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뽕짝 드라마 56

by 간서치 N 전기수

# 영수의 원룸


책상에 앉아 미영 남자 친구의 스마트폰을 살펴보고 있다.

카톡을 열어보고 미영이와의 대화창을 열어본다.

제일 하단에 영상 전송기록이 있다.


그걸 클릭해 보는데, 영상 배경이 어둡다.

남자가 카메라 포커스에 침대가 보이도록 한다.

잠시 후 가벼운 옷차림의 여자가 방 안으로 들어온다. 미영이다.

남자가 미영을 침대 쪽으로 안내한다.


영상을 멈추고 벌떡 일어나는 영수.

집 밖으로 나간다.


#미영의 방


어두컴컴한 방 한 구석에 미영이 웅크리고 앉아 흐느낀다.

그녀의 손에는 스마트폰이 들려 있다.

스마트폰을 주시하고 있는 미영.

남자 친구가 보낸 몰카 영상을 보며 흐느낀다.


# 남자 친구의 집 근처


남자 친구가 반창고를 붙인 얼굴로 두툼한 가방을 메고 길을 가고 있다. 사방을 살피며 걷는다.

장정 두 명이 그의 옆에 다가와 강한 완력으로 그를 붙잡는다. 순간 옆으로 다가오는 스타렉스 한 대.

옆 문이 열리자, 제일 안 쪽에 보이는 친구 두 명과 눈이 마주친다. 입과 손발이 묶여 있다.

조수석 유리창이 내려오고 영수가 남자 친구를 노려보고 있다. 남자 친구를 태우고 출발하는 차.


# 폐공장


묶인 채 바닥에 무릎 꿇고 앉아 있는 남자 친구와 친구들. 맞은 흔적이 역력하다.

그들 맞은편에 영수가 앉아 있고 그 뒤에 부하 몇 명이 서 있다.

영수 옆에는 전문가로 보이는 사람이 포렌식 장비로 스마트폰을 조사하고 있다.

조사를 마치고 영수에게 다가가 귓속말을 한다.


영수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야, 태워.


장정들이 그들을 일으켜 끌고 나간다. 잔뜩 겁먹은 남자 친구와 친구들.


# 강남 한복판


차 안에 트렁크 팬티만 입은 남자 친구와 친구들이 보인다.

옆문이 열린다.


영수 내려.

남자 친구 이러고 어떻게 내려요.

영수 그래? 그럼, 옷 입고 경찰서로 갈까? 증거는 차고 넘쳐. 아까 봤지. 포렌식 장비로 너희들 스마트폰 싹 다 복구했어. 너희들이 지운 영상, 사진, 카톡 내용까지. 어떻게 할래. 잠시 쪽팔림을 참고 차에서 내릴래. 폼나게 경찰서 갈래? 마음 같아서는 삼각팬티나 낭심 보호대만 입혀서 하려고 했는데, 그나마 인터넷상에는 배포하지 않아서 이 정도로 끝내는 거다. 어떻게 해? 그냥 경찰서로 가?


난처한 표정의 남자 친구와 친구들이 서로의 눈치를 살피더니, 한 명이 차에서 내린다. 그 뒤로 남자 친구와 또 다른 한 명이 내린다.


트렁크 차림으로 번화가를 달리는 남자 친구와 친구들.

그 광경을 신기하고 재미있는 눈으로 지켜보는 사람들.

어떤 사람들은 영상을 찍기도 한다.


# 차 안


조수석에 앉은 영수가 남자 친구의 스마트폰을 열어 미영에게 카톡을 보낸다.


# 미영의 방 안


카톡 울림 사랑해!


침대에 웅크리고 있던 미영. 스마트폰 불빛을 보고 있다. 잠시 뒤 그쪽으로 다가간다.


화면 너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줘서 미안하다. 전에 보냈던 영상은 다 지웠어. 그 누구와도 공유하지 않았으니까 안심해. 정말이야. 그냥 똥 밟았다고 생각해. 잘 지내라.


