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고독자의 세계

보후밀 흐라발의 '너무 시끄러운 고독'을 읽고

읽은 내내 한 사람의 일터에서 일상과 삶이 늘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제목부터 반감의 여지를 남겼다. 쓸모없는 것들의 존재가 한 남자의 시선에 강렬한 아포리즘으로 인간다움을 위로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알 수 없는 공허함과 가슴 깊은 곳에 박힌 듯한 심오함이 나를 짓눌렀다. 누군가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을 35년간 책과 폐지를 함께한 남자 한탸, 그의 시선으로 바라본 것들은 단순하지 않았다. 끈적끈적하고 하찮아 보이는 그의 일터에서 손을 떼지 못하는 알 수 없는 끌림에 오래도록 곱씹게 했다. 강한 뇌리를 때린 것처럼

"나는 삼십오 년째 폐지 더미 속에서 일하고 있다. 이 일이야말로 나의 온전한 러브 스토리다."

뜻하지 않게 많은 지식과 교양을 쌓은 한탸에서 약간의 부러움과 두려움이 압축되어 들어왔다. 책과 운명을 함께하는 인간의 모습을 폐지 압축공의 삶을 통해 보여준다는 것은 그 값어치가 어마어마하게 맞물려 있다는 것에 우리는 또 다른 세계를 꾸게 하는 책이다. 책의 가치를 발견하는 이상 그는 진정한 철학자요, 고독한 예술가임에 틀림없었다. 나는 그에게 고스란히 스며들고 마는 약한 존재이지만 늘 깨어있다는 것에 약간의 희망에서 위로를 건넸다.

"하늘은 인간적이지 않고, 사고하는 인간 역시 인간적이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그리고 싶어서가 아니라, 사고하는 행위 자체가 상식과 충돌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인간만이 바꾸고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희망은 있고 아름다운 일이 아닐까 하는 물음표를 던졌다.

책을 고독의 피신처로 삼는 그는 책에서 행복을 찾았고 그 머나먼 여정을 떠났다. 고도를 기다리면서

어쩌면 모순된 상황에서 살아가는 의미를 즐기고 있는 것을 보면 삶이란 것이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그 아이러니한 삶 속에서 여전히 우리는 그 믿음에서 살아가고 있다.

Stratovarius Forever를 들으며 약간의 취함에서 그를 위로해 봤다. 지금은 외삼촌의 앞마당에서 그만의 삶을 즐기고 있다는 것임을...

요즘 자신의 일과 삶에 회의적이라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짧지만 강렬하게 전해오는 메시지는 그에게 얻는 것이 너무나도 많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