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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상도 Aug 31. 2021

문화와 정감이 넘치는 추억길, 진영 찬새내골 마을

“그땐 그랬지”    

우리는 어릴 적 고향의 골목길에서 놀던 추억 하나쯤 품고 있다. 나이가 들어 그 골목길의 추억을 생각하고 보듬는 일은 행복한 순간을 그리고 힐링을 받는 기분이다.

통영의 동피랑, 서피랑 벽화골목처럼 아담하게 그려진 김해 진영의 찬새내골마을(서구 2마을)로 추억 속의 골목 여행길을 떠나보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은 금병산 아래 터를 잡고 있다. 마을의 이름은 ‘참 좋은 물이라는 참샘이 냇가에서 솟고 있다’는 뜻으로 지었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마을을 소개하는 안내판이 골목길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마을의 자랑거리는 찬새내골 이야기길, 추억의 빨래터, 찬새미 우물터, 우표 전시관, 문화광장, 금산사 등이 있어 작지만 알찬 골목길이다.

60, 70년대의 영상매체 작품들이 필름 속 담겨 있는 벽화를 출발점으로 시원한 물줄기가 그려진 선을 따라 찬새내골 이야기길이 이정표요, 안내자 역할을 한다.    

[사진 1.] 시원한 물줄기 따라 찬새내골 마을 이야기가 시작된다.    


옛 골목길을 그대로 살렸고 벽과 바닥에는 숨바꼭질, 땅따먹기 등 추억을 되살려 놓은 타일과 벽화가 어릴 적 감성이 묻어났다. 단감을 주제로 한 갖가지 벽화도 볼거리다. 노을이 지는 골목길에서 지붕과 대문, 벽들의 색감이 따뜻한 느낌을 주었다. 단감의 고장답게 단감을 들고 있는 어머니와 함께 찍은 가족사진은 어느 부모님의 앨범에 고이 간직한 흑백 추억의 이야기가 흘려 나올 듯하다.    

[사진 2.] 추억 속의 골목길을 걷다 보면 어릴 적 감성이 되살아난다.


이 마을의 가장 특색 있는 것은 색다른 문패다. 저마다의 부부, 가족 간의 사연 이야기를 기록한 문패는 스쳐가는 집마다 어떤 이야기가 맺혀 있는지 궁금함이 더해졌다. 고마워하거나 슬퍼하거나 때론 가슴 아픈 슬픈 사연도 한 세월 닮아가는 부부처럼 행복함이 가득 채워졌다. 그 집으로 들어가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한 가지에 피어난 꽃이라지요 한 줄기에 매달린 가지라지요 한 그루에 뻗어 난 뿌리라지요”

“툭하면 긁어대고 대놓고 원망하고 마음껏 비난해도 하루하루 끈끈이 희망을 엮어가고 담장 너머 세상은 언제나 고달픈데 간단없이 여미는 보금자리 별 뉘가 방책을 둘러주고”    


[사진 3.] 저마다 사연들을 기록한 문패는 찬새내골 마을에서만 볼 수 있는 이색적인 풍경이다.    


중간쯤 오면 시골의 정겨운 안방을 그대로 옮겨놓은 안방을 포토존으로 생동감 있게 꾸며졌다. 옛 가구와 이불, 달력이 그려져 있었고 이불에 걸친 돈은 그저 그때의 삶을 미소 짓게 한다.    


[사진 4.] 시골 안방 모습을 재현한 트릭아트의 포토존    


애환이 서린 참새미 우물터에 다다르면 투명한 유리관에 샛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볼 수 있도록 했다. 학습적인 자료로 남기기 위해서다. 바로 옆 건물은 우표 수집가가 세계 여러 나라의 시대별, 테마별, 국가별 우표를 보관하고 있는 곳인 우표 전시관이다. 우정에 관한 다양한 변천과정을 알 수 있어 마을의 이색적인 공간이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다.

지척에 마을의 핫플레이스 라 할 수 있는 꽃동산에는 예쁜 꽃들이 형형색색 아름다운 꽃밭으로 손님을 반기고 있었다. 

추억의 빨래터가 있는 곳에 빨래하는 여인의 조형물이 그때의 상황을 그렸다. 마을 끝자락에는 로컬푸드 판매장과 넓은 문화광장이 있고 주민들의 쉼터 진영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사진 5.] 옛 빨래터와 빨래하는 마을 여인의 조형물    


금병산 가는 길에는 일제 강점기 민족의 독립과 백성의 안녕 기원을 위하여 1940년에 창건한 금산사가 있다.

진영공원에서 바라보는 마을의 아름다운 노을은 진영 출신 김원일 작가의 작품 <노을>, 마지막 문장이 떠올랐다.    


“그의 눈에 비친 하늘은 분명 어둠을 맞는 핏빛 노을이 아니라 내일 아침을 기다리는 오색찬란한 무지갯빛이리라. 그와 마찬가지로 지금 차창 밖을 내다보고 있는 현구의 눈에 비친 아버지의 고향도 반드시 어둠을 기다리는, 그런 상처 깊은 고향이기보다는 내일 아침을 예비하는 다시 오고 싶은 고향일 수도 있으리라”    


2015년에 변애자(61) 이장과 주민들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낙후된 마을을 세련되고 문화가 흐르는 마을로 바꾸어 놓았다.

그 계기는 철길 마을 개발 사업인 ‘행복 W-Line 프로젝트’ 공모에 선정되어 고즈넉했던 서부 골짜기 골목이 추억이 깃던 정감이 넘치는 마을로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변애자 이장은 “부산의 감천 문화마을을 견학하면서 우리 마을도 할 수 있다는 믿음과 자신감이 지금의 마을을 만들 수 있었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마을 어르신과 함께하는 생활문화공동체 사업인 한글교실, 전통춤 생활체조(장구) 등 다양한 활동을 진영희망연구소와 함께 진행 중에 있다.


도시재생사업으로 12억을 지원받아 마을 폐가를 활용하여 문화센터 건립을 계획 중에 있는데 1층은 마을 어르신들이 참여하여 민속주, 식혜, 고추장을 제조하는 제조실로, 2층은 카페와 지역 문화인들의 창조 공간으로 이용될 예정이다.    


변애자 이장은 “주민들의 생활문화를 향상시켜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만들어 소득이 되고 활력소가 되도록 어르신에게는 자부심을, 방문객에는 마을문화와 자연을 만끽하고 힐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찬새내골 마을은 “주민과 어르신이 살아온 생활의 역사요, 문화의 향기가 가득한 공간이다”  


*이 글은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웹진 35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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