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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학소년 May 26. 2020

딱 한 분만 이 글을 읽어주세요.

제 캐리커쳐 그려주셨던 분을 찾습니다

사실 이 글은 브런치를 시작한 2020년 4월 초에 쓴 글이다. 그러나 글의 성격 상 브런치 구독자가 어느 정도 되어야 할 것 같아서 기다리기로 했다. 만 명은 너무 오래 걸릴 것 같고, 그래, 구독자가 천 명 정도되면 이 글을 내보내도록 하자.


그런데 구독자 천 명이 안되면 어떠하리....

이 글을 많은 분이 안 읽어도 어떠하리.....

딱 한 분만 읽어주시면 되는 글인데.....

제 캐리커쳐를 그려주셨던 분에게.....




정확한 날은 기억나지는 않는다. 오래전 겨울 어느 날, 전 직장인 은행에서 고객들과 직원들의 캐리커쳐를 그려주는 행사를 본사 1층에서 진행했다.


사람 모이는 북적거리는 장소를 좋아하지 않는 성격인지라 애당초 갈 생각을 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직원들의 참여가 적었는지 갑자기 전화가 오더니 무조건 참여를 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


1층에 내려갔더니 여러 명의 캐리커쳐를 그려주는 분들이 오셔서 직원 및 고객들의 캐리커쳐를 그려주고 있었다. 나는 그중의 한 분 앞에 할당되어서 줄을 섰다. 대충 분위기 봐서 자리에서 도망칠 생각이었는데, 그만 행사 담당 임원과 눈을 마주치고 말았다.


어, 문학소년  ~ 잘하고 가.


빼박 상황이 되어버린 지라 도망가지 않고 한번 내 캐리커쳐를 그려보기로 했다. 캐리커쳐를 그리는 분들을 가만히 살펴보니 각각의 특징이 있었다. 실물보다 엄청 예쁘게 그려주는 분,  만화처럼 그리는 분. 초상화처럼 그리는 분, 엉망으로 그리는 분..


그런데 내가 선 줄의 그분은 달랐다. 사람의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한 후 그것을 그림으로 표현하는데 3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일부러 빠르게 그리시는 건지도 모르겠으나 그 Quality는 어디에 내놓아도 견줄 수 있는 그런 수준이었다.


3분 만에 그려진 내 캐리커쳐를 받고 나서 처음에는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다. 캐리커쳐의 특징은 사람을 이쁘게 그려주는 게 아니니까. 어찌 보면 작은 눈, 낮은 코. 두터운 입술에 광대뼈까지... 나의 외모적인 단점을 극대화시켰다고도 볼 수 있는 거니까.


이분이 아닌 다른 작가들이 그려준 캐리커쳐는 실물보다 이쁘게 그려졌다. 그래서 그런지 서로들 자기의 캐리커쳐를 사무실 책상에 올려두기 바빴다. 반면 나는 조용히 안 주머니에 넣었다. 은행 직원들이 볼 때마다 킥킥거리고 웃었기 때문이다.


대박. 팀장님 완똑!!!


버릴까.... 하다가 집으로 가지고 오니 와이프도 대박 똑같다면서 박장대소를 했다. 나는 더 기분이 나빠졌다. 내가 저렇게 생겼나?


와이프 몰래 화장실로 가서 거울을 봤지만 나는 저 그림보다는 잘 생긴 것 같은데...


칫!  지만 이쁘면 단가.. 나쁜 마누라 같으니.


내가 나를 버릴 수 없으니 와이프 보고 버리라고 할 심상으로 짜증을 내면서 그 캐리커쳐를 휴지통 근처에 두었다.


얼마 후 그 캐리커쳐는 집에서 자취를 감췄다.




시간이 흘러서 거의 1년을 써 온 나의 15번째 책인 '비즈니스 문서 테크닉'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홍보 아닙니다. 지금은 절판되었습니다.) 마지막 편집을 하고 테스트 인쇄본을 받고 나니 편집자 분이 물어봤다.


필요하시면 책날개에 작가님 사진 실어드릴까요?


사진이라.... 이런 건 와이프님에게 물어봐야지. 나는 테스트 인쇄본을 집에 가지고 와서 와이프에게 이야기를 했다.


이번 책에 내 사진 넣어준다 하는데 증명사진 찍어둔 게 집에 있나? 넣지 말까? 못생긴 내 얼굴 나오면 책 더 안 팔리는 거 아냐. 뽀샵 처리를 해야 하나?


사진 말고 이걸로 해.


와이프는 화장대 쪽으로 가더니 화장품 뒤에 숨겨진 그때 그 캐리커쳐를 가지고 왔다.


어? 안 버렸네?


잘생긴 울 남편 완똑 그림을 어떻게 버려.


그래, 모든 은행 여직원들이 나에게 못생겼다 해도,  천사 같은 와이프님이 잘생겼다 하는데..


결국 이 캐리커쳐는 책에는 물론 인터파크 도서의 저자 소개란에도 등장하게 되었다.




올 초 우연히 집 식탁 옆 벽에 걸린 이 캐리커쳐를 보았고 그때 캐리커쳐를 그려준 작가님이 생각났다. 외모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분은 자신이 그린 내 캐리커쳐를 보면 자신이 그렸다는 것을 1초에 알 수 있지 않을까? 나보다 백 배 훌륭한 예술가 시니까.


제 캐리커쳐 그려주신 작가님, 아니 화가님 !


혹시 이 글 보시면  "짧은 댓글 하나 남겨주신 후" 바로 브런치 작가 소개 > 작가에게 제안하기를 이용해서 연락 좀 주세요. 제가 종각에서 가장 맛있는 밥집이라 생각하는 조금 솥밥에서 한 끼 모시겠습니다.


