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우리 소풍 가는 날

by 올제

우리 소풍 가는 날 / 올제



부잣집 친구들

소풍 가방에서

바나나를 꺼내면

세상 신기한 보물처럼

부러워서 슬펐던 어린 봄날들,

초록의 내음에 폭신폭신

아련히 쌓여 버렸네


엄마가 된 친구들

소풍 가방에서

김밥, 쌈밥, 초밥을 꺼내면

밥알 하나 반찬 하나에도

니 삶이 짠하고 내 삶이 짠한

그런 봄날,

양말을 벗고 가식을 벗고

풀을 밟으며 허영을 밟았네


이렇게 좋은 봄날,

울어도 되고

웃어도 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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