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뽕짝 드라마 -36-

by 간서치 N 전기수

#233 영수 입원실


민철과 인아가 병실로 들어선다.

누워 있던 영수 일어나 앉는다.


영수 아, 형님 오셨어요?

민철 아니, 아니, 아니. 일어나지 말고 그냥 누워 있어.

영수 아뇨, 괜찮습니다. 어, 이 분은 형수님?

인아 안녕하세요? 서인아라고 합니다.

영수 (침대 옆으로 내려와 깎듯이) 아, 예. 안녕하십니까? 저는 장영수라고 합니다. 형님하고는 같은 부대 선후배 사이고요. 지금은 형님 밑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인아 아, 네. 저희 오빠 잘 부탁드려요.

영수 아, 예.

민철 그리 말하지 않아도 잘하고 있어.

인아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웃는다) 여긴가 보죠? 칼에 찔리신 데가?

영수 (상처를 보며) 아, 예. 다행히 크게 찔리진 않았습니다.

인아 다행이에요. 뭐라고 감사하단 말씀을 드려야 할지. 영수 씨 아니었으면, 저희 오빠 큰 일 났을 거예요. 못 봤을 수도~~~~~~(코 끝이 찡하다)

영수 아, 예. 마땅히 할 도리를 한 것뿐인데요.

인아 아니에요. 정말 큰 일 하셨어요. 정말 감사드려요.

영수 (몇 번 인사한다) 아, 예. 별말씀을.

민철 그건 그렇고, 미영이는 자주 병문안 오니?

영수 (미소가 번지기 시작한다) 예, 형님 벌써 두 번 다녀 갔습니다.

민철 자식, 입 벌어지는 것 봐. 좋긴 좋은가 보다 너.

영수 아이, 형님도 아시면서.

인아 두 분이 잘 됐으면 좋겠어요.

영수 그리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잘해봐야죠. 형수님.

민철 영수야, 암튼 잘해봐라. 잘하면 너랑 나랑 처남 매부 사이 되는 건가?

영수 네? 형님. 하하하.

민철 그러면 난 좋지.

영수 그리 말씀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민철 어, 그래. 그리고 우린 갈 데가 있어서 그만 가볼게. 몸조리 잘하고 있어. 너 퇴원하기 전에 한 번 더 올게.

영수 아휴, 형님. 안 오셔도 됩니다.

인아 몸조리 잘하세요.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영수 아, 네. 형수님.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234 민철의 차 안


고속도로를 달리는 민철이 차.


인아 지금 찾아가는 친구는 어떤 분이세요?

민철 내가 누명을 쓰고 쫓겨다닐 때, 나를 숨겨준 은인 같은 친구.

인아 정말요?

민철 어. 참 고마운 친구지.

인아 정말로 그런데요. 자칫 잘못하면 자신도 잡혀 갈 수 있는 일이잖아요?

민철 범인 은닉죄.

인아 거기서 얼마 동안 숨어 있었는데요?

민철 반년 넘게 있었지 아마?

인아 그런데 왜 잡혔는데요?

민철 (말없이 운전만 하다가 인아를 한 번 쳐다봤다 다시 앞을 본다) 어, 그게~~~~~~궁금해?

인아 네.

민철 그럼 내가 말해줄게. 하지만, 지금부터 말하는 거니. 이미 십 년도 더 된 일이야. 이미 화석과 같은 이야기라는 거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이야기라고 할까?

인아 뭔데요? 제가 들으면 안 되는 이야기라도 돼요?

민철 아니, 인아가 들으면 기분 나빠할까 봐 그러지.

인아 기분 나빠하지 않을게요. 전부터 듣고 싶었어요. 괜찮으니까 말해 봐요.

민철 그래, 그럼 말할게, 그게 말이지, 어떻게 된 일이냐면은~~~~~~


#235 다희 집 근처(회상)


다희가 걸어가고 있다.

남자 두 명이 다희에게 다가온다.


형사 1 저기, 송다희 씨죠?

다희 그런데, 누구시죠?

형사 2 (신분증을 보여주며) 경찰입니다. 한민철 씨 관련해서 몇 가지 조사할 게 있는데, 저희와 같이 가주셔야겠습니다.

다희 (두 사람을 번갈아 보고) 네. 그러죠.


두 사람을 따라 승용차에 타는 다희.

차가 출발한다.


