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출근하다 라디오에서 다음 기사를 접했다. “미국의 한 60대 남성은 최근 소금 섭취를 중단하는 실험을 하던 중 챗GPT에 소금 대체제를 질문했다. 그는 인공지능(AI)이 추천한 브롬화나트륨을 소금 대체제로 먹었다. 독성 화합물을 섭취해 3주간 병원 에 입원하는 일이 벌어졌다.”
챗GPT의 잘못된 답변을 믿은 사례다. 문맥상 흐름을 명확하게 판단하는 어휘력과 비판력을 겸비하는 문해력이 오늘날 인공지능 시대에 더욱 절실하다. 교육부가 발표한 ‘제4차 성인 문해능력 조사’에 따르면, 성인 중 초 1~2학년 수준의 ‘문해 능력 1’에 해당하는 비율은 146만 명에 달한다.
문해력 저하의 원인은 다양하다. 낮은 독서율, 숏폼 콘텐츠의 확산, 디지털 기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생활 습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자극적인 콘텐츠에 익숙해진 사람은 긴 글을 읽고 깊이 있게 사고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단순히 ‘글을 읽을 줄 아는 것’과 ‘그 내용을 이해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문해력은 아동과 청소년의 학업 성취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양한 영역의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문해력을 높이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리베카 솔닛의 에세이 ‘멀고도 가까운’에서 “책은 다른 이의 몸 안에서 박동하는 심장이다”란 말처럼 타인의 고통에 자기의 감정 이입하는 방법은 문해력을 키우는데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