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과 남산 그리고 한강에는 정말 많은 외국인 여행자들을 볼 수 있다. 그만큼 한류로 대변되고 또 그것을 뛰어넘은 다양한 K-콘텐츠의 위력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넘쳐나고 있다. 한복을 입고 서울 시대를 활보하는 많은 관광객들. 한국의 선망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또한 어느 도시를 가나 일을 하러 온 외국인 노동자들을 정말 많이 볼 수 있다. 그들에게는 한국은 기회의 땅이다. 7,80년대 미국으로 이민을 간 한국인들처럼 동남아 국가에서 온 노동자들이 없으면 전국의 농어촌의 농사나 어업, 수확이 안 돌아간다고 한다.
지난 3월의 어느 주말 고향 대전에 가기 위해 잠시 들른 천안 버스 터미널의 모습을 담았다. 버스 승하차 찬 바닥에 쪼그려 앉은 외국인 노동자의 모습. 안쪽에 자리가 있음에도 뭐가 좀 불편한지 버스가 도착하고 출발하는 모습을 보며 조금은 처량하게 앉아있는 모습을 보니 측은하게도 느껴진다. 머나먼 한국에 돈을 벌러 온 그들의 모습은 불안하기도 하고 또 피곤해 보이기도 한다. 말이 서툴러서일까 아니면 가족과 함께 한 다정한 한국인들의 모습을 보면 고향의 가족이 생각나서 일부러 외면한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 역시도 그럴 때가 있었다. 20년 전이다. 2005년 1월에 호주에 나갔다가 11월에 한국에 돌아왔다. 오렌지 농장과 포도 농장에서 일을 했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가시에 찔리고 베이면서 오렌지와 포도를 정신없이 수확하는 외국인노동자로 살아보았다. 나도 터미널에서 구석에 물끄러미 사람들을 구경했다. 힘든 일과를 마치고 도미노 피자 한판을 사서 사람이 없는 공원에 가서 우걱우걱 콜라를 들이키며 뱃속을 채우기도 했다. 그런 시절이 떠올라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보면 그냥 마음이 짠한 것이다. 저번에 인력소개소를 지나가다 보니까 금발의 여성들 그러니까 러시아 쪽에서 오신 분들이 일을 나가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어쨌든 만물이 생동하고 꽃 피는 봄이 오면 고향의 모습이 더 떠오르리라 생각된다. 그렇게 고향을 그리워하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이제 다문화시대를 실감하면서 서로가 따뜻한 마음으로 그들과의 공생을 해나갔으면 한다. 어차피 인력이 필요한 시대니까 말이다. 또 좋은 사장님들이 더 많다는 것을 아니까. 우리 한국은 정이 많은 민족 아닌가 말이다. 하여튼 백인에게만 환대를 할 것이 아니라 피부색과 종교가 달라도 모두가 한국의 손님이니까 잘 대해주었으면 한다. 그들의 고향으로 가는 꿈과 희망이 잘 이루어지길 빌어본다. 을인 나도 그들과 나란히 하면 을이 아닌 갑이 아닐까 싶다. 을의 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