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제대
오늘 아들이 제대했다.
원래 제대일은 이 달 말인데, 코로나로 인해 휴가 다녀오지 못한 기간만큼 일정이 당겨졌다. 거기에 코로나 백신까지 맞아 하루가 더 줄어 오늘 제대했다.
입대한 후 어느 순간 아들은 다름 사람이 돼있었다.
변화는 아들의 말과 행동으로 나타났다.
어느 날부턴가 아들은 이런 말을 하기 시작했다.
나 요즘 책 많이 읽어
제대가 가까워질 즘에는 이런 말도 했다.
누우면 생각이 많아 늦게 잠들고 일찍 깬다.
군 생활 일 년 반 만에 아들을 다른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래서 군대를 다녀와야 하는 말이 헛말이 아니었다는 것을 다시 느낀다.
하긴 나도 그랬지.
아들의 고무적인 변화는 또 있다.
자립적인 사람이 됐다. 뭘 사주겠다고 해도 괜찮다며 자신이 사겠다고 한다.
미라클 모닝도 한다고 했는데, 이건 지켜볼 일이다.
내가 아내와 결혼하고 아들이 머리가 커질 때 쯤 이런 말을 했었다.
너와 피는 섞지 않았지만, 아빠가 추구하는 것을
따라 준다면 진정한 나의 아들이라고 생각할거야.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그 때 그 약속이 이루어진 기분이다.
아내 말고 또 한 사람의 동반자가 생긴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