화면을 보던 미영이 울음을 터뜨린다.


# 민철의 아파트


영수가 미영의 문 앞으로 다가간다. 문 앞에 죽이 담긴 종이백과 디저트가 담긴 종이백을 내려놓는다.

문이 열리고 미영과 눈이 마주친다. 부은 얼굴을 가리는 미영.

뻘쭘한 얼굴로 천천히 상체를 일으키는 영수.


영수 배고프실 것 같아서. 형님이 갖다 드리라고.

미영 아, 네, 고맙습니다.

영수 저, 그럼. (현관문으로 걸어간다)

미영 저기, 저녁은 드셨어요?

영수 아, 아뇨.

미영 그럼, 드시고 가세요.


# 부엌


미영이 차려준 밥을 먹고 있는 영수. 대각선 맞은편에는 미영이 영수가 사 온 죽을 먹고 있다.


# 차 안


영수가 운전을 하고, 민철이 조수석에 앉았다. 뒷좌석에는 미영이 있다.


민철 미영아, 오늘 오빠랑 재미있게 놀며 기분 전환도 하자. 그리고 지난 일은 다 날려버리는 거다. 알았지?

미영 네, 오빠.


# 에버랜드


세 명이 머리에 토끼 머리띠를 하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걸어간다.

미영은 오빠들과 놀이공원의 여러 시설들을 즐기며 즐거워한다.

즐거워하는 미영을 보고 흐뭇해하는 영수.


# 민철의 집으로 가는 길


편의점에서 커피를 들고 나오는 영수는 민철의 집 쪽으로 걸어간다.

미영이 몇 미터 뒤에서 영수를 보고 잰걸음으로 따라간다.


미영 (영수의 어깨를 툭 친다) 아저씨!

영수. (고개를 돌려 미영을 본다) 아, 예. 미영 씨.

미영 아저씨? 아저씨 아닌가? 오빠라고 해야 하나?

영수. 편한 대로 불러요. 전 상관없어요.

미영. 오빠한테 가시는 거예요?

영수. 예.


둘이 나란히 걷는다.

영수 눈에 들어온 미영의 짐꾸러미.


영수. 이게 다 뭐예요? 저 주세요. 제가 들 테니. (손잡이를 잡아당긴다)

미영. 아니, 괜찮아요. 장 본 건데, 무거운 건 배달로 보내서, 몇 개 안 돼요. 안 그러셔도 돼요.

영수. 에이, 그러지 말고. 이리 주세요.(미영에게서 짐꾸러미를 건네받는다)


나란히 걸으며 집으로 가는 두 사람.


# 민철의 아파트


아일랜드 식탁에 장거리를 내려놓는다.


미영. 고맙습니다……오빠.

영수. (화들짝 놀라는 영수. 얼굴이 달아오른다)

미영. (찬거리를 꺼내 싱크대로 가서 씻는다)

영수. 제가 뭐 도와드릴 거라도.

미영. 아뇨, 괜찮아요. 오빠.

영수. (다시 붉어진 영수의 얼굴) 아, 예.


# 영수의 방


어두컴컴한 방 안에 영수가 의자에 앉아 있다.

허리를 숙인 채 팔꿈치를 무릎 위에 대고 깍지 낀 손으로 입을 막은 채 전방을 주시하고 있다.

환하게 웃는 미영의 미소를 생각하니 입가의 미소가 번지다가 이내 사라진다.

벌떡 일어나 욕실로 가 불을 켜고 거울 앞에 서 자신을 본다.


눈까지 가리는 더벅머리를 손으로 쓸어 올리니 검은 피부에 주근깨 가득한 얼굴, 치아를 드러내 보이니 고르지 못한 치열.

고개를 푹 숙이고는 한숨을 내쉰다. 팔뚝을 걷어올리니 상처와 주사 자국이 보인다.


