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으로 보내는 여름편지
이관순의 손편지[360] 2023. 08. 21(월)
푸른 바다에 갈매기들이 온다
여름 한철 내내
사람들에게 바다를 내어주고
떠났던 갈매기 가족들이다
사람들은 갈매기를 쫓아냈다고
생각하지 않듯이
갈매기들은 잠시 바다를
사람에게 빌려주었다 생각한다
바다가 제 모습을 찾는 시간
사람들 함성에 먼바다로 나갔던
물고기들도 해안으로 돌아온다
사람들 발길에 짓무른 모래밭도
파도에 씻기며
다시 편안한 제 몸을 찾는다
모래밭에 새긴 사랑의 발자국은
뜨거운 사랑의 이름은 가고
다시 고요의 시간으로
돌아갈 때다
이젠
마음의 서랍을 정리할 시간
여름 내내 뜨겁게 짓무른 마음
때 묻고 얼룩진 시간을 닦고
이슬... 풀꽃... 사랑... 감사...
그런 착한 말들을 가지런하게
마음을 정돈하고 싶다
흩어진 신발들은 가지런히 놓고
바다에서 돌아와 신발을 벗을
그대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