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엔 언제나 남는 것이 있다
그릇 한가득 뾰루퉁한 찬은
스스로 맛이 없음을 안다
자격지심일까 한껏 더 화를 품고 있다
얄팍한 접시 가장자리,
떨어질 듯 말 듯 매달려 있는 찬은
절벽에서 손을 놓지 못하는 미련이다
간혹 냄비 바닥 깊숙이 흩어진 고춧가루와 녹초가 된 대파들,
썰물 지난 서해처럼 미련도 화도 없이 쓰러져 있다
잔반 처리를 하지 않아도 되는 찬은
스스로 모든 걸 비워 두었는데
매화산 봉우리처럼 켜켜이 병풍을 친
저 많은 찬들은 스스로 제 맛이 잘났다,
하며 그릇을 비우지 못한다
맛없는 찬들에 대한 마지막 연민은
잔반 처리의 딜레마를 낳아
그 목적지를 잠시 갈등하게 한다
잔반을 남기지 않는 인생이 어디에 있을 것인가,
빈 냄비에
물음표를 썰어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