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떠난 조국의 봄밤
당신보다 늙은 제가
해 저문 저녁
당신처럼 조용한 산책을
운동장의 달빛으로 감히 누립니다
하늘을 보니
달이 익기도 전에 벌써
한켠에 멍이 들었습니다
후쿠오까의 수인囚人 번호에 이름을 빼앗긴
젊은 당신도 이렇게 멍이 들었을까요
북간도에서도
서울에서도
교토에서도
조국과 당신과 당신의 시는
숨 죽여 울며
청춘을 삭이고 있었겠지요
눈물이 많은 저는
사월 어느 비 오는 밤
눈물이 많은 당신의 어린 시절을 읽고
어디서인지 모를 용기를 샘물처럼 마십니다
100년만큼 익은 구름을 찾아
또다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마치 봄비처럼 울어 주세요
조국은 그대로 당신의 시집으로 태어나겠습니다
2018.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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