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세실리아 Jan 25. 2021

남자화장실에선 왜 기저귀 못 갈아입어요?

일곱 살 아들이 물었다.

일곱 살 아들이 “엄마, 왜 남자 화장실에선 기저귀 못 갈아입어요?" 물었다.

"갑자기 왜?" 물으니 "예전에 그런 적 있잖아요"란다.

설마 3년 전 일을 기억하는 건가 싶었다.


아이가 기저귀 차던 시절, 남편 친구 결혼식장에서 남편이 화장실에 데려갔다. 남편이 헐레벌떡 오더니 남자 화장실엔 기저귀 교환대가 없다며 나보고 다녀와야겠다며 기저귀를 건넸다.


결혼식용 불편한 옷과 구두에 아이 손을 잡고 여자화장실을 가니 기저귀 교환대가 있었다. 기저귀를 갈아주고 연회장으로 돌아왔다. 친구 결혼식 보랴 아이 챙기랴 정신없어서 '왜 여자화장실만 기저귀교환대가 있냐'같은 말을 한 기억은 없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저 말을 꺼낸 걸 보면 아이가 보기에도 이상했나 보다. 기저귀를 네 살 때 뗐으니, 최소 3년은 지난 일이다.


"아빠도 기저귀 입혀 줄 수 있잖아요. 근데 왜 남자 화장실에선 못해요?'라고 또 묻는다.

"맞아. 남자화장실에도 기저귀 갈 수 있는 곳이 있어야 해. 있는 곳도 많은데 아직 없는 곳도 있네”

"왜 여자화장실에만 있어요?"

"남자 화장실에도 있어야 하는데 잘못된 거야. 이제 바뀔거야”


아이 눈이 제일 정확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브런치는 개인적 공간일까, 아닐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