거실을 지나 냉장고 쪽으로 다가가 문을 여니 술병이 가득하다. 소주 한 병을 꺼내 식탁에 앉아 병을 따서 벌컥벌컥 마시다 입을 떼고 소주병을 쳐다본다.

병을 바닥에 던지는 영수. 깨진 파편이 바닥에 흩어진다.


# 민철의 집


식탁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는 남매.


미영. 오빠.

민철. 왜?

미영. 요즘 왜 그분 안 오세요?

민철. 누구, 영수?

미영. 예, 전에는 자주 오셨었는데, 요즘에는 안 오시니 뭔 일 있나 해서요.

민철. 어, 그냥 요즘 바빠. 공부하느라.

미영. 공부요?

민철. 어, 야간 대학 다니거든.

미영. (고개를 끄덕이며) 아, 예.


# 강남 번화가 (현재)


영수와 나란히 걷는 미영.

힐끗힐끗 영수를 본다.

어딘가 굳어 있는 표정.

미영이 다가가 영수의 손을 잡는다.

놀란 영수가 미영을 쳐다본다.


미영. 왜, 그렇게 놀라세요. 우리가 사귀기로 한 건 맞잖아요. 그러니 손 정도는 잡을 수 있는 거 아니에요?

영수. 아, 예 그렇죠.


두 손을 잡고 나란히 걷는 두 사람.


# 편집샵


미영이 이것저것 골라보며 가끔 영수에게 옷을 대어보기도 한다.

영수는 미영이 주는 옷을 탈의실에서 입고 나와 보여주기도 한다.


# 올리브영


미영이 남성 스킨케어 제품을 골라서 영수가 들고 있는 바구니에 담는다.


# 영수의 집


짐꾸리미를 한가득 손에 든 두 사람이 집안으로 들어선다.

바닥에 짐꾸러미를 내려놓고 화장실로 들어가 손발을 씻는 영수.


영수. (욕실에서 나와 식탁으로 다가간다) 오늘 고마웠습니다. 들어와서 차 한 잔 하세요.

미영. (신을 벗고 영수에게 다가가면 내부를 둘러본다) 남자 혼자 사는 집치고는 깔끔한데요.

영수. 이사한 지 얼마 안 돼서 좀 미진한 부분이 있어요.


잔을 들고 거실을 둘러보는 미영.

미영에 눈에 들어오는 책꽂이에 가득한 책들.


미영. 와, 팀장님 책이 많네요. 책을 좋아하시나 봐요.

영수. 아, 예, 조금. 읽으려는 하는 편이죠.

미영. 아, 역시 팀장님이라 뭔가 다르네요. 어, 여기 앨범도 있네요. 봐도 될까요?

영수. 예. 보세요.


미영이 앨범을 펼치는데 사진 한 장이 떨어진다.

떨어진 사진을 주워보니 진수의 사진이다.


미영. 어, 저, 이분 아는데.

영수. (미영의 말에 아차 싶었는지 미영에게 황급히 다가간다)

미영. 팀장님, 이분하고 잘 아세요?

영수. 아, 예 잘 알죠.

미영. 이분 지금 어디서 뭐 하세요. 전에 저희 집에 자주 놀러 오셨는데, 어느 순간 안 보이시더라고요. 참 좋은 분이셨는데~~~~~~보고 싶다.

영수. (미영의 뜻밖의 말에 놀란다)

미영. (아차 싶어) 아, 팀장님, 그러니까 제 말은 제가 이분을 좋아한다는 말이 아니라 그냥 과거에 친분이 있었던 분인데, 지금 어떻게 사시는지 궁금하다, 뭐 이 정도. 너무 기분 나빠하시진 마시고요.

영수. 아, 예, 기분 나쁘지 않으니까, 신경 안 쓰셔도 돼요.

미영. (차가워지는 얼굴) 뭐라고요. 신경 안 쓰신다고요.

영수. 예, 전 괜찮습니다.

미영. 팀장님.

영수. 네, 미영 씨.

