각하는 좋은 삶이기도 하고요.”



출처: 대학저널

“태어나자마자 2002월드컵을 보았고, 개정교육과정의 첫 대상이 되어 실험적인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토요일의 개념이 바뀌는 전 과정을 함께한 세대이자, 아이돌과 케이팝의 기하급수적인 상승이 본격화된 세대이기도 합니다. 어머니께서 교육에 관심이 많으셔서 6-7살 때 초등학교 3학년 과정까지를 다 마치고 입학했고, 좋은 고등학교를 들어가려고 대학의 심화프로그램도 참여해보면서 교육에 대한 열정을 키워왔는데 고등학교 입학하고보니 개정교육과정을 한다면서 선택을 하라고 하더라구요. 제가 원하는게 교사쪽이고 교육을 연구하는 쪽인만큼, 지금의 상황은 교육감이 바뀌면 정책이 계속 바뀌는 상황이잖아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방향을 탐구하고 싶고 대학을 강요한다기보다 정책이 잘못되었다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고 일깨워주는 교사가 되고 싶어요.



제가 꼭 가져야 할, 추구해야 할 삶을 정리해봤어요. 첫째, 자유로움. 선천적으로 정해진 틀을 싫어했어요. 학교, 가정에서도. 교복을 입더라도, 염색을 왜 하면 안되냐 물어보면 학생의 본문에 어긋난다는 답변이 많았습니다. 그건 굉장히 논리적이지 못한 답변이라고 생각해요. 학생의 본문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결국에는 학생의 개성과 자유를 무시한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일들을 통해서 진정 자유를 얻고 있는지 의문을 갖게 되었고 제가 진정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유가 보장되야하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번째, 음악인데요. 다른 것들은 관념적인 것인데 음악을 동일 선상에 놓은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에요. 음악은 생명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 중에서 인간에게 치유를 주고 인간과 밀접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힘들 때는 멜로디를 들으면서 쉬고, 기쁠 때는 신나는 음악을 들으면서 분위기를 띄우고요. 세 번째는 유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굉장히 낙천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시험이 망하든 아니든 괜찮아, 다음에 또 잘 하겠지라고 생각해요. 또 오지랖이 넓기 때문에 남이 슬프면 덩달아 슬프고, 남이 좋아하면 좋고 그래요. 저는 낙천적인 성격을 통해서 친구들을 치유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학교에서도 일탈을 많이 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겉은 쎄 보이지만 안에는 상처가 있는 친구들이 많거든요. 그런 친구들이랑 같이 놀면서 아픔을 치유해주고 싶어요. 네 번째는 대인관계입니다. 친구가 없으면 저는 못살 거 같거든요. 옆에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지, 인생이 재미 있는 거 같은데. 넓은 발이 있어야, 제가 원하는 삶이라고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출처: 연합뉴스

“특성화고 현장실습 나갔다가 사망한 사건이 비일비재합니다. 이런 사건들 때문에 현장실습을 내보내지 않으면서 취업률이 낮아지고 있어요. 사고가 났을 때 무마하는 반복적인 상황을 보면서 참 어리석다는 생각 많이 했어요. 안일한 대처보다는 안전하지 않은 일터, 죽을 수도 있는 환경이었다는 걸 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하고요. 보완철칙을 함께 만들면서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어요.”



"저의 꿈은 광고를 만드는 사람이에요. 하지만 제가 원하는 직업이 미래에 어떻게 변할지 몰라서 많은 고민을 안고 살아가고 있어요. 한국 사회가 마음에 안들어서 알바를 하고 살아야하나, 유학을 가야하나 이런 생각을 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 번째로는 사회가 안정되고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져서 꿈의 확신을 갖고 살아가는 곳이 되면 좋겠어요. 둘째로는 휴식 있는 사회를 원합니다. 최근에 시험 끝나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시험 기간에는 방 청소하는 시간도 행복했고 밥 먹는 시간, 잠자는 시간이 기다려졌어요. 아무 생각도 안하고 편하게 다녀올 수 있는 여행이 많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는 앞의 두 가지를 이루려면 좋은 환경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최근 미세먼지가 이슈가 되면서 나무도 많이 없고 좋은 경치를 볼 수 없게 되었기 때문에 휴식을 취하고 싶어도 밖에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도 텀블러 사용 등 소소한 실천을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모든 선생님들을 대단하다고 보고, 존경해왔습니다. 고등학교 들어와서 제 생각을 바꿔버린 수업이 있었는데, 수학이었어요. 저는 수학 좋아하고 관심있어 했고 문제 푸는거 좋아했거든요. 하지만 수학 선생님은 자신이 똑똑하다고 학생들 무시하고, 자기가 왕이래요. 왜 선생님이라고 불러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존경하기도 싫고 얼굴만 봐도 화가 납니다. 가르치고 나누는 것이 제가 원하는 삶인데요. 먼 미래에 정말 소통되지 않는 선생님이면 학교에서 나가야한다고 생각해요. 왜 굳이 정년퇴임까지 기다리며 아이들을 대충 가르치고.. 돈 받는 것에 죄책감 들지 않을까요.

