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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킨디센터 Mar 23. 2019

크리킨디 오토마타 이야기

오토마타를 만드는 것은 죽은 나무에 이야기와 생명을 불어넣는 경험이다

*오토마타(AUTOMATA)는 그리스에서 유래된 움직이는 기계(움직이는 자동인형)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각각의 장치들로 연결된 부품들은 상대 운동을 하며 에너지를 전달받아 계획된 움직임을 만들어 낸다. 이 움직임을 이용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다른 각도의 이야기 전달 도구가 될 수 있다.



오토마타를 배우고 싶어요.
오토마타 만들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해요?
오토마타를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나요?  


요즘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리고 도전적으로 배움을 요청하시는 분들도 많아졌다.

우리나라에 오토마타가 교육프로그램으로 활용된 것은 언제부터 일까? 어떻게 오토마타를 교육프로그램으로 활용하기 시작했을까? 지금의 오토마타 교육생태계는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 것일까?

오토마타 전문 교육자로 이제 2년의 시간이 흘러가는 시점에서 더욱더 고민이 많아지고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도 많아지고 있다. 그렇게 많은 질문 중에서 특히 크리킨디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오토마타와 크리킨디센터와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된다. 작년에 하자센터 히옥스와의 첫 만남에서 작품 전시공간과 공방을 만들자는 제안이 있은 후 마법처럼 6개월 만에 그 제안이 현실화되었고 크리킨디센터를 대표(?)하는 오토마타 공방과 전시관이 만들어졌다. 아직은 규모와 운영 면에서 많이 부족하지만 나는 이런 시도를 좋아한다. 



나는 완벽한 오토마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처음부터 완성된 설계를 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만드는 과정에서 다양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그 과정으로 통해 설계 이상의 창의적인 작품이 완성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크리킨디센터의 공방과 전시관도 완벽한 상태로 시작하지 않았기에 그 과정에서 더 창의적인 공간으로 완성되리라 기대된다.




크리킨디 학생들과의 만남 그리고 오토마타 수업은 수업을 통해 더욱더 많은 것을 주고 좀 더 새로운 것을 함께 하고픈 욕심과 기대로 시작되었는데, 학기가 끝날 때면 결과는 항상 부족함을 느끼면서 마무리된다. 마치 학기가 끝나는 이 시점의 느낌은 첫 번째 작품을 만든 후 두 번째 작품을 시도하기 전에 다시 첫 번째 작품을 살피고 있는 듯 한 마음이다. 그동안 수업을 통해 학생들과 수없이 많은 작품을 만들면서,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마음에 들 때까지 다시 만들기를 반복하며 것이라고 학생들에게 말해 왔다. 그렇게 학생들과 최고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더욱더 많은 실패와 실수를 함께 하고 싶다면 내 욕심일까? 짧은 시간 안에 작품에 대한 성취감을 맛보기보다는 긴 시간 동안 고민하며 원하는 작품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경험해 보게 하고 싶다. 나와 학생들이 함께 한다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2019년 2월 진행된 크리킨디 봄방학 마스터클래스 오토마타 수업


하지만 더 큰 범위의 교육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오토마타 교육은 오토마타를 만들며 수업하는 것으로 자기주도적 학습, 창의적 융합사고, 감성적 체험 등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 나 또한 지금까지 이러한 시대적 요구와 흐름에 맞도록 많은 시도를 하고 있었으며 세 가지를 담아내 보려고 노력해왔다.


첫째, 스스로 오토마타의 움직임을 설정하고 설계 과정 및 제작 방법을 결정하여 작품 제작 활동을 수행하고 완성된 결과물을 스스로 평가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해 보았다.

둘째, 오토마타의 움직임을 고민하면서 이전의 생각과는 다른 새로운 생각, 남들과 다른 관점과 시각으로 움직임과 원리를 바라보는 사고를 경험하는 시간을 갖도록 해 보았다.

셋째, 오토마타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학생이 작품 제작에 대한 긍정적 감정을 느끼고 성공의 경험을 하는 것으로, 학생이 제작과정에서 작품에 대한 미, 자신 감, 지적 만족감, 성취감 등을 느껴 학습에 대한 동기유발, 욕구, 열정, 몰입의 의지가 생기고 개인적 의미를 발견하는 선순환적인 자기 주도적 활동이 가능함을 경험하는 것에 집중하도록 해 보았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교육 횟수가 늘어날수록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준비된 계획으로 이러한 교육적 효과를 얻는 것이 아니다. 반복되는 실패와 재도전의 고민 속에서 학생이 계획한 대로의 오토마타의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경험이 있어야 한다. 그러한 경험은 마치 죽은 나무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경험인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자기주도적 학습, 창의융합능력, 감성적 체험을 모두 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오토마타 수업을 받는 학생들이 많은 노력으로 멋진 작품을 완성시켜 성공을 경험하는 기쁨을 맛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그렇다고 완성된 작품을 통해서만 기쁨을 얻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계획한 대로의 작품 완성에 실패한다면 끝없는 재도전의 과정을 통해서 얻는 지혜를 경험하는 귀한 시간이 될 것이라는 것을 확신한다. 



오늘도 오토마타를 배우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이 작품 제작 활동을 통해 무엇을 주고, 받을 수 있는지 고민하며 하루를 닫으려 한다.





작성자


이승항
오토마타코리아 디자인센터 대표, 오산대학교 스마트IT과 겸임교수


2019년 목공오토마타 오픈클래스의 문이 열렸습니다~! 이번 목공오토마타클래스⚙️는 총 11번의 만남으로 2족보행을 하는 동물인 <타조>의 시원시원한 달리기 움직임을 배우고 표현해봅니다.

그간의 다양한 실험을 함께했던 크리킨디오토마타클럽의 클러버들에게도 새로운 도전이 되겠어요.

⚙️오토마타가 뭐냐고요? 어렵지 않냐고요?
움직임을 이해하고, 설계도를 해석해보고, 조그만 기어부터 깎으며 한 단계 한 단계씩 문제를 풀다보면, 마지막엔 이 모든 것이 맞물려서 발에 불나게 열심히 뛰어다니는 타조로 완성된답니다.
2족 보행의 물리적원리를 배우고 목공기술과 실력이 느는 것은 덤!

우리 손에서 만들어질 이 특별한 타조에 관심있는 모든 청소년 여러분! 어서오세요!

자세한 정보 및 신청은 요기!♥️
http://bitly.kr/jj7Df




문의: rok@krkd.eco / krkd.eco/cont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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