#236 경찰서


책상에 앉아 있는 두 형사.

맞은편에 다희가 앉아 있다.


형사 1 최근에 한민철과 연락하거나 만난 적 있습니까?

다희 저기, 그전에 전화 한 통화만 해도 될까요? 형사님?

형사 2 (적이 놀라 동료를 쳐다본다) 네, 그러시죠.

다희 고맙습니다. (핸드백에서 스마트 폰을 꺼내 단축번호를 누른다) ~~~~~~저예요. 아빠는요?~~~~~~저, 지금 성남 경찰서에 있거든요.~~~~~네. 임의동행이요.~~~~~네. 알겠어요. (전화를 끊는다)

형사 1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최근에 한민철 씨와~~~~~~

다희 형사님!

형사 1 네.

다희 저희 아버지 오시면 그때 다 말씀드릴게요. (옆으로 돌아 팔짱을 끼고 다리를 꼰다)


어안이 벙벙한 형사들.


#237 같은 장소


다희에게로 양복 입은 남자가 걸어온다.

다희 곁으로 다가가 허리를 숙인다.


남자 (작은 소리로) 아버님께서 밖에서 기다리십니다. 가시죠.

다희 (일어나 나간다)

형사 2 아직 조사 다 안 끝났는데요.

남자 서장님과 다 얘기 끝났습니다. (다희를 따라 나간다)


멍하니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두 형사.


경찰 서장 (경찰서 내부를 휘저으며) 누구야! 어? 어떤 새끼야? 검찰 총장 딸을 임의동행으로 데려온 새끼가 누구냔 말이야? 당신이야? 당신이야?


형사 1,2 놀라 서로를 보다 슬그머니 일어난다.


경찰 서장 (두 형사를 노려보다가 뒷목을 잡는다) 아이고 두야. 아이고 두야. 야, 이 화상들아. 검찰총장 딸을 함부로 임의동행으로 데리고 오면 어떻게 해? (장 반장을 가리키며) 장 반장! 난 결코 혼자 날아가지 않아. 옷 벗을 준비하고 있어. 알았어? (사무실 밖으로 나간다)

장 반장 너희들이 데려 왔어?

형사 1 아니, 그 여자가 검찰총장 딸인지 어떻게 압니까?

형사 2 예, 저희는 그냥 한민철 사건 관련해서 임의동행을 요청한 것뿐이고. 순순히 응해서 따라왔을 뿐입니다.

장 반장 나도 무사하지 못하면 너희도 무사하지 못해. 알아?


#238 경찰서 주차장


다희가 리무진 세단으로 다가가자 남자가 문을 열어준다.

차에 타는 다희.

차 안에는 장년 남자가 앉아 있다.


다희 아빠.

다희 부 잘한다. 검찰총장 딸이 경찰서에나 불려 다니고.

다희 죄송해요.

다희 부 그 한민철이라는 사람과는 어떤 사인 거냐? 설마 애인 사이인 건 아니지?

다희 아뇨. 애인 맞아요. 저 그 사람 사랑해요. 그 사람도 저 사랑하고요.

다희 부 너, 지금 그게 아빠 앞에서 할 말이냐? 누구를 사랑한다고? 살인범을 사랑한다고?

다희 아빠, 오해예요. 그 사람은 사람을 죽이지 않았어요. 누명을 쓴 거라고요. 아빠가 그 사람 좀 도와주시면 안 돼요?

다희 부 너, 지금 나보고 범인을 도와주라는 거냐? 검찰총장인 아빠 보고?

다희 그 사람 범인 아니라고요. 누명을 쓴 거라니까요. 그 사람이 현장에 갔었을 때는 이미 피해자는 죽어 있었대요.

다희 부 그럼 현장에 놓여 있던 증거들은?

다희 그 사람 말이 누가 꾸며낸 계획된 범죄 같댔어요. 그 사람에게 누명을 씌우기 위해 조작된 것 같다고.

다희 부 더 들을 필요도 없다. 너 당분간 외출금지다. 알겠니?

다희 아빠! 제발요. 아빠!


남자가 차에 타서 차를 몰고 경찰서를 빠져나간다.

아빠를 등지고 창밖을 보는 다희.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다.


#239 다희 방


침대에 쭈그려 앉아 있는 다희.

대낮인데 커튼이 쳐져 있어 방 안은 어둡다.

다희의 스마트폰이 울린다.

