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
#67 민철 집무실 (저녁)
창 밖에 네온사인과 건물 불빛이 보인다.
책상에 앉아 서류를 뒤적이며 검토하고 있는 민철.
마우스를 클릭하며 모니터를 응시하기도 한다.
팔을 움직이다가 손등으로 머그컵을 쓰러뜨린다.
책상에 커피가 흐른다.
민철 에이 씨. 이런.
민철은 서류 뭉치를 얼른 들어 옮긴다. 티슈를 여러 장 뽑아 책상을 닦은 뒤 쓰레기통에 버린다.
의자에 등을 기대고 숨을 돌리는 민철.
인아와 다정하게 찍은 사진 액자를 보고 빙그레 미소 짓는다.
#68 강남의 모 카페 (회상)
인아 오빠, 저 스물일곱이에요. 뭐 아직은 젊지만 연예인 하기에는 늦었죠. 그리고 저는 누가 제게 말 걸어와도 저는 신경 안 써요. 제가 한 번 다녀온 걸 알면 그들 중 절반 이상은 떠날 텐데.
민철 (빨래로 커피를 빨다가 뿜는다) 푸읍.
인아 (민철을 보고 웃다가 잠시 바라본다) 그러니 불안해하지 말라고요. 그리고 정 그렇게 불안하면 커플링이나 하나 해주든가요.
민철 (탁자를 닦다가 인아를 본다)
#69 보석상 (회상)
두 사람은 진열대에 놓인 반지를 고른다.
그중 몇 개를 꺼내 껴보기도 한다.
#70 스티커 사진관 (회상)
다정하게 여러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는 두 사람.
#71 민철 집무실
손가락에 껴져 있는 반지를 보고 만지는 민철.
스마트폰을 열어 1번을 꾹 누른다.
#72 인아 사무실
다들 퇴근하고 어둑한 사무실에 인아 책상 모니터만 켜져 있다.
커피 잔을 들고 자리로 돌아오는 인아.
책상에 앉아 기지개를 켠다.
모니터 옆의 민철과 찍은 사진 액자를 보고 웃는다.
그때 울리는 전화.
액정을 보자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인아.
인아 네. 오빠.
민철 어, 그냥. 우리 인아 뭐하나 해서. 저녁 먹었어?
인아 아뇨. 아직요.
민철 아직 안 먹었어?
인아 네, 일이 남아서 끝나고 먹으려고요.
민철 뭐야, 아직 퇴근 안 한 거야?
인아 네, 내일 클라이언트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해서.
민철 어, 그래.
인아 네. 오빠는 식사하셨어요?
민철 나도 아직 안 먹었지.
인아 아, 일이 많나 봐요.
민철 어, 조금.
인아 아무리 바빠도 식사는 거르지 말아요.
민철 어 알았어. 인아도.
인아 네. 오빠. 전화 줘서 고마워요. 이만 끊을 게요.
민철 어? 어! 그럼 수고해.
인아 네. 오빠도 수고하세요.
#73 민철 집무실
곰곰이 생각하던 민철. 자리에서 일어나 나간다.
#74 인아 사무실
인아가 모니터와 서류와 씨름하고 있다.
이때 울리는 인아의 스마트폰.
인아 네. 오빠.
민철 인아야. 여기 회사 건물 1층이거든. 몇 층으로 가야 해?
인아 (화색이 돈다) 1층이라고요?
#75 사무실 복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민철이 나온다.
한 손에는 초밥집 종이 가방이 들려 있다.
민철을 보고 좋아하는 인아.
인아 오빠, 이 시간에 여긴 어쩐 일로.
민철 아니, 인아가 아직 저녁 먹지 않았다고 해서. 뭐 좀 사 왔지.
인아 제가 초밥 귀신인 건 어떻게 아시고. (다가가 살며시 안긴다)
민철 (가방을 건네며) 줬으니까, 난 그만 가볼게.
인아 아니 왜요?
민철 같이 있고 싶은데, 그러면 인아한테 방해되잖아.
인아 아니 괜찮아요. 거의 끝나가요. 조금만 있다 가요. 이거 같이 먹어요. 오빠도 저녁 안 드셨잖아요.
민철 어? 그럴까 그럼?
#76 사무실
원탁에 앉아 초밥을 먹는 두 사람.
