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에 가기로 한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장거리 비행과 추운 날씨 그리고 매서운 바람을 다 이겨내고 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안고 떠났다. 무엇보다 팍팍한 일상을 외면한 선택이었다. 떠나는 발걸음이 가볍지 않았다. 그러나...
대답은 자연에게서 들었다. 오래된 과거로 그리고 아득히 먼 지구 밖으로 다녀온 느낌이다. 사람이 많지 않은 그곳에서는 일상의 소음과 고민을 자연의 소리와 아름다운 풍광이 다 들어주고 안아주는 것 같았다. 아이슬란드의 자연은 말없이 많은 말을 해주었다.
첫날부터 연이어 3일간 오로라를 보다니! 게다가 밤하늘을 수놓은 오로라 댄싱은 몸치도 춤추게 했다. 강렬하게 반짝이는 북극성과 북두칠성, 오리온, 카시오페이아 같은 별자리는 덤이다.
크고 작은 폭포, 갑자기 솟아오르는 게이시르 간헐천, 병풍같이 겹겹이 펼쳐진 주상절리, 검은모래해변, 북미판과 유라시아판 사이 매년 조금씩 벌어지는 열곡대, 여기저기 용암의 흔적들, 뿔 같이 생긴 거대한 혼, 돈키호테가 타고 온 것처럼 생긴 귀여운 말들, 바다 같은 빙하와 얼음동굴, 유유히 흐르는 유빙들....... 어느 것 하나 자신을 뽐내지 않았지만 어느 것 하나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되었다.
차를 타고 이동할 때 눈앞에 펼쳐지는 망망설원(?)은 마음을 한없이 열어주었다. 지평선 너머 오래도록 떠오르고 한참 동안 천천히 저물어가는 일출과 일몰은 또 하나의 선물이었다. 여명이 이렇게 오래 이어지는 태양은 처음이다.
아이슬란드 가길 정말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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