평소와 다른 벨소리에 얼른 일어나 책상 위로 성큼 다가간다.

스마트폰을 보고 흥분되는 얼굴.


다희 여보세요? (울기 시작한다) 민철아. 지금 어디야? ~~~~~ 무사한 거니? 다치거나 아픈 데는 없고? ~~~~~ 난 괜찮아. ~~~~~~ 나도 너 보고 싶어.~~~~~~그래? 어디서? ~~~~~~ 그래. 알았어.


책상 밑에 도청장치가 보인다.

집 앞 차 안에서 통화 내용을 듣고 있는 경찰들.


욕실로 들어가는 다희.

씻고 나와서 화장대에 앉는다. 화장 하기 시작하는 다희.

옷방에 들어가서 옷을 고르는 다희.

거울을 보며, 여러 옷들을 몸에 대 본다.


#240 다희 집 앞


대문이 열리고 다희가 나온다.

거리를 두고 형사들이 따라붙는다.


#241 야구장


만원의 야구장.

다희가 야구장으로 들어간다.

뒤따르는 형사들.


#242 같은 장소.


사람들에 섞여 통로를 걸어가는 다희.

누군가 팔을 잡아당긴다.

뒤따라오던 형사들, 다희가 보이지 않자 주위를 샅샅이 찾는다.


#243 빈 방


민철과 마주 선 다희.

민철에게 달려가 안는다.


다희 어디 있다 이제 온 거야. 내가 얼마나 보고 싶어했는데.

민철 미안해. 나도 보고 싶었어.

다희 (민철의 이곳저곳을 살핀다) 괜찮은 거야? 굶거나 아프지는 않았어? 다친 데는 없고?

민철 어, 괜찮아.

다희 그동안 어디 있었던 거야? 왜 연락을 안 했어?

민철 강원도 친구 집에 있었어. 연락하면 너한테 피해가 가니까.

다희 그래도 연락은 했어야지.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데.

민철 미안해 다희야. 어쩔 수가 없었어.

다희 그럼 다시 가야 해?

민철 어.

다희 (다시 안으며) 가지 말라고 말하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네. 오늘 가면 또 언제 볼 수 있어? 이제 다시 못 보는 건 아니지?

민철 어, 물론이지.


그때 문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온다.


얼른 떨어지는 두 사람.

어색한 듯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밖으로 나간다.


형사 1 (소리) 저기 있다.


달려오는 형사를 보고 달아나는 민철.

인파를 헤집고 뛰어간다.

다 희도 뒤따라 간다.


형사 2 거기서! (무전기로 동료에게 위치를 알려준다)


달아나던 민철 인파에 걸려 넘어진다.

뒤따라오던 형사가 덮친다.

무전을 받고 달려온 형사들도 민철을 잡는다.

수갑을 채우고 민철을 일으켜 세우는 형사들.

뒤늦게 따라온 다희가 민철에게 다가간다.


다희 (형사의 팔을 잡으며) 아니에요. 형사님. 이 사람은 범인이 아니에요. 이 사람은 범인이 아니라고요.


여 형사가 다가와 다희를 민철에게서 떼어놓는다.


다희 (여 형사의 손길을 뿌리치며 울부짖는다) 민철아! 그 사람은 죄가 없어요! (바닥에 주저앉아 운다)


형사들에게 끌려가며 다희를 보는 민철.


#244 총장실


텔레비전에서 한민철의 검거를 알리는 뉴스가 나온다.


아나운서 오늘 오후 2시경 잠실 야구장에서 도주 중인 살인범 한민철 씨가 검거되었습니다.


문이 벌컥 열리며 다희가 들어온다.

비서가 따라 들어온다.

의자에 앉아 있던 다희 부 손짓하니 나가는 비서들.


다희 부 (텔레비전을 끈다) 이게 무슨 경우 없는 행동이냐?

다희 (애틋한 시선으로 텔레비전을 보다가 아빠를 노려본다) 그렇게 말하는 아빠는요? 이게 무슨 경우죠?

다희 부 뭘 말하는 거냐?

