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트 키(delete key)

종이와 펜을 빼앗아 가니

절절한 마음도

총총히 사라져 가지만


깜박이는 커서를 따라

기억의 눈꺼풀도

깜박깜박 덮여 가지만


쉼표도 없는 긴 문장을

써 내려가다 숨이 차고 마음도 차

이것을 타닥타닥 치노라면,


새하얀 백지가 보름달처럼

다시 떠올라 있습니다


오롯이 다 지우고 나면

다시 또 밝아져 있습니다


나의 하루도 딜리트 키가 있어

내일은 또 새로운 백지를 받겠습니다



#삭제 #리셋 #시작 #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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