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하루 지나서 쓰는 일기

하루 지나서 쓰는 일기 /올제



어제의 일기를

오늘 쓰라 하시니


모든 주어가 죽었습니다


주어가 되고팠던 목적어는 봄볕 고드름처럼

뜨거운 각성에 타 죽었습니다


어제까지만 하여도

가슴에 너울대던 형용사들이 머리를 긁적이며

뒤꿈치를 들썩입니다


일기장이 커져만 가는데 잉크는 뚝뚝 떨어져


어제의 말들이

자꾸만 사라집니다 멀어져 갑니다

벌써 잊힌 어제들은 일기가 되지 않으려 도망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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