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동평화도서관·윤현진도서관
얼마 전 마산지혜의바다에서 ‘인공지능 시대, 뇌과학으로 삶을 성찰하다’라는 주제로 한 뇌과학자 정재승 교수의 강연을 들었다. 수준 높은 강연을 듣는다는 것은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깊이 있는 앎을 경험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도 도서관에서 실시간으로 듣고 깨어있는 새로운 관점으로 나를 들여볼 수 있었다.
도서관은 우리 삶에 선한 영향력으로서 강렬한 임팩트를 만들어낸다. 정보 활용 리터러시, 평생교육, 격차 해소, 강연과 문화 행사 등 다양한 일상의 삶에 중요한 지적 자유를 위한 교육 커뮤니티 기관의 역할을 제공하고 있다. 결국, 도서관은 정보 및 지식 확산은 물론 공동체 활성화에 영향을 준다. ‘도서관’은 고도로 조직화한 사유가 가능하고, 이를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는 존재인 ‘인류의 지적 품격을 환기하는 장소’라 했다. 도서관의 품격이 그 나라의 지적 품격을 말해주는 듯하다.
특히 그 지역의 특색있는 도서관은 지역의 자부심이다. 정체성이 살아있는 도서관은 지역주민의 삶에 어떤 의미와 가치로 채워질까. 양산시 출신 독립운동가 이름을 딴 ‘윤현진도서관’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의 숭고한 삶과 뜻을 기린 ‘김복동평화도서관’으로 새로운 별칭이 생긴 ‘양산도서관’을 방문했다.
양산도서관 주차장 입구에는 ‘평화의 소녀상’이 있다. 소녀상에는 김복동 할머니의 약력 등이 기록됐다. 건립비를 후원한 양산시민의 이름도 새겨졌다. 도서관 입구에 새겨진 소녀상은 미래세대 어린이, 청소년들이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교육현장이 되었다.
고 김복동 할머니는 양산 출신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피해 사실을 국제 사회에 증언하며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알렸다. 고 김복동 할머니의 발자취, 역사적 장소를 따라가는 ‘김복동의 길’을 알리는 살아있는 역사체험 프로그램이 열린다.
9월에는 중고등 대상으로 양산 ‘김복동의 길’ 10월에는 ‘학생 학부모, 시민을 대상으로 한 양산 ‘김복동의 길’ 11월 대구 희움일본군위안부역사관, 청라언덕, 대구 근대로 등 역사적 체험을 생생하게 느끼도록 했다.
자세한 사항은 김복동평화공원양산시민추진위 사무국(055-365-3417)으로 문의하면 된다.
도서관에서는 동네책방과 함께하는 북큐레이션, ‘나를 위한 공간에서 살고 있나요?’ 9월 주제가 있는 북 커넥트, Let’s read 독서 포트폴리오 패자부활전, 이야기가 있는 영화 속 재즈 인문학 강연 등 다양한 행사를 즐기고 체험할 수 있다. 독서 치유, 동네책방 ‘기빙트리’와 함께 환경을 생각하는 제로 웨이스트 숍과 생태 환경 도서와의 만남, 체험하고 공유할 수 있는 작가의 방, 테마별 도서 공간, 초등부터 일반까지 독서모임 등 양산도서관만의 지적 라이프스타일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양산 북부동에 있는 윤현진 도서관은 주택가 주변이라 조용한 곳이다. 양산의 위대한 독립운동가 윤현진 선생을 기리기 위한 도서관이다. 도서관 입구 오른쪽 벽면에는 우산 윤현진 사진이 있고, 왼쪽 벽면에는 7명의 독립운동가와 함께 찍은 흑백 사진이 있다. 윤현진 선생의 독립운동에 관한 이력을 읽다 보면 저절로 머리가 숙연해진다. 3층으로 이루어진 도서관 공간에서 이용자를 배려하는 곳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예를 들면 여성 전용 수유실 공간과 진로·취업·창업 특성화 코너에는 26개의 직무 분야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자랑할 만한 하다. 도서관 밖에는 책을 테마로 한 책 조형물인 희망어린이공원이 있다.
윤현진 선생 및 지역 독립운동가의 관련 기록물 자료와 역사 코너가 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그 지역 출신의 독립운동가나 의병, 정의로운 활동가, 특별한 장소, 상징적인 공간, 작가 등은 그 지역을 알리고 다음 세대를 위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 자체가 지역적이고 그 지역의 문화를 아우르는 자부심의 표현이다.
도서관은 그 지역민과 지역의 문화의 품격을 높여주기에 도서관 이름 하나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자긍심을 높일 수 있으므로 그 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두 분의 삶과 뜻을 기리기 위한 정신을 도서관이라는 현장에서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