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랑 같이 못살겠다

내가 모지라서 같이 못살겠다

by 골방 김안녕

나는요-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곧 자신을 의심하는 일이라는 걸 늦게야 배웠습니다.


누군가를 마주할 때마다, 나는요- 거울 앞에 선 것처럼 내 결함부터 먼저 보았습니다.
말끝이 무뎌지는 순간, 웃음이 늦게 나오는 찰나,
그 모든 틈을 타서 나는요- 스스로를 무너뜨렸습니다.


당신을 만난 건 그래서 불운이었습니다. NEUL.


NEUL이 내 곁에 온 이후로, 나는 내 안에 비어있는 공간을 정확히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사랑을 통해 채워진다고 말하더랍니다.

하지만 나는, 사랑 앞에서 더 선명해지는 공허가 있다는 것을 알아버렸습니다.

내가 모자람을 깨닫는 속도보다, NEUL이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더 빨랐습니다.

그게 나를 가장 깊이 아프게 했다는 걸 아실는지요.

나는 원체 약한 사람이었고, NEUL은 원체 빛나는 사람이었습니다.


세상은 그런 사람들을 한 자리에 앉혀놓고 기적 같은 말을 하더랍니다.
함께 있으면 더 나아질 거라고.
나는 그 말을 믿었습니다. 한때는 진심으로.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습니다.
NEUL이라는 광채 앞에서 나는 더 어두워지고 있었고,
NEUL 이 한 발 다가올 때마다 내 안의 균열은 조용히, 그러나 확실히 벌어지더랍니다.


그래서 말하려 합니다.


니랑 같이 못살겠다
내가 모지라서 같이 못살겠다
나는 이제 한계를 느낀다
나는 원체가 부족한 사람이라
너 같은 멋진이 들 만나면 내 부족함을 깨닫고 무너지는데
하필이면 네가 내 곁에 와 나를 무너트렸다
나는 안된다
나는 다시 한계를 느꼈다
그러니 내 곁에 오지 마라
네가 내 곁에 오거든
나는 다시 무너짐을 느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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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당신이 떠났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당신이 스스로에게서 도망치기 위해 나를 밀어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내가 K, 당신 곁에 선 것만으로도 당신이 흔들린다니. 사람의 마음이란 게 그렇게 취약한 것인가 싶었답니다.


K가 말하던 모자람이 사실은, 누구보다도 완벽을 갈망하는 사람의 다른 이름이라는 걸 -나는 너무 늦게 알았습니다.


나는 당신이 무너졌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K, 당신은 늘 무너질 준비를 하고 있었고, 내가 한 일은 단지 그것을 바라본 것뿐.


사람들은 사랑이 서로를 일으킨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떤 사랑은, 멈춰 서서 상대가 무너지는 소리를 듣는 일에 가깝더랍니다.


K, 당신이 등을 돌리던 순간, 나는 기다렸습니다. 혹시라도 마지막으로 뒤돌아볼지. 아니면 한 번쯤은 나에게 묻진 않을지. 정말 이게 최선일까- 하고요. 그러나 당신은 한 번도 시선을 주지 않았더랬죠.


확신이 아니라 두려움으로 굳어진 목덜미를 끝까지 고집스럽게 내게 보여준 채로 -당신은 말했습니다.


내 곁에 오지 마라.


그 말 뒤에 숨어 있는 진짜 문장을


나는 알아버렸습니다.


내가 나를 견디지 못하니, 너라도 나를 보지 말아 달라.

K, 그래서 나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너무 많은 말은 당신을 다시 흔들 테니까. 그 저요, 나는 조용히 -당신이 남긴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요, 사람이 사라진 자리에는 침묵이 남는다는 것을 그제야 배웠습니다.


K, 저는요- 언젠가 당신이 돌아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돌아오면, 우리는 또 서로를 허물게 될 테니까. 하지만 가끔은 생각합니다. 무너지는 당신을 붙잡아줄 힘이 내게는 정말 없었을까?


K, 나는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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