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뽕짝 드라마 -12-

by 간서치 N 전기수

#41 같은 장소


직원이 주문한 음식을 테이블에 진열한다.


민철 (나이프와 포크를 들고) 자, 먹어볼까요?

인아 잠시만요. (핸드백에서 스마트폰을 꺼내어 진열된 음식의 사진을 찍는다)

민철 (포크와 나이프를 든 손을 다소곳이 무릎 위에 내려놓은 채 의식이 끝나기를 기다린다)

인아 (스마트폰을 핸드백에 다시 넣는다) 됐어요. 드세요.


#42 같은 장소


두 사람이 식사를 하면서 대화한다.


민철 (먹으면서 인아를 보지 않고) 그런데 금하거나 무섭지 않아요?

인아 (먹다가 민철을 본다) 네? 가요?

민철 (인아를 보고) 아니, 제가 감방 갔다 왔다고 했는데, 무섭거나 궁금하지 않냐고요?

인아 (곰곰이 생각하다가) 처음 만나 자리에서 그 이야기를 들었으면 놀라고 무서웠을 거예요. 하지만 첫 만남이 아니잖아요. 지난 한 달 동안 오빠를 봐왔고, 무엇보다 오빠는 제 생명의 은인이시잖아요. 또 석호 오빠와 민아 언니랑 친하시고.

민철 아, 네. 그렇다니 다행이네요.

인아 근데~~~~~~ 왜 다녀오셨는지~~~~~

민철 아, 네. 이야기를 하면 좀 긴데. 제가 학창 시절에 싸움을 좀 했어요.

인아 그 이야기는 석호 오빠한테 들었어요. 학교와 동네에서 유명했었다고.

민철 아, 네. 그건 다 지난 얘기고. 제대 후 술집에 갔다가 조폭들과 시비가 붙었어요.

인아 말로만 듣던 십팔 대 일, 뭐 그런 건가요?

민철 뭐, 비슷한데, 그 정도는 아니고, 그것의 삼분의 일 정도? 뭐 암튼 그때 그 모습을 지켜보던 중간 보스에게 스카우트됐어요. 그러다 큰 사건에 휘말려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가게 됐죠. 다행히 진범이 잡혀서 나중에 풀려났지만.

인아 아, 네!
잠시 말없이 먹기만 하는 두 사람.
민철 그런데 인아 씨, 뭐 하나만 물어봐도 돼요?

인아 네.

민철 석호랑은 많이 친한가 봐요.

인아 네. 교회 오빠죠. 민철 아, 네. 말로만 듣던 그 유명한 교회 오빠.

인아 (먹다가 포크와 나이프를 탁자에 내려놓고 민철을 본다) 잠시만요. 오빠 혹시 저와 석호 오빠 사이를?민철 제가요? 아뇨. 설마요, 친군데.

인아 행여라도 그런 생각 마세요. 오빠가 저희 교회 왔을 때 저는 열 살이었고 오빠는 스무 살이었어요. 그때 민아 언니는 고등부 학생이었고 오빠는 고등부 선생이었어요. 또 두 사람은 학생과 과외 선생으로 만났어요. 오빠를 짝사랑한 언니가 오빠가 다니는 의대 가려고 열심히 공부해서 합격한 이야기는 저희 사이에서 유명해요.

민철 아, 네.


#43 민철의 차 안

민철 오늘 첫 데이트였는데 어땠는지 모르겠네요.

인아 즐거웠어요. 음식도 맛있었고. 여러 가지로 고마웠어요.

민철 인아 씨가 그랬다니 저도 좋네요.

인아 말 놓으세요. 제가 불편해서 그래요.

민철 그러면 좋겠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요.

인아 그럼 우리 한 번 연습해 볼까요? 한 번 인아야 라고 해보세요.

민철 (망설이다 끝을 흐리며) 인아 야.

인아 (지긋이 쳐다보다) 예, 오빠.

민철 (몸서리치며) 아우~~~~~~


그 모습을 보고 인아가 웃는다.

민철 (웃는 모습을 보다가) 근데,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

인아 (웃으며) 궁금한 게 뭔데요?

민철 ~~~~~무슨 연유로 내 제안을 받아들였는지.

인아 (웃음을 멈추고 바라본다) 인연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만나보니 참 좋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민철 아, 네.

#44 인아 집 앞.

차가 멈춰 선다.

민철 잘 들어가요.인아 바래다줘서 고마워요. 조심히 가세요.민철 네.

인아가 차에서 내리자 민철이 따라 내린다.

인아 먼저 가세요.

민철 들어가는 거 보고요.

문이 열리고 인사를 하고 인아가 들어간다.
인아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자 차에 타고 출발하는 민철.


#45 거실

선아가 서 있다가 인아의 달라진 모습에 놀란다.

선아 이게 누구야. 우리 언니 맞아?

인아 (신발을 벗고 들어가며 웃으며)

선아 머리부터 발끝까지 싹 바뀌었네. 구두에 핸드백까지. 뭐야, 이거 다 명품이잖아.

인아가 방으로 들어가자 선아가 따라 들어간다.

#46 인아 방.

선아 이게 무슨 일이야. 언니 남자 생겼어? 혹시 그 아저씨?

인아 아저씨가 뭐니 그분한테.

선아 뭐야, 벌써부터 편드는 건가? 뭐 그렇고 그런 사이란 건 거?

인아 됐고, 그만 들어가 자.

선아 이거 다 그 아저씨 (인아의 시선을 의식하고) 그분이 사준 거야?

인아 (웃어 보이며) 어.

선아 뭐야, 키다리 아저씨 (인아 눈치) 아니 키다리 오빠라도 만난 건가?

인아 음~ 뭐 키다리는 맞네.

선아 언니, 그분과 사귀기로 한 거야?

인아 응.

선아 그분이 뭐가 좋은데?

인아 사람이 좋아. 신사적이고.

선아 (말없이 언니를 쳐다본다)

인아 그래, 잘 생기셨다. 됐니?

선아 이제야 솔직하네. 그럼 이 기쁜 소식을 아빠 엄마한테 알려야지. 누구보다 언니의 연애를 바라시는데.인아 아는데, 조금만 기다려줘. 동생. 오늘이 1일이야.

선아 암튼 축하해 언니. 이제 고목나무에 꽃 좀 피려나.

인아 아무리 그래도 언니 아직까지는 고목나무는 아니다 너.

선아 이제 언니 얼굴에 생기 좀 돌겠다.

인아 (웃는다) 언니 옷 갈아입고 씻고 자야겠다. 너도 얼른 가 자.

선아 알았어 언니. 파이팅이다.

인아 그래 알았어.

선아가 방문을 닫고 나간다.
동생이 나간 뒤 카톡을 열어 톡을 작성한다.

#47 민철 차 안

차가 신호에 걸려 멈춰 섰다.카톡 알림음이 울린다.
민철이 앱을 열어 메시지를 확인한다.

인아 오늘 덕분에 무척 즐거웠어요. 조심해서 들어가시고 좋은 꿈 꾸세요. 담에 또 봬요.

민철이 흐뭇하게 바라본다.뒤에서 빵빵거리는 소리에 다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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