미영. 저 좋아하시는 거 맞으세요?

영수. 네. 물론 좋아하죠.

미영. 아니, 그런데, 좋아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를 보고 싶다고 하는데, 기분이 안 나쁠 수가 있죠. 저라면 무척 기분 나빴을 텐데.

영수. 아니, 그니까, 그게.

미영. 좋아하신다면서 제 말에 질투나 분노 같은 게 전혀 없으세요. 누군가를 좋아하면 이런 상황에 괜찮을 리가 없죠.

영수. 그러니까, 제 말은~~~~~~

미영. 네, 말씀해 보세요.

영수. 그러니까, 그 사람이,

미영. 네, 그분이요.

영수. 그러니까, 그게, 그 사람이~~~~~~저 이거~~~~~든, 요.

미영. ~~~~~~네?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영수. 그니까, 미영 씨가 아는 과거의 그 사람이 저라고요.

미영. (믿기지 않은 듯)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팀장님은 전혀 그분을 닮지 않았거든요. 거짓말을 하려면 뭔가 그럴싸하게 하시든지요. 없는 사람 얘기하는 건 실례지만, 그분은 팀장님 같이 잘 생기지 않았거든요. 그분은 머리도 곱슬머리에 더벅머리였고.

영수. 그땐 제가 매일 머리 감는 게 귀찮아서 파마를 해서.

미영. 그, 그리고 피부도 검고 여드름도 많았었는데요.

영수. 그건 피부과에서 치료도 받고,~~~~~~박피도 해서~~~~~~네.

미영. 게다가 그분은 치열도 고르지 못했었어요.

영수. 그건 제가 이년 간 교정을 해서.

미영. 무엇보다 이름이 다른데요. 그분은 진수인가?

영수. 그건 제가 개명을 해서.

미영. ~~~~~~그럼, 그때 그분이 팀장님이라고요?

영수. 예. 정 믿지 못하시겠으면 형님에게 물어보세요.

미영. (입을 가리며) 맙소사. 말도 안 돼!

영수. 예? 뭐가요?

미영. 아니, 이런 동화 같은 일이. 그러니까 제가 알던 그 사람이 미운오리새끼가 아니라 원래는 (영수를 가리키며) 이렇게 생긴 백조였단 거잖아요!

영수. 예?

미영. 그럼, 그때 왜 사라지셨는데요?

영수. 그, 그게. 제가 미영 씨를 좋아하기에는 제 자신이 너무 초라하고 부족하게 느껴져서.

미영. 그래서, 말도 없이 사라지셨다?

영수. 예.

미영. 그렇게 갈 거면 잘해 주지나 말던지.

영수. 예?

미영. 그때 제게 한 번이라도 물어본 적이라도 있었어요? 저 어떠냐고? 왜 묻지도 않고 혼자 판단하고 자학하고 잠수 타는데요. 제가 그때 한 번이라도 팀장님 외모 보고 무시하고 싫은 내색 하던가요? 저 사람 외모로 판단하는 그런 사람 아니거든요. 왜 사람 나쁜 사람 만들어요? 그러면 쿨하고 멋질까 봐요? 하나도 안 멋지거든요.

영수. 그때 만나셨던 남자 친구가 저보다 훨씬 잘 생겨가지고 전 안 아니구나 싶어서.

미영. 그, 그땐 그랬지만, 한 번 크게 데고 나니 다시는 인물값 하는 사람은 만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단 말이에요. 그래서 그때 팀장님이 못 생겼을 때, 잠깐 이런 사람이라면 안심하고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 잠시 생각해 본 적도 있었단 말이에요. 모르죠 그때 그렇게 떠나지 않았으면 사귀었을지도.

영수. (약간 감도는 화색) 아, 예.

미영. 최근에도 팀장님이 저 좋아하는 거 알았지만, 계속 거부했던 이유 중 하나가 팀장님이 인물값 하게 생겨서 그랬던 것도 있어요.

