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난 뒤, 요즘 우리학교 중딩 아이들의 말과 생각이 겹겹이 포개져 마음속으로 스며들었다. 이 책을 소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27년간 교단에 선 현직 교사가 교실 속에서 보고, 듣고, 느낀 상흔을 기록한 『기울어진 교실』(서부원)은 오늘날 학교 현장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게 한다. 교실 속 고등학생들은 선하기도 하고, 악하기도 하며, 유별나거나 때로는 황당한 말과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저자는 이러한 모습들이 가랑비에 옷 젖듯 서서히 극우화되는 현실과 맞닿아 있음을 날카롭게 포착한다. 상대를 적대시하고, 혐오와 차별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인식이 교실 안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쉽게 놀라움을 감출 수 없게 만든다.
이 뒤틀린 세상을 어떻게 하면 바룰 수 있을까.
“장애인들의 절박한 호소를 무시해 온 정치인들도 문제지만, 불특정 다수에게 불편을 끼쳐 소수인 그들의 이익을 관철하려는 장애인들도 문제라고 봐요.”
이 문장은 단순한 개인의 의견을 넘어, 오늘날 사회적 갈등이 어떤 방식으로 내면화되고 재생산되는지를 잘 보여준다. 저자는 이러한 발언들을 외면하거나 단죄하기보다, 논란이 되는 문제들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마주하려는 그 고단한 시도가 오히려 안쓰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의 ‘기울어진 교실’을 바로 세우려는 저자의 태도에서는 분명한 희망이 읽힌다.
'느린' 독서만이 유튜브 중독을 치유하고, 쓰나미처럼 밀어닥치는 극우화를 막아낼 수 있다.(저자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