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뽕짝 드라마 -35-

by 간서치 N 전기수

#224 인아 집


보안 업체 직원들이 인아 집 대문과 담벼락, 현관문, 창문에 보안장치를 설치하고 있다.

집안 곳곳을 다니며 설치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민철.


인아 부 우리야 고맙지만, 굳이 자네가 이럴 것까지는 없는데. 내가 해야 할 일을 자네가 할 것까지야.

민철 아닙니다. 아버님. 진작 했어야 했는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됐습니다. 저 때문에 벌어진 일이니 제가 책임을 져야죠.

인아 모 그래도 신경 써 줘서 고마워요. 맘이 한결 놓일 것 같네요.

민철 네, 어머님.


#225 병원 산책로


환자복을 입은 인아와 민철이 나란히 걷고 있다.

인아는 민철의 팔짱을 끼고 기대어 걷는다.


인아 어디 갔다 왔어요?

민철 어, 일이 있어서 지방에 잠깐 갔다 오고, 오는 길에 인아 집도 갔다 왔어.

인아 저희 집에요? 저희 집에는 왜요?

민철 어, 집 안팎에 보안장비 설치했어.

인아 오빠 가요? 저희 집에요?

민철 어!

인아 아니 왜요? 오빠가 굳이 그럴 필요까진 없는데.

민철 아냐, 진작했어야 했는데, 이제라도 했으니, 조금 맘이 놓일 것 같아.

인아 오빠도 참. 안 그래도 되는데.

민철 (벤치를 보고) 우리 여기 앉을까?

인아 네.


벤치에 나란히 앉은 두 사람.

인아는 민철에게 기댄다.


인아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후아! 공기 좋다. 햇살도 좋고. 병원에 있기 아깝다. 이런 날은 어디론가 가야 하는데.

민철 그래서 말인데, 인아 퇴원하면 여행 갈까?

인아 여행요? 좋아요! 그런데 어디로요?

민철 응, 강원도. 거기 목장 하는 친구가 있어. 거기 가서 좀 쉬었다 올까 해. 인아 생각은 어때?

인아 전 좋아요. 오빠랑 가는 거면.

민철 (인아를 보고 웃는다)

인아 그전에 그분 병문안 가봐야 하는 거 아니에요?

민철 병문안? 누구? 아, 영수!

인아 그분 성함이 영수 씨예요?

민철 엉, 장영수.

인아 오빠한테도 은인이면 제게도 은인이니까, 꼭 한 번 찾아뵙고 고맙다는 말을 해야 할 것 같아서.

민철 그래, 그러면 퇴원하고 여행 가는 길에 병문안 가자.

인아 네! 오빠. 그런데, 그분한테 뭘 해드리면 좋을까요?

민철 아! 그거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돼.

인아 네? 왜요?

민철 아마 지금쯤 그 친구는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일 거야.

인아 아니 왜요?

민철 내 동생 미영이와 다리를 놔줬거든.

인아 미영 씨라면~~~~~~오빠 동생요?

민철 어, 그 친구가 미영이를 짝사랑했었거든. 근데, 이번 일로 미영이를 만날 기회가 생긴 거야. 아주 좋아하더라고.

인아 (민철의 팔을 잡아당기며 보고 웃으며) 우리처럼요?

민철 (인아를 보고 웃는다) 그런 셈이지!


#226 입원실


영수 옆에서 과일을 깎고 있는 미영.

미영을 넋을 잃고 보고 있는 영수.


미영 (과일을 깎으며) 장 과장님.

영수 야, 미영 씨.

미영 (영수는 보지 않고 과일을 접시에 담으며) 과장님을 저를 그렇게 보니까 제가 부담스러워서요.

영수 (얼른 다른 곳을 보며) 아, 그래유, 지송 하는구먼요.

미영 (살짝 머금은 미소, 포크로 하나 찍어 영수에게 건넨다) 드세요.

영수 (두 손으로 받아서 조심스럽게 먹기 시작한다)

미영 (상처를 보고) 상처는 괜찮으세요?

영수 예, 다행히.

미영 (상처에 손을 갖다 댄다) 많이 아프셨죠?

영수 (미영의 손길이 좋은 영수) 암요, 아프죠. (시연하며) 이게 사람을 칼로 찌르면 칼날이 살 속으로 들어갈 데 살들이 칼날과 엉겨 붙거든요.

미영 (얼굴을 찌푸린다) 아휴, 장 과장님 그만요.

영수 아, 예 미영 씨. 죄송해요.

미영 아뇨, 그래도 암튼 다행이에요. 무사하셔서.

영수 야, 다행이죠. 죽지 않은 것도 꿈만 같고, 이렇게 미영 씨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것도 제게는 꿈만 같으니까.(미영을 본다)

미영 (영수의 눈빛과 고백이 부끄러운 미영) 어흠! 흠! 흠! 흠! 저 이만 가볼게요. (의자에서 일어난다) 그럼 쉬세요.

영수 아니, 벌써 가시게요?

미영 네, 집에 일거리도 밀려서 오늘은 이만 가봐야 할 거 같아요. 다음에 또 올게요. 그럼 몸조리 잘하세요.

영수 좀 더 있다 가시지. 뭐 그렇담 할 수 없죠. 와 줘서 고마워요. 밤길 조심히 가세요.

미영 네, 그럼 (인사하고 병실을 나간다)


#227 병원 복도


복도를 걸어가는 미영.