영수. 아, 예. 그럼 다시 그때로 돌아갈까요?

미영. 아니, 왜요?

영수. 예? 아니 미영 씨가 제가 인물값 할 거 같아 싫다하시니, 다시 그때로 돌아가면 안심하지 않을까 해서요.

미영. 아니, 왜 꼭 그래야 하는데요. 보기 좋은데.

영수. 예?

미영. 아니, 인물값만 안 하면 되지 왜 꼭 그때로 돌아가려 하냐고요. 이 좋은 인물 놔두고. 나하고 있을 때만 꾸미면 모를까.

영수. 저 인물값 안 할 자신 있는데요. 줄곧 미영 씨만 봐라 봤으니까.

미영. (영수의 얼굴을 쳐다보다) 그럼, 그때 그렇게 떠난 뒤에 만나본 여자 없어요?

영수. 네.

미영. 이렇게 준수한 외모로 변한 뒤에도요?

영수. 예. 한 번도.

미영. 좋은데 부담되는 건 왜일까요.

영수. 예, 뭐가 부담된다는 건지.

미영. 아니, 이렇게 생긴 분이 긴 시간 저 하나만 좋아해 준 건 제겐 참 감사한 일인데, 제가 왠지 그런 팀장님을 책임져야 한다는 느낌 아닌 느낌이 들어서요.

영수. 부담 갖지 않으셔도 돼요. 책임져 달라는 말 안 합니다.

미영. 네, 그건 고마운데~~~~~~잠깐, 그럼 팀장님이 제 과거를 전부 아신다는 거잖아요.

영수. 네? 과거요?

미영. 네. 제 과거요. 제 연애사 뭐 그런 거 전부 다 아신다는 거잖아요.

영수. 그야, 그런데, 그게 과거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저같이 약물이나 술담배에 절어 산 것도 아니고. 그냥 남녀가 만난 건데, 미영 씨가 이혼을 한 것도 아니고, 방탕하게 산 것도 아닌데.

미영. 그야 그런데, 왠지 좀 미안하고 부끄러워서.

영수. 그러실 필요 없어요. 그랬으면 좋아하지도 않았을 테니.

미영. 정말 단 한 명의 여자도 만나거나 사귄 적 없으세요?

영수. 네.

미영. 여자들, 팀장님 같이 지고지순한 남자 별로 안 좋아해요. 연애 경험 있는 남자 좋아하지. 연애 경험 없으면 하나부터 열까지 다 가르쳐야 하잖아요. 늦바람이 더 무서운 거 아세요? 길가는 사람 붙잡고 물어보세요. 팀장님 같은 분이 연애 경험 없다면 믿는 사람 있나.

영수. 저는 시작이 미영 씨라는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그 끝은 장담하지 못하겠지만, 일단 저로서는 만족합니다. 후회 안 합니다. 미영 씨 뜻대로 따를게요.

미영. (영수를 한참 바라보다) 이리 와봐요. (영수에게 다가가 두 손으로 영수의 머리를 감싸 품에 안는다) 아니, 내일이면 삼십을 바라보는 남자가 왜 이렇게 순수하고 해맑아요. 인생 어떻게 살려고. 저 모성애 느끼라고 일부러 그러는 거죠.

영수. 아뇨. 저, 여자에게만 순수해요. 한 여자에게만. 다른 것에는 순수하거나 해맑지 않아요.

미영. (그 말에 영수의 얼굴을 보다 이마에 입맞춤한다) 됐어요. 도장 찍었어요. 이제 팀장님 제 거예요. 당분간일지 영원할지 모르겠지만. (앞머리를 쓸어 올리며) 팀장님도 제 이마에 도장 찍으시면 돼요. 자요. (눈을 감는다)

영수. (미영의 행동을 보고 웃는다)

미영. (눈 감은 채) 어서요..


미영의 입술에 입맞춤한다. 놀란 미영이 눈을 떴다가 다시 감는다. 바닥에 떨어지는 과거 영수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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