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8 민철 차 안
말을 마친 민철이 인아의 반응을 살핀다.
말없이 듣는데 인아의 표정이 좋지 않다.
민철 이게 다야. 이미 지난 일들뿐 지금 내겐 아무 의미 없어. 십 년이나 더 된 일인 걸. 지금은 인아가 곁에 있는 걸.
인아 (앞을 보고) 이번에 휴게소가 나오면 들어가요.
민철 휴게소? 어, 알았어.
#249 고속도로 휴게소
휴게소로 진입하는 민철의 차.
인아 더 들어가요. 더요. 쭉 들어가요. 더요. 더. 됐어요. 이쯤에 차 세워요.
한적한 장소에 민철의 차가 섰다.
#250 민철의 차 안
민철 (정면을 보고 이야기한다) 인아가 듣고 기분 나쁠 수 있는데.
인아 (안전벨트를 푼다) 오빠!
민철 (인아를 본다) 어, 인아야 왜?
인아가 민철에게 키스를 한다.
인아의 손이 등받이 스위치로 간다.
민철의 운전석 등받이가 천천히 내려간다.
등받이가 내려가는 동안에 키스는 계속된다.
등받이가 다 내려갔다.
인아는 입술을 떼고 조수석에 다시 앉는다.
누운 채 가만히 있는 민철
인아는 거울을 보며 화장을 고친다.
머리도 매만진다.
천천히 상승하는 등받이와 같이 일어나는 민철.
민철은 입술을 매만진다.
인아 오빠, 우리 뭐 좀 먹어요. 네, 제가 살게요. (차에서 내려서 옷매무새를 매만진다)
민철 어, 그래. 알았어.
인아는 민철이 내리길 기다렸다가 민철이 내리니 다가가 팔짱을 끼고 같이 걷는다.
#251 푸드코트
인아가 먹고 있는 모습을 보는 민철.
인아 (먹다가 민철을 보고) 오빠, 식사하세요.
민철 어? 알았어. (먹기 시작한다)
인아 좀 전에 그 일 때문에 그래요? 키스?
민철 어, 조금 놀라서.
인아 저도 제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나의 기억으로 언니와의 추억을 덮고 싶었나 봐요.
민철 아!
인아 그래도 나중에 만나면 언니한테 고맙다는 말을 해야겠어요.
민철 어? 왜?
인아 언니 아니었으면 오빠를 만나지 못했을 테니까.
민철 아, 아!
인아 오빠 피곤하지 않아요? 제가 운전할까요?
민철 아니, 괜찮아.
인아 제 운전 실력을 못 믿어서 그런 거예요? 저 꽤 잘해요.
민철 아니, 그래서 그런 건 아니고.
인아 그럼 제가 할게요. 믿고 한 번 맡겨봐요.
#252 민철 차 안
인아가 운전하고 민철은 조수석에 앉아 있다.
인아 저 운전 잘하죠?
민철 어, 아주 잘하네.
인아 것 봐요. 저 잘한다니까요.
# 253 같은 장소
민철은 조수석에 앉아 잠이 들었다.
운전하다가 잠든 민철을 보는 인아.
#254 마트
카트에 생필품과 식재료를 사서 담는 두 사람.
#255 목장
민철과 인아가 차에서 내리자 성호 내외 다가와 맞이한다.
민철과 성호가 악수하고 서로의 등을 두드린다.
성호 부부가 민철 인아를 안내한다.
캐리어를 끌고 가는 인아와 장 본 것을 들고 가는 민철.
#256 성호의 집
민철은 싱크대 앞에서 식재료를 손질하고 있다.
식탁에 앉아 있는 웃고 있는 세 사람.
성호 야, 손님한테 요리를 시켜서 미안한데.
민철 아니야, 너도 오래간만에 만났고, 인아도 있으니까 하는 거니까. 미안해할 필요 없어.
성호 그래, 알았다.
인아 오빠가 자주 찾아왔었나요??
성호 일 년에 한 번 이상은 왔었죠. 그런데 여자 친구 분과 함께 온 건 이번이 처음이네요.
인아가 민철을 보고 웃는다. 민철은 인아에게 당당하는 표정.
인아 오빠한테 얘기 많이 들었어요. 오빠가 힘들 때 도와주셨다고.
