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위한 AI 교육 포럼’ 후기 : ‘모난 돌’이 필요한 인간형을 길러내자.
이번 포럼은 기술 중심을 벗어나 사람 중심 AI 교육의 방향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자리였다. AI가 가져올 교육의 변화와 그에 따른 기회와 위험을 폭넓게 성찰하며, 교육현장에서 어떤 준비가 필요할지 모색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첫째 날에는 문병로 서울대 교수가 「AI 시대, 교육은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를 주제로 기조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AI 시대의 핵심 역량을 제시하며, 교육이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변화에 적응하고 기술을 비판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이어 조영환 교수, 정훈 대표, 손화철 교수의 발표가 이어지며 실제 학교에서의 AI 활용 가능성, 윤리적 고려 그리고 인간 고유 역량의 중요성 등 다양한 관점에서 AI 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했다.
손화철 교수는 교육에서 오랫동안 자리해 온 ‘정답 신화’가 오히려 인간을 AI처럼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질문하는 능력이야말로 인간이 가진 핵심 역량이며, 이는 기술을 책임 있게 활용하기 위한 시민성과 연결된다.”라고 강조했다. AI가 아무리 고도화되더라도 의문을 제기하고 탐구하는 인간의 능력이 교육의 중심에 자리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인상 깊었다.
둘째 날에는 박태웅 녹서포럼 의장이 「AI 시대, 기술은 인간을 위한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치며,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삶을 존중하고 확장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정민환 교수, 심재경 상무, 주정흔 연구위원이 참여한 포럼에서는 정책·실천적 과제를 중심으로 현장 적용 방안을 논의하며 활발한 의견이 오갔다.
Code.org 창립자 하디 파르토비는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학생들이 AI를 단순히 사용하는 소비자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AI가 어떻게 작동하고 어떤 한계가 있는지 이해하며, AI를 활용해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코딩 그 자체보다 비판적 사고, 책임 있는 설계, 그리고 AI 시대를 이끌 역량이 교육의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주정흔 연구위원은 AI 발전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가 얼마나 똑똑해졌는지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하는 인간이 어떤 존재적 앎을 지켜낼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AI 시대에도 인간의 자기 주도성, 탄력 회복성을 길러내는 교육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짐을 환기해 준 발언이었다.
이번 포럼을 통해 분명해진 사실은, AI의 등장은 교육을 위협하는 기술적 도전이 아니라 교육을 재정의할 기회라는 것이다.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고유 능력을 기르는 교육, 기술을 주체적으로 활용하고 책임 있게 설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교육이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임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속담과 달리 모난 돌이 요즘 AI 시대에 꼭 필요한 인간형이다. “정형화된 능력은 AI가 대신한다. 이제는 모난 돌이 필요한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