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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상도 Dec 07. 2023

내가 같이 있을게

김하연의 <너만 모르는 진실>을 읽고

청소년 사망원인 1위가 11년째 '고의적 자해'(자살)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등학생 10명 중 3명가량은 1년 내 우울감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과 함께 이런 내용의 '2023 청소년 통계'를 30일 발표했다. 청소년 통계는 청소년 기본법에서 정의한 청소년(9∼24세)의 교육·건강·여가·사회참여 등 육체적·정신적 상황을 전반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도록 조사한 것이다. 자살이라는 위험신호를 알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마음의 자세가 필요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 ‘제갈윤’을 지키지 못하고 떠나보내고 있는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는 기억에 오래 남는다. 김하연의 ‘너만 모르는 진실’은 읽은 내내 등장인물들의 심리적 묘사와 감정들이 잘 드러났다. 

제갈윤의 죽음으로 인한 영화 동아리 부원이었던 성규, 우진, 소영, 동호에게 각각 전달된 편지에서 시작되지만 결국 진실을 덮는 우리 삶의 이기심에서부터 그 시작점 되었고 등장인물들은 우리 모두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나는 이들과 무엇이 다를까? 성규의 행동과 말, 우진의 용기. 소영의 회피, 동호의 거짓과 진실사이에서 갈등하는 그들은 고2이지만 늘 불안과 감정이 절제되지 않는 10대들이다. 그들에게도 양심의 울림이 존재하기에 끝끝내 저버리지 않는 작은 희망의 단추가 있다. 타인을 향한 믿음과 용기가 필요할 때이다. 이 소설은 우리에게 ‘타인을 향한 작은 친절과 다정함’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는지 일깨워 주었다.     



"타인을 향한 작은 친절과 다정함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


말 한마디가 놀라운 힘은 발휘하지만 쉽게 꺼내지 못하는 것이 몹시 아쉬운 것은 나 또한 그런 시절을 겪어 왔기에 아쉬움이 크다. 소설은 읽은 후 부끄러움이 더 강렬하다. 옳은 선택을 한 우진의 용기가 박수를 쳐 주고 싶다. 누구에게나 처해진 사건을 마주한다면 우리에게 드러나는 심리는 불안으로 가득 찰 가능성은 늘 잠재돼 있다는 것임을.


"내가 같이 있을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은 결국 사람과 사람에서 오는 진실과 믿음에서 오는 마음의 공감이다. 나쁜 아이는 없다. 성규와 소영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마음을 되돌리려고 하는 모든 이의 마음의 울림이다. 어렵지만 함께 사랑하고, 배려, 친절, 공감으로 다가가야 한다. 


학교 상담실에 한 권 정도 있으면 좋겠다. 청소년들에게 읽어보고 하고 등장인물의 입장에서 나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감정과 결의 생각들을 멈춰보게 하고 싶다. 우리에게는 결국 끊어오는 감정의 깊은 골을 벗어나게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사람은 진실됨이 있기에 한 사람이라도 포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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