도란도란 사는 이야기 하고 소주 한잔 어떠실까요? 물론 제가 쏩니다. 부담 가지지 마시고 연락 주세요.


(Ps) 인터파크 도서 담당자님. 저자 소개 좀 업데이트해 주세요. 5년 이상 업데이트가 안 되었어요. 아무리 책이 잘 안 팔리는 작가라 해도 이거 좀 심하신 거 아닙니까? ㅋ


근데 여보, 나 정말 잘생겨 보이는 거야? 당신 이제 노안이 온 거 같아. 안과 좀 가봐야 하지 않을까?





브런치 독자분들로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았던 [자네는 딱 노력하는 만큼 받을 팔자야] 브런치 북이, 2022년 브런치북 프로젝트 특별상을 받아서, 글라이더 출판사에서 책으로 출간이 되었습니다.  구석구석 발품 팔아 누볐던 서울 아파트 상세정보와, 부동산 재테크와 관련한 핵심 정보들을 추가하였습니다.  


자네는 딱 노력한 만큼 받을 팔자야 | 문학소년 - 교보문고 (kyobobook.co.kr)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8494351


▞ 책 속으로     

부모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20대와 막 결혼한 30대 신혼부부가 부동산 재테크를 시작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정이 있는 무주택자라면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집 하나 가지고 있지만 남들 오를 때 같이 오르지 않아서 속상한 사람이라면 어떻게 해야 똘똘한 1주택으로 갈아타고, 성공적인 부동산 재테크를 할 수 있을까? 지금은 지방에 살지만 언젠가는 서울 핵심 아파트를 장만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

- 6쪽     


강남은 지하철과 버스노선이 구석구석 거미줄처럼 연결된 차 없이 다니기 좋은 교통의 요지다. 강남구 임장을 할 때는 강남의 주요 동 들이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자녀 교육 때문에 강남을 선택한 학부모들에게 아이가 안전하고 빠르게 대치동 학원가를 걸어서 혹은 학원버스를 이용해서 갈 수 있는지의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강남구 아래쪽에 위치한 개포동을 기준으로 위로는 도곡동과 대치동이, 그 위로 역삼동과 삼성동, 그 위로 논현동과 신사동,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강에 맞닿아 있는 압구정동과 청담동이 있다. 촘촘한 지하철과 왼쪽 경부고속도로, 오른쪽에는 단군 이래 최대 규모로 개발 예정인 영동대로 라인까지 사방팔방 빈틈없이 교통망과 개발 호재로 채워져 있는 곳, 이곳이 바로 강남이다.

- 12쪽     


점쟁이의 말에 와이프는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침착하게 다시 물어봤다.

“아까 하나가 부족하다 하셨는데 그게 뭔가요?”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도 안 도와줄 팔자야.”

“그런데 누구나 다 노력해야 잘 사는 거 아닌가요?”

“부모 복이 없다고. 심지어 형제자매 복도 없어. 부모가 날개를 달아줬으면 날아올랐는데 날개를 안 달아줬어. 그리고 자네도 마찬가지야.”

“저도요?”

“어. 자네도 아무도 안 도와줘. 모든 것을 스스로 해야 해.” 

와이프는 깊은 절망에 빠졌다.

“그럼 이제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래도 노력하면 돼. 남편은 딱 노력하는 것만큼 받을 팔자야.”

“무슨 팔자가 이런가요? 딱 노력하는 것만큼만 받을 수 있다니요.” 와이프는 한숨을 쉬었다. 

“무슨 팔자가 이러냐니! 세상에 노력을 죽도록 해도 뜻대로 안 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 33쪽     


(기초 2) 재테크와 부동산 공부는 돈을 모은 후에 하는 것이 아니다

부동산 가격이 주춤한 지금, 우리는 더 우울해졌다. 지금 살고 있는 집 가격은 떨어졌고, 가고 싶은 아파트는 천정부지로 올라버렸고, 심지어 아직 전세나 월세로 사시는 분들도 부지기수다. 보유 중인 자산으로는 ‘영끌’을 해도 강남은 커녕 서울 주요 신축 아파트는 꿈도 못 꾸는데 시간 내서 공부를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그러나 이는 ‘지금 돈이 없는데 재테크 공부를 당장 할 필요가 없지 않나요?’라고 물어보는 것과 같다. 지금 돈이 없다고 공부를 하지 않고, 돈이 모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재테크 공부를 시작하는 게 맞을까? 

재테크 공부는 돈을 모으기 위해서 하는 공부지 돈을 모은 후에 하는 공부가 아니다. 부동산 역시 마찬가지다. 부동산 공부는 좋은 부동산을 사기 위해서 하는 공부다. 좋지 않은 부동산을 어쩌다 매입 후 그때서야 부동산 공부를 시작하는 건 쓸모없는 짓이다.

- 256쪽     


(1)2023년 하반기 청약 트렌드와 전망

왜 규제를 다시 풀어주는 걸까? 정부는 가격이 폭락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미분양 주택의 증가로 인한 건설회사의 줄도산도 원하지 않는다. 말로는 시장원리에 따른다고 하지만, 정작 대형 건설사가 미분양으로 인해서 도산의 위기에 처한다면 정부는 그 건설사를 살리기 위해서 노력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미분양 주택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주택자가 아닌, 유주택자와 다주택자들이 지갑을 열어서 미분양 아파트를 사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전에 재미를 봤던 유주택자와 다주택자들은 미분양 아파트도 잘만 고르면 시간이 흘러 알짜배기가 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주택을 소유한 적이 없는 무주택자뿐이다.

- 264~2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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