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이별의 말을 대비한다
아빠의 상태가 나날이 나빠지고 있다.
면회가 불가능한 일요일(당시 요양병원의 방침으로)을 지내고 보니
아빠는 더 멀리 떠나 있는 듯했다.
지난밤 난 아빠를 마음속으로 떠나보내는 연습과 노력을 했다.
저녁 내내 통곡을 하고,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새벽녘에는 아빠가 떠난 것만 같았다.
잠이 들기 전 무음으로 해놓는 휴대폰의 소리를 살리고,
언제고 들려올 이별의 말을 대비했다.
다음날 아빠를 보러 갔는데
그런 준비가 무색하게 난 다시 울고 말았다.
기도를 하고 또 하고
그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그것만 했다.
기도하며 아빠 손을 나도 모르게 꼭 잡고는
이러면 아빠가 아플 수 있겠구나 했다.
이런 모습의 아빠는 꿈에도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
비가 오고, 바람이 거세게 불고, 몹시 추워지고.
땅바닥에 눌어붙고 짓이겨진 나뭇잎을 보는데
맘이 좋지 않았다.
아빠가 떠올라 처참하게 느껴졌다.
아빠 부디... 부디...
너무 아프지 말고, 상하지 말고
그리 계시다 떠나세요.
하나님 한시도 빠짐없이 아빠를 지켜주세요.
아프지 않게, 무섭지 않게.
<낙엽 2>
매일매일 작아지고
사라지는 낙엽을 본다.
낙엽은 스스로 쪼그라들기도 하지만
어느 바람에 쓸려 사라지기도 한다.
스스로 소멸하고
휩쓸려 사라지고
그렇게 자연 속으로 간다.
갑자기 자연이 귀하고 귀해진다.
저 자연이
누군가의 엄마고, 아빠고
동생이고, 누이고
아이겠구나.
자연에 몸을 누이면
그래서 편안했구나.
자연을 눈에 담으면
그래서 평안했구나.
나무를, 흙을
하늘을, 별을
보며 살아야지.
그립고, 보고픔을
그리 달래며
살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