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도 않고 꿈꾸지 않으면 실패한 '을'이다

by 황규석


2025.04 천안

'을'은 복종에 익숙한 길들여진 사람이다. 갑에 아래에서 일하고 또 갑의 영향력 안에 있어서 위축되기 쉽다. 그것이 을의 숙명이다. 을은 그래서 천성적으로 현실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 작은 터울 안에서 약해 보이고 또 밖으로 나가길 주저하는 성격이 많이 있다. 꼰대가 된 을의 입장에서 보면 좀 더 도전하고 좀 더 적극적으로 시도했으면 내 삶은 을을 벋어나지 못했어도 좀 더 나은 모습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 아닌가. 갑의 인생도 유한하고 을의 인생도 유한하다. 갑과 을 이렇게 이분법적 구분도 사실 편의상 쉽게 나누었지만 갑은 조금은 더 도전적으로 살아온 사람들이 아닌가 싶다. 그런 사람들이 갑이 되는 것일 게다. 누구의 도움과 유산을 받았을지라도 그 갑의 상태를 유지하고 보전하는 것은 갑이 가진 특징이자 노하우리라.


을로 살지만 앞으로도 을로 살겠지만 한 번뿐인 인생 그래서 내 형편이 허락하는 한에서 작은 도전을 계속하고 싶다. 경제적 시간적 여유는 업지만 말이다. 나중에 후회하기 전에 말이다. 아직 건강이 허락하니까. 그런 면에서 자기 만이 가진 특징을 잘 살려나가는 것 또한 자신의 성장 을의 성장을 위해서 중요한 인생의 덕목이다.


주변에서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을 보기도 하고 뉴스를 통해서 보기도 한다. 유튜브를 보면 드라마를 보면서 외국어를 기가 막히게 하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외국인인데 한국어를 한국에 와보지도 않았는데 발음도 좋고 잘하는 사람을 보면 참 대단하게 느껴진다. 이제는 다문화세대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텔레비전 예능프로인 '미녀들의 수다'(2006~2009)에 나오는 외국 미녀들도 그런 경우이다. 낯선 세상을 위한 도전이 결국 방송 출연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나 싶다. 나도 외국어는 열심히 도전하려고 했는데 안된다. 하지만 영어의 경우 계속 말도 해봤고 호주에도 10개월 정도 일하고 살아보니 대화는 그렇게 두려운 생각은 없다.


꿈을 가지라고 누구나 말한다. 그런데 그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당장 갑에 치이고 작은 방과 먹고살아야 하는 현실에도 낙관적인 미래나 내일을 준비하는 꿈을 꾸라는 것은 진짜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나 역시 힘들 때는 좋은 꿈을 꾸면 기분이 좋아진다. 막연하더라도 미래의 잘 된 나를 그려보면 지금 이 정도 힘든 것은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이 된다. 그것이 지친 오늘을 이겨내는 힘과 에너지가 되고 있다. 그것이 자기 개발이든 운동이든 취미이든 말이다.


나도 좋은 글을 써서 좋은 책을 만들어 많은 사람의 공감과 사랑을 받고 싶은 생각이다. 그리고 나를 하찮게 여기고 무시했던 사람들에게 보란 듯이 자랑을 하고 싶다. 그러나 결국 그런 성장은 나 자신에게 떳떳하게 위해서다. 나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고 나를 아껴주면서 꿈을 꾸겠다고 오늘도 다짐한다. 난 할 수 있어. 난 할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마음을 다지고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면 목적지에 다다르거나 커다란 성공을 거두지 않았더라도 떳떳한 내 삶의 성적표를 기꺼이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을의 도전과 시도는 계속되어야 한다. 어쩌면 도전이 우리가 살아가는 힘의 원천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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