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일송 6) 토요일의 여행

¡커버사진은 Gemini 활용 생성

by 올제

■ 토요일의 여행 ■ /올제





토요일 아침, 고속도로를 막 진입하려다

까맣게 그을린 젊은 피부를 만났다

머리 위로 치솟은 높다란 백팩을 지고

양손 가득 하얀 도화지를 흔들고 있다

바람에 펄럭이는 까만 글씨가 말한다

"광주 방향 가시는 분! 저희 좀 태워주세요~~~"


1994년 여름 저 멀리 전남 해남땅에 내려선다

머리 위로 치솟은 무뚝뚝한 짐가방,

바닷가 언덕길을 터벅터벅 오르는 우리가 있다

"아저씨, 땅끝마을 아직 멀었어예~~~?"

"쩌~~~그 저 언덕을 넘어야헝께 허벌나게 멀지라이~~

워쪄... 짐칸에라도 탈텨~? 나~가 그짝으로 가는 길잉께!"


2022년 여름은 언덕과 히치하이킹의 낭만을 잃었다


토요일엔 낭만여행을 떠나자

내비게이션과 티맵을 버리자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느리게 가자

숟가락 들고 18번 노래를 열창하자

모닥불 그려놓고 통기타를 쳐보자

오래된 일기와 편지를 꺼내 옛일을 그리자

밀가루반죽에 막걸리 철철 부어 술빵을 만들자


토요일엔 20세기를 살자






#요일송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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