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생각은 다를 거예요.
한 때는 대학에 입학한 아들에게 "너도 정 안 되면 공무원 준비해"라고 말하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아들이 군에 간 1년 사이 생각이 바뀌었다. 대학을 1년 마치고 군에 갔는데, 학교가 마음에 맞지 않으면 다니지 말라고 권한다. 공무원 시험 보라는 말도 하지 않는다. 다만, 경제와 마케팅, 인터넷 공부를 하라고 권한다.
아들에게 공무원을 더 이상 권하지 않게 된 이유가 있다. 공무원이 행복을 보장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주위를 보면 힘들게 공무원 시험 준비해서 합격해 임용되었다가 오래 다니지 못하고 나온 사람들이 꽤 있다. 이유는 다양하다. 경직된 공무원 문화, 민원인 상대의 고충, 의외로 힘든 워라벨. 내가 보기에 공무원이 주는 이득을 누리기 위해서 나 자신을 버려야 할 게 너무나 많다.
그런데도 청년들, 심지어는 나 같은 중년들조차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유 중에는 한 번 임용되면 자의가 아니고서는 잘라지 않는 안정성이 있다. 모든 물질은 안정을 추구하기에 인간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과연 공무원이 안정적인 직장인지는 모르겠다. 지금처럼 인구가 줄어들면, 공무원 사회에도 변화가 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세상에 과연 안정적인 게 있을까.
요즘에는 아들에게 능력과 기회가 허락되고, 의지가 있으면 창업도 생각해 보라고 권한다. 자기 사업을 하는 것보다는 그나마 회사에 다니는 게 안정적이다. 그러나 반세기만 돌이켜 보더라도 과연 직장인이 안정적인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70년대 오일파동, 90년대 IMF, 2000년대 금융위기, 2020년대 코로나. 이런저런 외란 때문에 직장도 이제 더 이상 안전지대는 아니다. 사업을 하는 것보다 퇴직 후 충격이 덜할 뿐, 위험하기는 매한가지다. 게다가 요즘은 사업을 하더라도 리스크가 줄어들고 있다. 굳이 자기 자본이 없더라도 사업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디지털 플랫폼의 발달로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마케팅을 할 수가 있다. 그런 이유로 아들에게 기회가 되면 소비자에서 판매자, 판매자에서 생산자가 되어 보라고 권한다.
나는 그렇게 사십 대의 절반 이상을 세월을 공기업, 군무원, 공무원 준비하는데 보냈다. 그나마 직장이 있어 다행이지 그것들만 공부하느라 다른 것을 포기했었다면, 실패 후 상실감은 더 컸을 것이다. 지금에 와서는 차라리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내가 지금 관심 있어하는 마케팅에 더 주력했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한다. 지금은 시험에 합격하지 못했었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보다 왜 많은 선택지 중에 그 시험을 선택했었나에 대한 후회가 남았다.
나는 아들이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부딪쳐 가면 찾아가는 삶을 권한다. 더 나아가서는 FIRE 족의 삶도 응원한다. 직장인 생활은 자본가에게 자신의 시간을 갖다 바치는 것임을 뒤늦게 알았기에 아들에게 창업이나 FIRE 족, 디지털 노매드의 삶을 권하고 있다. 아들이 그런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