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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상도 Jun 13. 2023

상가 수익 수백억 포기하고 도서관 지은 부산 기업

민간이 만든 '북두칠성 도서관'

부산의 한 기업에서 상가 분양 수익을 포기하고 시민의 삶의 질을 위한 도서관을 지었다. 상가로 분양했으면 수백억 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을 공간을 도서관으로 조성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헌신하는 마음과 지역을 사랑하고 독서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그 가능성은 희박했을지도 모른다.


 "내겐 책이 곧 대학이었고, 삶의 멘토였다"라고 말한 협성종합건업 정철원 사장은 독서광이다. 그는 독서 문화의 철학을 담아 도서관 설립에 애정과 헌신을 녹였다. 민간기업이 만들어 운영하는 도서관이라 더 궁금했다. 일본의 다케오도서관처럼 주민의 삶과 복합문화가 직결된 도서관일까? 핀란드에서 모든 이의 거실로 불린다는 '오디도서관'처럼 이색적일까?


타 지역에서 오시는 분들은 KTX 부산역에서 2층 대합실 9번 출구로 나와 구름다리를 건너면 '협성마리나 G7' 3층으로 연결되어 이용이 편리하다. 10분 거리다. '책이 사람을 만나 빛이 되고 길이 되는 공간'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지난 2021년 5월에 개관한 북두칠성 도서관은 면적 400평에 장서는 2만 권 이상으로 입구부터 천장과 맞닿은 수많은 책이 시선을 끌었고 원형 모양을 한 책으로 둘러싸여 마치 영화 <인터스텔라>의 시공간을 여행하는 듯하다.



책도 보고 공연도 즐기는 계단형 서가인 책오름광장, 독서 토론이나 책 낭독회 등을 여는 글길학당과 글고운학당, 공연의 장 아트홀, 아이와 부모가 함께하는 꿈틀이방 등 누구나 즐겁게 책을 읽거나 즐길거리를 찾아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자유로운 틈새 공간으로 채웠다. 집의 아늑한 공간처럼 엎드리고, 눕거나, 앉아 책을 읽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길을 잃었을 때 방향을 찾을 수 있는 나침반 역할처럼 어려울 때 책과 삶의 길잡이가 되어주어 방향을 찾아 줄 수 있는 마음을 담아 '북두칠성'이라 도서관 이름을 지었다. 기존의 도서관 분류방식에 탈피하여 별자리로 모티브 한 인문교양, 문학, 교육, 심리, 에코, 젠더수업, 모험 등 북두칠성만의 일곱 가지 주제로 정보의 바다에서 표류하지 않을 새로운 지속 가능성의 인간 가치를 담았다. 북큐레이팅에는 김미향 작가(인문교양), 김경집 교수(교육), 정선영 교수(심리), 이윤숙 에코페미니스트(에코), 정희진 박사(젠더수업), 이다혜 작가(모험) 등이 참여했다.


달의 모양이 조금씩 변하듯이 매월 바뀌는 주제로 다양한 책들을 만날 수 있는 서가인 달빛서가에는 6월의 주제에 시선이 끌렸다. 그 첫 번째 단 하나뿐인 지구를 위하는 긍정적인 시작점 '두 번째 지구는 없다'라는 주제로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기로 했다> 등의 주제와 관련된 책들이 있었다. 두 번째 주제로 '익숙하면서도 낯선 세계'에서 마음껏 상상할 수 있는 <고래>, <오직 달님만이>, <아무도 모르는 기적>, <장수탕 선녀님> 등 소설, 동화책, 그림책이 전시됐다.

세 번째 '걷기의 즐거움'에서는 걷기의 다양한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는 도서인 <주말엔 숲으로>, <걷기의 인문학>, <작게 걷기>, <걷는 사람, 하정우> 등이 북큐레이션 되었다. 


여기에 책갈피로 활용할 수 있는 굿즈를 자체적으로 만들었고 부산의 지역주민과 청년작가가 함께 만든 기념품이 전시되어 눈길을 끌었다.


시민을 위한 음악 콘서트, 원데이 특강, 주말 아카데미, 독서클럽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어 단순히 책으로 가득한 공간이 아니라 시민의 삶과 직결되는 자연스러운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곳으로 실현되고 있었다. 오는 6월 24일 오후 5시에는 싱어송라이터 김새녘의 콘서트가 열린다.

도서관이 우리에게 주는 일상은 중요하다. 함께 읽고 생각하고 질문하고 만들고 나누는 그런 시민을 위한 멋진 '문화콘텐츠'로 만들어가는 복합문화공간을 기대해 본다. 북두칠성 도서관이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나 사계절 볼 수 있는 '북두칠성'처럼 빛이 되고 길이 되어주는 시민의 든든한 지식의 문화 허브가 되었으면 좋겠다.



https://omn.kr/24bqw

* 이 글은 오마이뉴스 6. 13일자로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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