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 그믐밤의 쓸쓸함에 대하여 논하라

(광해의 과거시험 책문에서 발췌함)


그 옛날 임금님 가라사대,

섣달 그믐밤의 쓸쓸함에 대하여 논하라.


21세기 또 한 해의 섣달 그믐밤이

멀어져 가는데 그 옛날의 쓸쓸함도

이와 다르지 않음인가


이것은 하나의 위안,


억만 겁의 세월이 돌고 돌아도

섣달 그믐밤의 쓸쓸함은

너에게도 나에게도

묘하게 짠한 심장의 앙금


섣달 그믐밤이 깊어만 가는데

이 쓸쓸함은 곧

무모한 희망의 싹을 틔울 것이나


그러므로 또 살아지는 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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