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변하려고 했는데 아직도 변하기가 힘들어서 탈이다
가끔 나는 그런 생각이 든다. 예전의 나쁜 버릇이 아직도 남아있다는 그런 생각 말이다. 그래서 나에게 실망을 하곤 한다. 이를 테면 우유부단하다는 것, 주변을 잘 정리하지 못한다는 것, 착한 척 남을 위하는 척하지만 결국 나서지 못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우유는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우유부단하다니. 그럴 필요는 없는데 말이다. 선뜻 결정을 잘하지를 못한다. 꼭 필요할 때는 밥 값을 내기도 해야 하고 이 사람이 마음에 들면 마음에 든다고 확실히 이야기해야 하는데 말이다.
나중에 더 좋은 여자가 나타날 거야, 나중에 더 좋은 기회가 올 거야라고 재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더 안 좋은 결과를 받은 기억이 생각났다. 그리고 주변을 잘 정리하지 못하고 물건을 잘 버리지도 못한다. 책상은 그래서 금방 어지럽게 된다. 작년에 돌아가신 아버지는 깔끔하셨는데 나는 그러지 못한다. 조금 정리를 해놓다가도 곧 책이 널브러져 있고 과자 부스러기도 흘린 채 그대로 있다. 어느 책에서 봤는데 책상을 정리한 것을 보면 그 사람의 성공을 알 수 있다고 하는데.... 난...
여자 아니 이성의 문제도 그랬다. 용기도 없었을뿐더러 이 여자를 잡으면 저 여자가 도망갈 것 같았다. 이 여자 말고도 많을 거야. 더 기회는 있을 거야 하면서 거리를 더 좁히지 않았다. 내 주제 파악도 하지 못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나중에 후회도 했고 지금까지 미안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다. 그렇게 그런 누가 봐도 인정하고 돌아보니 정말 나쁜 나의 면모. 이런 모습이 아직도 남아있는 것을 보면 적잖이 나에게 실망을 하게 된다.
그래서 이제 인생의 반환점도 돌았으니 이제 불치병처럼 끼고 살아가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뭐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버릴 수 없으면 안고 가라 그 말이 나에게 해당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상대적인 평가와 감정으로 내가 가진 부분이 좋게 포장될 수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바꿔나가고 싶다. 아직도 수첩 다이어리 안에 옛날 승차권을 가지고 있고 옛날 연애편지도 박스째 보관하고 있다. 재미있는데 어떻게 버리냐. 이게 다 글의 소재가 되고 추억이지 않은가? 난 구제불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