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거짓말

거짓말 /올제



쌀이 귀한 시절 외할머니는

쌀을 안칠 때 살얼음 같은 쌀알 위로

삶만큼 무거운 무를 앉혀 놓았다고 했다


푹 익은 무를 돌아앉아 혼자서만

맛있다 맛있다 드셨다고 했다


셋방살이 수도요금 나누어 쓰던 시절 엄마는

쪼그려 앉아 가짜 꿩의 깃털을 붙이고 눈알을 박아 번 돈으로

까칠한 주인아줌마한테 고맙다며 수도요금에 웃돈까지 얹어 주었다고 했다


콩나물무침과 비지찌개를 푸짐하게 먹던 그날 저녁,

엄마가 만든 꿩이 가장 예쁘다고 내가 말했다


그렇게들 살았는지 모르겠다며 나의 딸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맛집을 검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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