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간서치 N 전기수 Nov 11. 2021

아들과 죽이 맞아가는 중입니다

트위치에서 jebl12를 검색해 주세요

아들이 트위치 게임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모니터, 콘덴서 마이크와 화상캠 카메라를 사더니 롤 게임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방문자는 많지 않습니다. 그래도 아들은 열심히 하네요. 모니터 메모장에 아들이 적어놓은 To Do리스트를 봤습니다. 메모에 적힌 내용 중에는 유명 진행자를 벤치마킹 하기, 방송 중 이야기할 내용 생각하기, 방송 및 영상 기술 익히기 같은 열 가지 정도의 To Do 리스트가 적혀 있습니다. 하루 세 시간 방송을 하는데, 주 방문자는 외국인이라고 했습니다. 방문자 수가 열 명을 넘어가고 한국인 방문자가 생긴 날은 상기된 표정으로 방에서 나왔습니다. 한 번 트위치에서 jebl12를 검색해주세요.


아들은 제대 후 패스트 캠퍼스에서 아이패드 드로잉과 영상 편집 강의, 스피킹 맥스에서 영어강의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꾸준히 하고 있지는 않죠. 그래도 자기가 알아서 그런 선택을 하는 것에 약간은 기특하더군요. 이번 달 중순부터는 내일 배움 카드를 통해 영상편집과 웹퍼블리셔 수강을 시작합니다. 나중에 아빠도 듣게 강의를 녹음해 오라고 하니, 자신도 그렇게 할 생각이랍니다. 과거 아들의 학창 시절 공부 안 하는 것으로 인해 사이가 벌어졌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아들과 죽이 맞아가는 중입니다. 아직은 학벌과 학력이 중시되는 사회에 섣부른 선택을 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그 길이 아들에게 맞는 길이 아닌 걸 알기에 내려놓습니다. 다만 아들이 인내를 갖고 꾸준히 걸어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년 전 같으면 상상할 수 없었던 아빠의 변화를 아들은 어떻게 생각하려나.



작가의 이전글 지천명을 앞두고 보청기를 착용하게 생겼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