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가르침

식사 예절


요즘 TV에서 많은 먹방 프로그램이 있다 보니 자주 볼 기회가 있는데 가끔 요즘 젊은이들 주방이나 식사 예절이 잘못된 것을 보며 우리 부모님이 7명의 형제들에게 평생 알려주신 예절들을 적어 본다.
당시 아버님은 거의 부엌에 들어가는 일이 없으셨다.
모든 식사하는 예절은 어머님이 가르쳐 주셨다.
그 때는 재래식 부엌이 따로 있었고, 식사는 작은 부엌 문을 통해서 들어오는 음식을 받아 안 방에서 다같이 둘러 앉아 했던 환경이었다.

1. 아버님이 수저를 들기 전에 자식들은 먼저 수저를 들지 말고, 부모님이 한 입 드시고 난 뒤 부터 식사해라.

2. 식사 도중에 숟가락이나 젓가락을 밥 그릇에 꽂지 마라. 그건 제사지낼 때나 망자에게 드리는 예절이다.

3. 다같이 먹는 찌개를 숟가락으로 퍼 먹을 때는 반드시 자신의 숟가락을 깨끗하게 하고 찌개 그릇에 넣어라.

4. 젓가락으로 반찬을 집어 먹을 때도 자신의 젓가락 끝에 무엇이 남아 있지 않게 하라.

5. 밥을 푸는 경우가 있을 때 밥통을 열어 우선 주걱으로 밥을 섞어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밥이 덩어리 째 그릇에 들어가게 된다.

6. 밥상은 미리 꺼내서 펴 놓고 행주로 닦은 뒤, 수저는 항상 왼쪽, 젓가락은 오른 쪽에 놓아야 한다. 또한 숫가락을 엎어 놓지 마라.

7. 가능한 한 손에 숟가락과 젓가락을 동시에 들고 먹지 마라.

8. 김치를 먹을 때는 절대 자신의 젓가락으로 김치를 뒤적이지 마라. 또한 김치그릇의 위에서부터 김치를 집어야 한다. 김치 아래 부분에 있는 것을 먹는다고 김치를 뒤적이지 마라. 김치가 크다고 김치 그릇안에서 자를려고 하지 말고, 자신의 그릇에 가져다 잘라 먹어라.

9. 밥을 먹기 전에 양이 많다고 생각되면 반드시 먹기 전에 밥통에 덜어 놓아라.

10. 밥을 다 먹을 때 쯤에 반드시 물을 부어 먹어야 쌀 한 톨도 다 먹게 되며 그릇이 깨끗해 지고 그게 설거지를 하는 엄마를 돕는 일이다. 그 때 마다 꼭 하시는 말씀이 '죽어서 엄마를 보고 싶으면 밥 먹은 그릇에 물을 부어 놓아라'.

이 말은 내 평생의 좌우명이다. 죽어서 엄마를 보고 싶으니까...

11. 반찬 투정을 하지 마라. 본인이 싫어하는 음식은 안 먹어도 되지만 부모님이 해 주시는 것은 자식들이 다 먹을 만 하니까 해 주는 것이니 반찬을 가리지 마라.

12. 할 수 있으면 식사 후 자신이 먹은 그릇과 수저, 젓가락은 설거지통에 가져다 놓아라.

13. 식사를 준비하는 것도 힘드니 가능한 설거지는 자식들이 해 주었으면 좋겠다.

14. 아궁이에 장작 불을 때거나 연탄을 갈아 넣을 때, 가능한 남자들이 도와 주었으면 좋겠다.

15. 반찬을 부엌에서 만들면 자식들이 하나 둘 씩 가져다가 밥상에 가져다 놓아라.

16. 반찬 하나가 맛있다고 혼자 다 먹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라. 네가 맛있으면 다른 형제들고 먹고 싶은 것이다. 또한 아버님과 형제들 먹고 난 뒤에 엄마와 누나가 부엌에서 따로 먹어야 하니 반찬을 남겨 두어야 한다.

17. 밥 먹는 중에 이야기를 안하는 것이 좋지만, 할 때는 가능한 입 안에 있는 것을 다 삼키고 이야기해라.

18. 밥 먹을 때 숟가락이나 젓가락질을 할 때 가능한 소리를 내지 말아라. 또한 먹을 때도 가능한 입으로 내는 소리를 줄여라.

19. 젓가락질을 제대로 해야 밖에 나가서 식사할 때 창피를 당하지 않는다.

20. 식사할 때 절대 누구를 꾸중하거나 화를 내지 말고, 혐오스러운 이야기를 하지 마라.

21. 누가 식사를 할 때 방에 누워 있지 말고, 밥 먹은 후 바로 눕지 마라. 소가 된다.

22. 아무리 자기 일이 있어도 식사는 다 같이 해야 엄마가 힘들지 않다.

23. 밥을 먹으며 책을 읽거나 TV를 보는 등 다른 짓하지 마라.

24. 설거지는 밥 먹고 바로 해야 그릇 씻기가 편하다. (겨울에는 밥풀이 그릇에 남아 있는 것을 나중에 설거지를 하게 되면 밥알이 딱딱해져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



살면서 이제까지 나는 대부분 위에 적은 어머님의 가르침대로 살고 있는데 사회생활 속에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나 혹은 TV에서 방영되는 프로그램들이 이렇게 하지 않는 것을 보며 속으로 안타까워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젓가락질을 잘 못하는 사람을 보며, 가르치지 않은 부모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이는 반찬을 집기 전, 젓가락의 끝을 맞출 때 자기 손바닥으로 맞추는 사람이 있다.
왜 같이 먹는 반찬에 닿는 젓가락을 늘 신체에 닿게 한 후에 반찬을 집는지 모르는 것 같다.
적어도 그건 개성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인의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김치를 먹을 때 젓가락으로 김치 그릇을 휘저어 김치를 고르거나, 김치에 양념이 많다고 김치를 들어 다른 김치에 양념을 털거나 묻혀 놓는 모습이라던가, 김치를 여러 개 들었다 놓았다 하는 모습을 보면 그 김치를 먹고 싶은 생각이 사라지며 가능한 그 사람과 한 식탁에 앉지 않으려 한다.

직장에서 근처 식당을 빌려 점심을 먹는데 많은 젊은이들이 밥통에서 자기 식판에 주걱으로 밥을 푸고는 밥통에 그냥 직각으로 꽂아 놓는 것을 보고 한 번 그렇게 하면 안되는 유래까지 가르쳐 주긴 했지만, 이 후 또 그러기에 그 다음부터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건 어른들 충고를 듣지 않는 그의 나쁜 성격이다.

그리고 식판에 음식을 잔뜩 가져와 남는 반찬을 그대로 버리는 것이 안타깝고, 밥을 너무 빨리 먹고 일어나는 것이 불편해 가끔 혼자 먹기도 한다. 내가 좋아하는 생선을 가져다가 구석 구석 발라 먹지 않고 대충 큰 살만 먹고는 그냥 버리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친구 한 명은 매운 김치를 먹지 못하니 늘 미리 작은 접시를 하나 가져다 놓고 자신의 김치를 가져다가 살짝 물에 씻어 먹는다. 그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난 그 친구를 좋아한다.

내가 결혼 후 살면서 우리 아이들도 편식을 했다. 그건 아내도 그렇게 자라서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로 인해 아내와 내가 참 많이 싸웠지만 고쳐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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