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 버스의 추억


열아홉의 겨울은

춥지 않았을까?


눈을 비비며

길 위에 선 지

벌써 한참이다


스산한 아스팔트

건조한 낙엽들이

나와 함께 목을 빼고

우리 학교행 19번 버스를

아까부터 기다린다


19번 버스는 늘 이렇다

사람 한가득 만원이거나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거나

몇 번을 건너뛰어 애를 태우거나


이윽고 다가설 듯하다 휑하니 사라지기 일쑤다

아님 연달아 만원 버스만 두 대가 오기도 한다


아까부터

조몰락거리던

주머니 속 승차권은

낡은 털옷 조끼처럼

보풀이 일었다


긴 공백을 가르듯

뜬금없이 버스 두 대가 들이닥친다

복잡한 인파 사이로

조급한 마음과 책가방을

억지스럽게 태워준다


긴 공백을 가르듯

뜬금없이 기억나는 만원 버스의 풍경,


내 무딘 삶에 오래된 산소를 호흡한다


교차로를 성급히 돌아갈

억지스럽게 매달려야 했다


그래도 가끔씩

방금 떠난 만원 버스를 비웃듯

텅 빈 버스가 연달아 오기도 했었다


삶에도 가끔씩

텅 빈 버스가 오기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