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일기) 단속 중

by 올제

고속도로는 늘 현재진행형이다. 차는 달리는 중이고 그들은 단속 중이다. 과속을 단속 중이고, 하물 적재량을 단속 중이다. 특정 구간은 5분 내지 10분 간 차의 속도를 묶어두기도 한다. 안전벨트를 맸는지 단속 중이고 휴대폰을 사용하는지 단속 중이고 졸고 있는지 단속 중이다. 끊임없이 감시하고 간섭하고 검사하는 길고 짧은 순간들을 이어 놓은 길고 빠른 길이다.


고속도로는 우리 살아가는 길 같다. 잠시만 긴장을 풀면 위험하다. 딴생각을 하면 차가 심하게 흔들린다. 전방을 지나치게 주시하면 눈이 아파 앞을 볼 수가 없다. 차창 밖의 경치를 누리고 싶다면 갓 차선에서 천천히 달려야 한다. 옆 차선의 차가 깜빡이를 켜지 않고 들이닥치거나 끼어들기를 하면 천둥만큼 놀라고 무서워 분노가 치솟겠지만 그를 내 앞에 끼워주어야 한다.


고속도로는 속도를 단속 중이고 마음을 단속 중이다. 나는 나를 단속 중인 고속도로의 감시자들에게 때로 겁이 나면서도 고맙기까지 하다. 앞만 보고 달리면서 살다가는 졸음운전 쉼터마저도 휙휙 지나쳐 버려 정말로 깜박 잠이 들어 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고속도로는 지금도 쉬지 않고 단속 중이다. 하지만 지나간 차들을 잊은 지 오래고 이 길 지나 어디론가 흘러간 차들을 미리 단속하는 법이 없다.


인생도 그렇다.


지금 이 순간에 깨어있으면 된다. 그 전도 알 일 없고 그 후도 알 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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