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빛 복숭아꽃이 수줍게 꽃망울을 살포시 드러냈다. 4월은 아름답고 또 아픈 달이다. 2014년 4월 16일 그날을 어떻게 잊을 수가 있을까. 벌써 11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진실은 수면에 떠오르지 않았다. 희미해지는 그날의 참사로 희생된 사람들이 매년 4월이면 떠오른다. 가장 많은 희생을 당한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교복을 입도 단정하게 찍은 사진이 영정사진이 될 줄은 누구도 몰랐을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과 형제들을 다시 만나지 못하고 영문도 모른 채 저 깊은 바닷속에서 그 젊디 젊은 꿈 많은 우리의 미래의 주역들이 꽃망울을 피지도 못하도 너무 안타깝고 억울하게 스러진 날이다.
그날 난 당직실에서 아침 출근 여유 있게 휴식을 취하고 신문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뉴스 특보 자막으로 제주로 가는 배가 침몰 중인데 다행히도 학생들이 거의 구조가 되었다는 뉴스의 자막을 보고 정말 다행이다 싶었다. 그런데 그것은 오보였다. 점점 기울어져 가는 세월호의 모습에 구조하려는 해양경찰선과 인근의 어선의 모습이 급박주위를 맴도는 모습을 보았다. 순간 기울어진 배의 유리창에서 보이는 밖을 바라보며 구조를 기다리는 어떤 학생의 얼굴을 목도할 수 있었다. 어떻게 저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생때같은 아이들을 영원히 다시 만질 수 없는 부모들의 타들어가는 마음은 아직도 진정이 되지 않았으리라.
나이를 먹고 흰머리와 주름이 생기다 보니 그날의 아픔을 상기하고 돌아보기가 너무 힘들다. 검고 윤기 나는 머리카락과 빛나는 우리 학생들의 미소가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인가 더욱 절감하고 있는 4월이다. 11년이 흘렀지만 그러나 정확한 원인도 아직 규명이 되지 않고 있다. 서서히 우리가 아이들의 희생 그날의 참상을 그저 이벤트로 치부하고 있지 않나 아쉽고 불안하기까지 하다. 결국은 안전에 대한 우리의 불감증이 사건을 키우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 우리 국민과 정부는 또 그런 대형 재난에 쉬쉬하고 있지는 않는가 돌아볼 때이다. 침몰의 원인과 구조의 실패를 정확하게 밝히는 일이 필요하다. 의혹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
아이들이 다시 어여쁜 꽃으로 가족의 마음속에 영원히 지지 않고 피어나길 바란다. 또한 뿌리 깊은 나무로 다시 태어나 사회의 안녕과 행복을 함께 빌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늦어진 개화시기에 핀 분홍 복숭아꽃을 보며 다시 그날의 아픔을 영원히 잊지 않고 기억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는 부모의 못다 이룬 꿈을 희망이었으리라. 누군가에게는 자식 이전에 다정한 친구였을 아이들 부디 저 하늘에도 아래를 굽어보며 환한 미소와 손을 흔들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우리는 결코 아이들을 잊지 않고 그 손을 놓지 않아야겠다. 어김없이 피는 봄꽃이 아이들의 영원히 빛나는 미소로 반짝이고 있다. 우리의 바람과 사랑이 아이들에게 닿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