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라는 감옥

몬스터노블 #005

by 우생

“뭐야?”


무서웠다.

그것은 나였다. 오래 전의.


“…너 뭐야?”


그러다 문득 사진 속에서 일어난 나를 ‘너’라고 부른 것이 우스웠다.

무서움이 덜어졌다. 마음을 가다듬고 생각하니 놀랍고 신기한 일이었다.


앨범을 꺼내 보는 중이었다.

어릴 적 사진을 보면서 “이때 인기 많았었지.”라고 혼잣말을 하는데, 갑자기 사진 속의 나- 초등학교 5학년 운동회 때의 내가 벌떡 일어나더니


“아니거든! 인기 없었거든!”


하고는 다시 사진 속으로 돌아갔던 것이다.


몇 장을 더 보면서 혼잣말을 해보았다. 어김없이 사진 속 내가 나와서 내 기억의 시시비비를 따졌다. 혹시나 하고 갓난이 때 사진을 보고 혼잣말을 했더니, 옹알옹알 해서 무슨 말인지 알아먹을 수 없었다.


재미있었다.


한 장, 한 장… 과거의 나는 현재의 나보다 나았다.


현재 나는 과거가 무색할 만큼 비루하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점점 사진에 빠져들었고, 다수의 과거와 문답을 했다.


clock-1702512_1280.jpg


모든 사진과 문답을 나누었을 때였다.

갑자기 눈앞이 뱅글뱅글 돌더니 깜깜해졌다.


방문이 열리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아들.”


엄마였다.


-마더.

“나갔나?”

-무슨 말이야. 여기 있잖아요.

“이게 방이야 돼지우리야.”

-장난치지 마요!

“에휴우우우.”


나는 소리쳐 엄마를 불렀다. 엄마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윽고 청소기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계속 엄마를 불렀다.


잠시 후, 청소기 소리가 멈추었다.

엄마의 얼굴이 드리웠다. 꼭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


“앨범을 봤으면 치워야지.”


그리고 탁.


앨범이 닫혔다.




과거에 잘나간 적 있죠?

지금보다 나았다고 생각하죠?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요?

얽매여 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근데 왜죠?

매거진의 이전글고독사(孤獨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