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을 하면서 앞만 보고 가야 안전사고를 대비할 수 있다. 마땅히 운전 자체에 온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
그러나 사람은 얼마나 간사한가? 초보운전을 벗어난 순간 운전자는 멀티태스킹을 하려고 한다.
어떨 땐 잡념에 집중해 있다가 신호가 바뀐 것도 모르고 뒷사람의 경적에 한 대 맞고 출발한다.
어떨 땐 FM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슬픈 사연에 격하게 공감하여 눈물을 뚝 핸들에 떨어뜨리기도 한다.
어떨 땐 반가운 사람의 전화를 받고 신나게 수다를 떨다가 갈림길을 놓치기도 한다.
어떨 땐 길가에 핀 봄꽃과 초록의 새싹에 놀라 급브레이크를 밟아 끼익 아우성을 치기도 한다.
위험을 유발했으나 누군가의 각성과 경고를 통해 안전을 유지했으니 이것은 과연 제대로 된 멀티태스킹이라 할 수가 없다.
오늘은 완전히 멀티태스킹에 실패했으며 원인 제공자는 아무것도 모른 채 그의 갈 길을 갔다.
차 안 공기가 답답하여 잠시 창을 내리고 고개를 돌리다가 옆 차 운전자에게서 세상을 다 얻은 그야말로 극대치의 행복한 미소를 보았다.
그는 빵 한 조각을 입에 물고 누군가를 바라보며 봄날 목련처럼 웃음이 폭발하여 피어났다.
그의 시선을 따라가니 생크림이 잔뜩 묻은 얼굴로 세상 최고 맛있는 빵을 입안 가득 물고 깔깔깔 넘어갈 듯 웃고 있는 꼬마가 꼬물락 꼬물락 피어나고 있었다.
그 순간 나의 어정쩡한 멀티태스킹을 제지할 외부의 힘은 전무했다.
아니다.
마침 갓길이었고 마침 뒤차도 없었고 마침 빨간 불이었으니 모두가 함께 꼬마의 마법에 홀려 시간이 그대로 멈춰있었다.
이런 미소에는 멀티태스킹을 하려는 자잘한 욕심이 무안할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