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간서치 N 전기수 Dec 24. 2021

지천명은 지천명이다

옛말 틀린 거 없네

나는 내년에 지천명, 오십이다. 기나긴 방황 속에서 조금씩 길을 찾아가는 중이다. 

오늘은 몇 시간에 걸쳐 긱 이코노미 사이트인 fiverr에 바이어가 아닌 셀러로 프로필을 올렸다. 

등록 말미에는 간단한 영어 테스트도 있었다. 문장을 주고 빈칸에 알맞은 단어를 찾는 문제였다. 점수는 6.8. 


스무 살에 회심한 이후로 기독교 서적을 많이 사다 읽었었다. 그때 기독교 출판사에서 일하는 교회 형님은 내게 이런 말을 했었다.

한국 교회 신학생이나 목회자가 너만큼만 책을 사다 읽으면 
한국 기독교 출판계에도 소망이 있을 텐데.

그렇게 사다 모은 책이 쌓여 어느 순간 책장 세 개를 채우고 있었다. 지금은 정리하여 삼분의 이로 줄었다. 내가 이처럼 많은 기독교 서적을 사모은 이유가 있다. 나는 한 동안 목회자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채 살았었다. 지금은 사라진 소명에 대한 부담감에 언젠가 목회자가 되면 요긴하게 쓸 거라는 생각에 신학생이나 목회자만 읽을 책들을 샀다. 지금 안 사면 절판된다는 조급함도 한몫을 했다. 하지만 목회의 소명이 사라진 지금 서가를 채운 많은 기독교 서적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저 책들을 어디에 써먹지?



나이 오십, 지천명. 하늘의 천명을 깨닫는다는 나이에 나는 비로소 나의 갈 바를 깨달았다. 이렇게 말하면 왠지 거창한 거 같은데. 쉽게 말하면 내가 사모은 책들을 요긴하게 쓸 방법을 알았다는 것이다. 


내가 갖고 있는 책들은 크게 다음의 몇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가장 많은 책들은 기독교 관련 서적들이다. 그다음으로 많은 것은 여성 관련 서적들이고, 그다음으로 인문학과 마케팅, 경제 관련 서적이 주를 이룬다. 


긱 이코노미 사이트인 fiverr.com에 나의 긱을 올림으로써 내가 갖고 있는 기독교 서적의 쓸모를 찾았다면, 여성 관련 서적의 쓸모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나는 여성학 관련 서적의 활용법을 내가 최근 듣고 있는 Udemy의 Affiliate 강의를 통해 찾았다. 


마케팅을 공부하면서 익히 틈새시장(niche market)의 중요성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강사는 강의에서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niche down이라 해서,  틈새시장의 폭을 더 좁히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문득 내 머릿속에서 하나의 목표 대상(Persona)이 그려졌다. 


30~50대의 교인 중 이혼이나 사별로 배우자와 결별해 홀로 딸을 키우고 있는 영어권 여성.


내게는 기독교와 여성학에 관한 지식이 있다. 또 자녀와 이혼 경험이 있는 여성과 결혼해 살고 있어 그들을 잘 이해한다. 

그리고 보니 성경에 나오는 말씀(딤전 4:4~5)처럼 세상에는 버릴 것이 없다. 

이렇듯 내가 갖고 있는 지식과 책과 경험이 쓸모가 있으니 말이다.

나는 내년부터 그들을 대상으로 콘텐츠 마케팅을 펼쳐갈 생각이다. 


인생은 마치 PID 제어 그래프와 같다.  

나의 인생 여정은 목표를 벗어나기도 하고, 또 미치지 못하기도 하다가,  점차 그 선에 다가갈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게리 베이너척이 내 답글에 답글을 남겼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