민철 (사무실 내부를 둘러보며) 인아가 일하는 곳이 여기는구나.
인아 네.~~~~~~대학 졸업하자마자 사회생활 경험 없이 결혼을 했어요. 몇 년 후 이혼을 했는데 취업을 하려니 갈 데가 없는 거예요. 사회 경험은 없는데 나이도 있으니까. 그러다 어렵게 이곳에 입사를 했어요. 처음에는 힘들었죠. 다행히 지금은, 열심히 한 덕분에 잘 적응하며 지내고 있죠.
민철 아, 그래. 힘들었겠다.
인아 네.
민철 그래도 처음에는 남자 직원들한테 인기 많았을 것 같은데?
인아 (먹다가 말고 민철을 노려본다)
민철 (아차 하는 표정)
인아 오빠.
민철 어.
인아 늦은 밤 야근하는 여자 친구를 위해 도시락까지 사다 주는 사려 깊은 남자 친구에게 화를 내는 몰지각한 여자가 되지 않게 해 주세요.
민철 어? 그래 알았어.
인아 처음에는 관심을 보이는 남자 직원들 있었지만, 제가 다 쳐내서 지금은 없어요. 됐죠?
민철 어? 어, 그래.
인아는 초밥 하나 집어 민철 입에 넣는다.
민철이 입을 벌려 먹자 밝게 웃는다.
#77 같은 장소
민철은 인아가 일하는 모습을 보다가 의자에 앉은 채 잠이 들었다.
민철이 잠든 모습이 눈에 들어온 인아.
미소를 짓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자기 무릎 위에 있는 담요를 들고 민철에게 다가가 어깨에 덮어준다.
그리고 다시 자리로 돌아가 일을 시작하는 인아.
#78 같은 장소
모니터를 끄고 책상을 정리하고 민철에게 다가가는 인아.
인아 (민철을 흔들어 깨운다) 오빠. 끝났어요. 그만 가요.
민철 (자다 깨서) 어? 끝났어?
인아 네, 끝났어요.
민철 (자신을 덮고 있는 담요를 보고 인아를 본다)
#79 민철 차 안
인아 저 때문에 잠도 못 자고 피곤해서 낼 어떡해요?
민철 나야 늦게 가도 되지만, 난 인아가 걱정인데. 낼 괜찮겠어?
인아 뭐 하는 수 없죠. 다행히 낼만 가면 담날 쉬니까.
민철 그래, 낼 잘했으면 좋겠다.
인아 네, 그래야죠.~~~~~~아까 너무 좋았어요. 오빠가 와줘서.
민철 그랬어?
인아 네, 생각지도 못했는데, 짜잔 하고 나타나 줘서 감동했어요.
민철 그랬담 나도 좋지.
인아 하지만 매번 그러실 필요는 없어요. 그러면 제가 미안하니까.
민철 알았어. 암튼 낼 잘 됐으면 좋겠다. 인아 낼 잘 되면 내가 축하하는 의미로 거하게 쏜다.
인아 아이, 그러실 필요 없어요.
민철 아냐, 인아의 일은 곧 내 일이기도 하니까. 인아가 잘 되면 나도 좋아.
인아 (민철을 보고 웃는다)
민철 왜? 그렇게 쳐다보는데?
인아 좋아서요.
민철 뭐가 좋은데?
인아 그냥, 내 일에 기뻐해 주는 사람이 있어서.
민철 (운전하는 틈틈이 인아를 보며 말없이 웃는다)
#80 인아 집 앞
집 앞에 멈춰 선 민철 차.
인아 오늘, 여러모로 고마웠어요. 오빠.
민철 그래, 좋았다니 나도 기쁘고. 잘 들어가 잘 자고.
인아 네,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민철 그래 잘 자고.
인아 네. (차문을 열다가 뭔가 생각나) 뭐 특별히 드릴 건 없고 (민철 볼에 쪽 하고 뽀뽀하고 얼른 내려 문 앞에서 손을 흔든다) 안녕히 가세요, 오빠.
민철 (놀람과 감동이 혼재된 표정) 어? 어! 갈게 그럼 잘 쉬어.
대문이 열리고 인아가 들어간다.
멍하니 자신의 뺨을 만지던 멍한 표정의 민철은 차를 출발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