지금 진행하고 있는 고등학교 교육은 무상교육이 맞는 교육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똑바로 가르치지 않을거, 차라리 돈 안내는게 맞겠죠. 그리고 그만큼, 사회가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야하는 거에요. 우리가 EBS 강의를 들을 때, 재밌는 선생님 것만 골라 듣잖아요. EBS 듣는 이유도 학교에서 하는 수업이 부족해서잖아요. 학교에서는 골라 듣지 못해요. 골라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닌 모든 학생들이 들을 수 있는 수업을 하는 게 맞는 거예요. 이렇게 되면 학교에 가는걸 즐거워할테고 성적도 많이 향상되겠죠. 사교육을 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제가 원하는 미래입니다.



출처: The Business of Fashion

“저의 롤모델 ‘미우치라 프라다’는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프라다의 수석 디자이너였어요. 이 사람이 살았던 시대가 여성이 탄압받던 시대여서 가족들의 반대에 패션 공부를 하지 못하고 정치를 전공했어요. 대학 졸업 후 남편과 함께 기업을 이끌어나가면서 성공했는데, 여성 지위가 보장되는 삶, 인종 차별이 없는 삶이 실현되면 좋겠어요. 동양인들을 찾아보기 힘들더라구요. 인종차별이 없는 삶 속에서 성공하는 미래를 꿈꿉니다.” 



"학생으로서 공부하면서 아무 꿈과 이루고 싶은 것 없이 살아왔어요. 꿈이 아닌 장래희망은 피디고요. 중학교 때 방송반에 들어가 우연히 얻게 된 장래희망입니다. 저는 희망조차 없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꿈을 심어주는 피디가 되고 싶어요.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폭력적인 프로그램보다는 누구나 시청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송피디가 되는 것도 제가 원하는 삶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앞서 말씀드린 프로그램을 만드는 피디가 된다고 해도 사회가 뒤바뀌지 않겠지만 저로 인해 한 사람의 생각을 변화시킨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할 거 같습니다. 한 사람을 만족시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그 사람으로 인해 이 사회도 조금씩 바뀌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멀지 않은 미래에 여자들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들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정정당당하게 사는 삶을 바래요. 각자가 잘하고 몰두하는 일에 살고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늘 곁에 있으면서도 혼자이지 않은 내가 되고 싶어요. 그게 저를 행복하게 할 거 같아요. 장래희망은 작가지만, 저의 꿈은 몽골의 넓은 들판에서 하루종일 춤을 추는 거에요. 누구의 시선도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춤출 수 있는 공간에서 춤을 추고 싶어요.”



고등학교를 들어가니까 제일 먼저 직면한 게 대학이라는 문제였어요. 정말 대학을 가야할까? 학교의 많은 학생들을 보면서 대학에 가지 않은 학생들은 어디로 간걸까, 란 생각을 하게 됐어요. 대학을 다니는 사람이 와서 얘기해준다거나 전공과 연관된 사람들은 오는데, 그 학교를 졸업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을 가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는 아무도 언급해주지 않아요. 대학진학률이 70%인데 나머지 30%는 인간다운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는걸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저한테 대학이라는게 뭔가를 배운다는 공감보다는 스무살이 되면 돈을 벌어야되는데 대학이라는 공간에 가서 또다른 도피를 하는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학교에서 배운 지식은 어디에 사용되는 거고 그것은 어디로 사라지는거지? 학교에서 가르쳐야되는 것은 무엇일까? 대학을 가지 않는다면 어떤 걸 공유하면서 살아야할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어요. 저는 솔직히 꿈이 없어도 좋다고 생각하는 입장이에요. 마흔 살, 오십 살 되어도 좋은 직장 다니다가 퇴사하는 사람도 많고, 오래 살았다고 생각한 사람도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모르더라구요. 인간이라는게 내가 죽을 때까지 나를 탐색하는 과정인거지, 내가 몇 살까지 내가 누구라고 답을 내리는게 아니라 삶의 스펙트럼을 넓히는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생각만 있어도 편안하고 가볍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80살 할머니까지 어떻게든 잘 살고 싶어요.” 



"직접 목소리를 내는 집회 현장에서 사람들을 만나면서, 다양한 경험들을 직접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나와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랑 만났을 때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라는 질문을 많이 던지게 됐습니다. 집회에 나가면 바투카다 브라질 음악을 하는데 음악을 통해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힘을 주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게 좋았어요. 내가 즐거워하는 것을 나누고 정말 이런게 건강하고 좋은 삶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내가 어떤 위치에 서 있든 다른 사람과 연대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제 꿈은 꿈이 없는거고요. 꿈들이 저를 찾아와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꿈을 그다지 생각하지 않아요. 아무 목표 없어도 열심히 살면 복은 따라온다고 생각해서, 미래 생각안하면서 살아요. 꿈이 있다고 하면 길잡이교사. 그게 또 꿈이라고 해도 평생 하고 살진 않을거니까. 가까운 미래의 목표만 세워두고 사는 사람이라서. 저는 꿈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거 생각하느라 머리 굴리면 머리 아프니까요. 스트레스 받는걸 싫어해요. 인생을 다 놓고 전체적으로 봤을 때 꿈은 아무래도 '행복한거'. 그걸 구체화 할 수 없는게, 행복은 그 때 그 때마다 다르니까요. 딱 뭘 하겠다는게 없어요, 저는 그렇습니다."





작성자


크리킨디센터 청소년운영위원회 '킨온'


편집


삐삐(유수연) pippi@krkd.eco
바다(김진옥) bada@krkd.e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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