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소설가 백은별의 글에는 사회에서 다루지 않은 신선한 울림이 있다. 최근 1억 고액 기부자로 이름 올린 은별 양은 ‘시한부’, 최근에 출간한 ‘윤슬의 바다’가 청소년 사이에서도 잘 읽히는 소설이다. 어쩌면 소녀의 글은 현재를 살아가는 청소년에게 공감과 연대를 열어가는 힘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소설은 ‘사랑’ 이야기 이전에 우리 사회의 이야기이면서도 아직 녹슬지 않는 질문을 던지는 한 소녀의 글에 나타난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음을 던진다. 윤슬과 바다 두 청소년의 순수한 만남에서 죽음을 이르는 길에서 우리 주변에 누구 하나 나서지 않았고 돌보지 못했다. 초능력자 윤슬을 그 사회에서 배척되어야 할 존재로 인식되는 문제는 우리 사회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현실과 겹쳐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진실한 사랑을 찾아나서는 어떤 용기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그 길 앞에서 진정한 마음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사랑하고 아파도 하고 고민도 하는 청소년의 삶의 모순 앞에서 우리 어른들은 진정 청소년에게 깊은 말을 던질 수 있을까. 선택의 순간은 우리가 연결하는 어떤 방황 같은 것. 답이 없는 삶에서 인정하고 아름답게 다가가는 사랑을 응원해야 한다. 빛나는 윤슬처럼 우리의 사랑은 한 시절의 찬란함을 흔들리는 마음이라는 것임을.
“우리의 사랑은 성숙할 리 없었다. 아니, 평생 성숙하지 않을 것 같다. 몇 년의 시간이 더 흘러도, 어른이 되어도, 나이를 더 먹어도 우리는 지금 이 아름다운 시간에 영원히 멈춰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 우린, 얼빠지고 멍청한 사랑을 하자. 절대 성숙해지지 말자. 현실은 신경 쓰지 말자.”(126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