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테판 클라인의 『뇌는 어떻게 변화를 거부하는가』를 읽고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말처럼 어디 그게 쉬운 일이던가. 변해야 살고, 바꿔야 낡은 습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명제는 언제나 옳다. 그러나 그 명제가 삶에서 실제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새로움을 끊임없이 환기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우리는 왜 변화하고자 하는 마음은 있으면서도 쉽게 달라지지 못할까. 더 나은 선택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익숙한 하루를 좀처럼 놓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뇌는 어떻게 변화를 거부하는가』는 이 질문을 조급하게 해결하려 들지 않는다. 대신 우리가 왜 멈춰 서 있는지부터 차분히 살펴본다.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변화하지 못한 시간들이 의지의 실패나 나태함 때문만은 아니라 우리는 스스로 파놓은 함정에 걸려 있기 때문이다. 즉, 인지 오류와 고정관념, 그리고 착각이 우리의 선택을 지배하며 삶의 변화를 가로막는다. 코카콜라를 비롯한 기업들의 실패 사례를 보면 인간이 얼마나 익숙함에 집착하는 존재인지 보여준다.
책에 소개되는 1997년 카리브해 몬트세랫 화산섬의 사례는 이러한 인간의 본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화산 폭발의 위험을 알면서도 “내가 살던 곳”이라는 이유 하나로 다시 집으로 돌아간 사람들. 극단적인 사례처럼 보이지만, 사실 우리는 매일 그와 비슷한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변화를 미루고, 지금의 불편함에 머무는 선택으로. 개인의 삶뿐 아니라 기후 위기, 인공지능의 부상, 급속한 고령화와 같은 사회적 문제 앞에서도 인간은 늘 변화가 필요하면서도 불확실성 앞에서 주저한다.
“변화는 비약적으로 일어난다. 관성, 피드백 효과, 불안정성, 임계점 등이 합쳐져 갑자기 다른 상태가 등장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태도와 행동으로 서로를 전염시키고, 이것은 예기치 못했던 변화를 가능케 한다.”(288-289페이지)
책을 덮고 나서 삶이 당장 달라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변화 앞에서 나를 몰아붙이던 태도는 분명 달라진다. 변하지 못하는 나를 비난하기보다, 왜 망설이는지를 먼저 묻게 되었다. 이 책은 변화를 요구하는 책이 아니라, 변화 앞에 서 있는 마음을 이해해주는 책으로 다시 한 걸음을 내딛게 하는 가장 현실적인 출발점임을 조용히 일깨운다. 변화를 꿈꾸면서도 늘 제자리라고 느끼는 독자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