성호 아, 예. 민철이가 경찰들에게 쫓길 때 여기서 반년 넘게 숨어 지냈죠.
인아 당시로써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텐데. 대단하세요.
성호 누명을 썼다고 하니까 친구 말을 믿었죠. 언젠가 진실이 밝혀지면 자유로워질 테니까, 그때까지만 같이 있자 생각했죠.
인아 오빠가 친구들한테 인심을 잃지 않았었나 봐요.
성호 그건, 인아 씨 말이 맞아요. 민철이는 학창 시절에 힘세고 싸움 잘한다고 반 친구 학교 친구들을 괴롭히지 않았어요. 오히려 누가 맞고 오거나 돈이나 물건 빼앗기면 찾아가서 대신 혼내주고 찾아다 줬죠. 그래서 친구들이 민철이 말을 믿고 따랐어요.
민철 (인아의 시선에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성호 그래서 민철이가 여기로 도망 왔을 때 크게 고민하지 않고 받아줬었죠.
인아 아, 네!
성호 인아 씨가 오늘 밤 주무실 목조주택도 민철이가 만들었어요.
민철 야, 무슨, 내가 만들어. (인아 보고) 성호 얘가, 화물선 기관사 출신이라 손기술이 좋아. 그냥 얘가 하는 거 도와줬을 뿐이야.
인아 아, 그러시구나. 그런데, 배 타시는 분들 여자 만나기 힘들다고 하던데?
성호 배 타는 일에 회의를 느껴서 잠시 일을 접었던 때가 있었어요. 바다에서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맞았었죠. 태풍도 만나보고, 해적도 만나보고. 생각 좀 정리하려고 갔던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아내를 만났죠. 여행 끝나고 귀국해서 본격적으로 사귀기 시작했어요. 결혼까지 하게 됐고, 이곳으로 들어와 정착했죠.
민철 자,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자신이 만든 이탈리아 요리를 식탁에 진열한다)
인아 우와, 이게 다 오빠가 한 거예요?
민철 그럼, 그래도 자취 경력 십 년이 넘는데, 이 정도쯤이야.
인아 이렇게 요리 잘하면서 왜 그동안 한 번도 만들어 주지 않았어요?
민철 아, 그야, 인아가 나보다 훨씬 잘하니까, 내가 할 기회가 없었지. 앞으로는 자주 해줄게.
인아 (포크로 까르보나라를 말아서 입에 넣는다) 으음! 오빠, 맛있어요!
민철 맛있어?
인아 네!
성호 처 정말 맛있는데요.
민철 아, 그래요. 제수씨?
#257 목조주택
성호의 집을 나와 옆의 집으로 이동하는 민철과 인아.
#258 같은 장소
인아가 안방 문을 열고 내부를 본다.
민철 짐을 정리하다가 인아를 본다.
민철 인아야, 왜? 무슨 볼 일 있어?
인아 아니, 아네요. 오빠 안방에 있을 거죠?
민철 어, 왜? 산책 갈까?
인아 아뇨, 이따가요. (문을 닫고 나간다)
#259 같은 장소
인아가 화장실에서 나온다.
민철이 화장실로 들어가려고 한다.
민철을 보고 놀란 인아.
인아 오빠 어디 가요?
민철 응? 화장실.
인아 (당황해서 민철을 막아선다) 저랑 밖에서 얘기 좀 해요.
민철 어? 알았어. 화장실만 갔다가.
인아 (민철의 팔을 잡아당기며 짜증을 낸다) 화장실 있다 가고 저랑 산책하자니까요!
민철 어? 알았어. 그래, 그러자고.
팔짱을 끼고 민철을 데리고 나가는 인아.
#260 집 앞
그네의자에 앉아서 밤하늘을 보는 두 사람.
인아 별이 참 밝다.
민철 그렇지.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야.
인아 네. 오빠랑 같이 보니까 더 좋아요. (민철을 본다)
민철 나도 인아랑 보니까 좋아. (인아를 본다) 무슨 생각하는데?
인아 내가 사람을 잘 본 건가?
민철 응?
인아 솔직히 처음에는 무섭기도 하고 조심스러웠는데, 만나면 만날수록 내가 좋은 사람을 만나고 있구나 싶어서.
민철 정말 그렇게 생각해?
인아 네.
민철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가까워지는 두 사람. 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