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3 병원 복도
인아와 민철이 걸어간다.
인아 오빠는 아까 제가 미영 아가씨를 질투했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거예요.
민철 엉.
인아 그런 말을 하면 아가씨가 저를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민철 그런가. 난 한 번 웃자고 한 소리였는데.
인아 그러면 아가씨가 저를 이상하게 생각하죠. 질투심 많은 여자로 생각할 거 아녜요.
민철 아, 그렇구나!
인아 그리고 그땐 상황이 오해할 만한 상황이었잖아요. 저보고 사귀자고 한 남자가 다른 여자와 있는데, 어떤 여자가 오해하지 않겠어요. 안 그래요?
민철 그건 그렇네. 하지만, 근데 그때 기분은 좋았어. 아, 질투하는 걸 보면 이 여자가 날 좋아는 하는구나. 생각했지.
인아 아, 네. 그래서 기분 좋으셨어요?
민철 어, 아주 좋았어. 질투하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인아 아, 아주 제 모습 보고 즐기셨네요.
민철 즐겼다기보다는 뿌듯했지.
인아 (말없이 보다가) 얄미워. (인아가 앞서 걸어 나간다)
민철 어, 인아야 같이 가 (부지런히 걷기 시작한다) 같이 가자니까.
인아 (민철이 잡자 뿌리치고 걸어간다)
#314 미영 병실
미영 장 과장님도 오빠 언니랑 같이 식사하세요. 그리고 오늘은 그만 들어가 쉬세요. 이제 저 혼자 있어도 돼요.
영수 아니 미영 씨만 괜찮으면 오늘 저녁까지 있으려고요.
미영 안 그러셔도 돼요.
영수 미영 씨는 제가 입원해 있는 몇 주 동안 꽤 자주 오셨었잖아요. 미영 씨는 나흘 입원인데요. 뭐.
미영 전 괜찮은데.
영수 그럼 저 밥만 먹고 올게요.
미영 네, 그러세요. 과장님.
영수 (병실을 나간다)
#315 식당
민철과 인아, 영수가 앉아 있다.
민철 네가 울 동생 돌봐줘서 내가 고맙다.
영수 아이, 형님도. 좋아서 하는 건데요. 힘든 거 없습니다.
인아 아가씨가 장 과장님에게 맘이 있는 것 같던데요.
영수 그리 보이십니까 형수님?
인아 네. 같은 여자가 보기에 아가씨가 과장님이 싫지 않은 분위기였어요.
민철 오, 영수. 이제 뭐 좀 될 나보다!
영수 그리만 되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 형님.
인아 잘 되실 거예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영수 고맙습니다. 형수님. 잘 되면 두 분에게 한 턱 쏘겠습니다.
민철 안 쏴도 돼. 미영한테만 잘해. 그럼 돼.
영수 그건 당연한 거죠. 형님.
#316 고속버스 안
선아와 경호가 같은 자리에 앉아 있다.
선아는 경호 어깨에 기대어 잠들어 있다.
감격한 듯 잠든 선아를 곁눈질로 바라보는 경호.
선아가 깰까 봐 미동조차 않는다.
#317 같은 장소
선아와 경호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잠들어 있다.
이 모습을 본 친구들이 두 사람을 가리키며 자기들끼리 소러 없이 웃는다.
어떤 친구는 둘의 사진도 찍는다.
#318 선아의 대학교
버스에서 선아와 경호가 내린다.
캐리어를 끌고 걸어가는 선아.
뒤에 경호도 캐리어를 끌고 선아 뒤를 따른다.
경호 차 오기로 했는데, 집까지 태워줄까?
선아 아니, 맘은 고마운데, 나도 언니랑 형부 될 분이 태우러 오기로 했어.
경호 그래?
대학 정문에 인아가 보인다.
인아를 보고 잰걸음으로 걷는 선아.
선아 (뒤의 경호를 보고 손을 흔든다) 나 먼저 들어갈게. 너도 잘 들어가.
경호 그래, 잘 들어가. (천천히 걸으며 선아의 뒷모습을 본다)
#319 민철의 차 안
뒷좌석에 선아가 앉아 있다.
선아 태우러 와주셔서 감사해요. 형부.
민철 고맙긴. 하나뿐인 처제인데, 내가 잘 모셔야지요.
선아 (웃는다)
인아 선아야.
선아 응 언니.
인아 오빠랑 결혼하기로 했어.
선아 정말? 언제 하기로 했는데?
인아 아직 날짜와 장소는 정하지 않았는데, 금년 안에 하려고.
선아 정말 잘 됐다. 축하해 언니. 축하해요 형부.
민철 엉, 고마워 처제. 그래서 말인데, 내가 처제한테 선물을 하려고 해.
선아 네? 선물요?
민철 엉, 선물.
선아 아니, 그러실 필요 없어요.
민철 미안해할 거 없어. 언니랑 다 얘기한 거니까.
선아 그러실 필요 없는데.
민철 처제가 날짜를 정해서 알려줘. 알았지?
선아 네. 고마워요. 형부.
#320 미영 병실
병실로 들어오는 영수.
미영 식사하셨어요?
영수 네. 미영 씨 배고파서 어떡해요. 뭐 좀 드셔야 하는데.
미영 네. 배가 좀 고프네요.
영수 그런데 (작은 소리로 천천히) 가스가 빠져야 뭐든 먹을 수 있잖아요.
미영 저, 그게.
영수 네.
미영 (작은 소리로 느리게) 저 이제 먹어도 돼요.
영수 (이제야 그 말 뜻을 이해한 듯) 아, 네. 아! 네!!! (웃음을 참으며) 뭐 좀 드실래요? 제가 뭐 좀 사 올까요? 죽 어떠세요? 어떤 죽 좋아하세요?
미영 단팥죽이요.
영수 단팥죽이요. 단팥죽 좋아하시는구나. 제가 금방 가서 사 올게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미영 천천히 다녀오셔도 돼요.
영수 네, 그럼 갔다 올게요. (병실을 나간다)
복도를 걷는 영수의 입가에 미소가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