다희 몰라서 물으세요? 아시잖아요. 이게 다 아빠가 계획한 거 아니었어요? 그 한 사람 잡기 위해 저를 미끼로 이용하신 거잖아요! 지금까지 저를 감시하신 건가요? 도청에, 위치추적까지? 그래요. 아빠는 이런 사람이었어요.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아내도, 자녀도 도구로 이용할 수 있는 냉혈한. 엄마가 돌아가시는 순간에도 아빠는 없었죠. 엄마의 임종보다 자신의 성공이 더 중요했으니까.~~~~~~저요. 이제 아빠 안 봐요. 호적을 파시겠다면 파도 좋아요. 아빠도 겪어봐야 해요. 가족에게 버림받는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를. 아빠도 아주 외롭게 돌아가실 거예요.

다희 부 그게 지금 아버지한테 할 소리냐?

다희 아뇨. 더 심한 말을 하고 싶은데, 억지로 참고 있는 거예요. 지금. 안녕히 계세요.


방을 나가는 다희.

딸의 뒷모습을 씁쓸히 보고 있는 다희 부.


#245 구치소 면회실


면회실에서 민철을 기다리고 있는 다희.

교도관이 안에서 다희에게 다가온다.


교도관 한민철 씨 접견금지입니다.

다희 예?

교도관 접견 근지 명령이 떨어져서 면회가 안 됩니다. 돌아가셔야겠는데요.

다희 아니, 왜죠?

교도관 글세요, 그건 저희도 잘 모르겠습니다. 상부의 지시로 금지됐다는 것 외에는 저희도 알 길이 없습니다.


교도관 돌아가고 멍하니 앉아 있는 다희.


#246 다희 집 안방


디 클라이너에 앉아 신문을 보고 있는 다희 부.

방문을 열고 다희가 들어온다.

딸은 보지 않고 신문을 넘기며 보는 다희 부.

아버지에게 다가가 선다.

털썩 무릎을 꿇고 앉는 다희.


다희 부 (딸의 행동에 신문을 접어 놓고) 지금 뭐 하는 거냐? 앞으로 아빠 보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니?

다희 제가 잘못했어요. 아빠.

다희 부 그래, 나를 찾은 용건은?

다희 그 사람을 꺼내 주세요.

다희 부 그건 나도 불가능하다.

다희 그럼, 그 사건 다시 수사해 세요. 처음부터 다시요. 그 사람은 누명 쓴 거예요. 그 사람이 현장에 갔을 때 이미 피해자는 죽어 있었다고 했어요. 저는 그 사람 말 믿어요. 그 사람은 제 생명의 은인이기도 해요. 그 사람 아니었으면 저는 이 자리에 없었을 거예요. 정말이에요 아빠.

다희 부 (딸을 무심히 바라보다) 흐음. 내가 네 소원을 들어주면, 너도 내가 하라는 대로 할 거니?

다희 네, 그럴게요. 아빠가 그렇게만 해주시면, 아빠가 하라는 대로 할게요.

다희 부 그래? 네가 내 딸이니, 차마 각서까지 쓰라고는 안 하겠다. 하나, 만일 네가 내 뜻을 어길 시에는 난 언제든지 그 친구를 감방에 처넣을 거니까 그리 알아라. 설령 내가 총장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해도 말이다. 알겠니?

다희 네. 아빠.

다희 부 좋다. 그럼 내 요구조건을 말해주지. 첫째, 너는 이번 학기가 끝나는 대로 미국으로 유학을 가거라. 거기서 박사학위를 마쳐. 둘째, 너는 아빠가 만나라는 사람과 만나서 결혼해. 어떻게 할 수 있겠니?

다희 (다희의 입술이 떨린다)

다희 부 싫으면 없던 일로 하고. (다시 신문을 집어 든다)

다희 아뇨. 할게요. 아빠. 아빠 뜻대로 할게요. (고개를 숙인다)

다희 부 그래? 알았다. 그럼 나가봐라. (신문을 펼쳐 본다)


일어나 터벅터벅 걸어 나가는 다희


#247 교도소


철문을 열고 민철이 나온다.

영수가 기다렸다가 민철에게 다가간다.


영수 (두부를 건네며) 형님 고생하셨습니다.

민철 (두부를 건네받아한 입 베어 문다)와 줘서 고맙다.

영수 형님이 누명을 벗으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민철 그런데, 다희는?

영수 저보고 형님한테 대신 이걸 전해주라고 (안주머니에서 편지 봉투를 건네준다)

민철 (편지를 펼쳐 읽는다. 하늘을 보며 눈물을 흘린다)

영수 (민철의 가방을 받아 든다)

이전 05화유치뽕짝 드라마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