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일기)캐리커처

by 올제


다섯 명이 바다를 향해 걷는데 마지막 사람이 한눈을 판다. 발을 멈춘 그곳에서는 사람들의 캐리커처를 그려 액자에 넣어서 판다. 정신을 팔고 있는데 앞서가던 일행이 돌아서 다가온다. 다 함께 얼굴을 맡기기로 한다. 추억을 생성하려고 한다. 화가의 눈빛은 그보다 더 이글거릴 수 없다. 한 명 한 명 포인트를 잡았는지 연필의 움직임이 거칠다. 바닷가 사람들의 목소리도 거칠다. 다섯 명의 사는 이야기도 거칠다. 거친 스케치가 끝나고 일행은 맡겨진 얼굴을 찾는다. 종이에 사람 다섯이 있다. 긴 머리, 짧은 머리, 곱슬머리, 파마머리, 핀 꽂은 머리. 화가는 헤어스타일을 포인트로 잡았나 보다. 다섯 명의 눈, 코, 입은 마치 다섯쌍둥이처럼 똑같다. 저마다 만화 속 캐릭터를 상상했겠다. 화가가 보기엔 별반 다르지 않나 보다. 화가는 자기 생각대로 그렸겠다. 다섯 명의 사람들은 각자 자기 방식대로 상상했겠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생각대로 살아가고 있다. 그런 건 변하는 법이 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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