걸음을 멈추고 왼쪽 가슴에 손을 댄다.

숨을 몇 번 크게 들이쉬었다 내쉰다.

다시 걷기 시작하는 미영.


#228 리조트 뷔페식당


친구들과 저녁을 먹고 있는 선아.

경호가 접시를 들고 맞은편에 앉는다.

먹다가 경호를 잠깐 보고 다시 먹는 선아.

선아의 눈치를 보는 경호.


선아 (경호를 보지 않고) 많이 먹어.


놀란 표정으로 선아를 보는 여자 친구들.


경호 (먹다가 어리둥절) 어? 어?

선아 (경호를 보고) 많이 먹으라고.

경호 (감격해서) 어, 알았어. (우걱우걱 먹는다)

선아 야, 천천히 먹어. 그러다 처하겠다.


친구들끼리 시시덕 거린다.


#229 홀


식당에서 나오는 선아와 친구들.


친구 1 선아야.

선아 응? 왜?

친구 1 너 무슨 심경의 변화가 생긴 거니?

친구 2 그러게 말이야. 너 전에는 경호한테 안 그랬잖아.

선아 그게 뭐?

친구 1 아니, 수영장 갔다 와서 경호한테 많이 부드러워진 것 같아서.

선아 그런 거 아니야. 그냥 너희들 말 들으니까, 내가 그동안 경호한테 좀 너무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뿐이야. 걔도 남의 집 귀한 자식이고 특별히 내게 잘못한 것도 없는데, 그동안 내가 너무 막대했다는 반성이 든 것뿐이야.

친구 2 그래 귀한 집 자식은 귀한 집 자식이지. 그런 귀한 자식을 대하는 너의 모습을 경호 부모님이 봤으면 기절초풍하실 걸.

선아 내가 그 정도였니?

친구 2 어, 네가 경호 부모였으면 너한테 무척 화가 났겠지?

선아 그래서 나도 반성하고 앞으로는 그러지 않으려고.

친구 2 그래, 잘 생각했다. 경호 얼마나 착하니. 머리도 좋고 인물도 그 정도면 훌륭하고, 집안도 좋고. 그런 애가 입학 때부터 지금까지 너만 바라봤잖아. 한결 같이. 난 네가 부럽다. 선아야.

친구 1 그러게 말이야. 난 나만 바라봐주는 해바라기 없나?

선아 난 됐어. 경호가 좋으면 너희들이 사귀어보든가?

친구 2 내가 왜? 그리고 경호가 좋아하는 건 너지. 우리가 아니라.

친구 1 근데, 정말 그것뿐이야? 경호의 의외의 모습에 반한 건 아니고?

선아 반하긴 누가? 얘, 내가 고작 걔 수영하는 모습 한 번 봤다고 반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니? 그리고 난 착하기만 한 남자 별로거든.

친구 1 뭐, 아니면 됐고. 난 네가 갑자기 경호한테 부드러워졌길래, 무슨 심경의 변화가 생겼나 했지.

선아 그런 거 아니거든! 말했듯이, 내가 그동안 너무 했다는 반성에서 나오는 행동일 뿐 다른 이유는 없으니 너희들, 앞서 가지 마.

친구 1 그래, 알았어.

친구 2 야, 저기 경호 온다.

선아 (경호를 보고 빨리 걷기 시작한다)


선아의 모습을 보고 웃는 친구들.


#230 리조트 지하 술집


룸 안에서 술을 마시는 학생들.


과대표 (지나가는 학생을 불러 세우고) 야, 경호가 안 보인다. 경호 어디 갔니?


옆 테이블에서 맥주를 마시던 선아, 경호라는 말에 귀를 종끗 세운다.


친구 저녁 먹은 게 채 했다고 그냥 방에서 쉬겠대!

과대표 그래?


#231 편의점


선아가 매대에서 간식거리와 냉장고에서 소화제를 사서 계산대로 간다.


#232 경호 숙소.


문 앞에서 초인종을 누른다.

잠시 후 문이 열리고 경호가 나온다.


경호 (놀라서) 선아야! 여긴 어떻게?

선아 채 했다며? 그러게 천천히 먹으라니까. 꾸역꾸역 넣더니 꼴좋다.

경호 어, 그게~~~ 우욱 (입을 막고 화장실로 뛰어가 변기를 잡고 구토를 한다) 우웩, 우웩

선아 (찡그린 얼굴로 경호를 보다 구토가 멈추자 경호에게로 다가가 등을 두들긴다) 괜찮아?

경호 (휴지로 입을 닦으며) 어, 괜찮아. 고마워. (일어나 소파로 간다)

선아 (경호 옆에 앉아 봉투에서 소화제를 꺼내 건네준다) 이거 마셔.

경호 (놀람) 어? 어! (뚜껑을 따서 마신다)

선아 속을 한 번 게워내었으니 이따가 출출할지도 몰라. 배고프면 이거 먹어. (봉지 채 건네준다)

경호 (받으면 감격) 어, 고마워 선아야.

선아 (일어나며) 그럼 나 간다. 쉬고 있어.

경호 어, 선아야, 고마워.

선아 (신을 신고 나간다)

경호 (선아가 간 뒤에 봉지에서 크림빵 하나를 꺼내 포장을 뜯어 한 입 베어 문다) 우욱 (다시 화장실로 달려가 구토를 한다)

이전 04화유치뽕짝 드라마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