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진학률이 높다고 모교에 자부심을 가져?

난 지잡대(!)라는 곳에 다니다가 학교를 때려치웠고 그러길 잘했다고 생각

by 황규석
원주 박경리 문학관



고등학교에 다닐 때 우리 학교는 입시가 끝나면 서울대에 몇 명, 연세대 몇 명 고려대 몇 명 기타 육사, 공사, 해사, 경찰대 등도 합격자의 이름과 함께 플랑카드를 걸어놓고는 하었다. 사립학교였던 우리는 개교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서울 명문대에 진학을 꽤나 시킨다고 좀 소문이 났다고 한다. 어쨌든 그 당시 확인해 볼 방법이 별로 없었지만 그런가 보다 하고는 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공부는 흥미가 떨어진 지 오래되었다. 고등학교 1학년 여름부터(?) 아니 천천히 생각해 보니 중학교 2학년 때부터였다. 그냥 수업시간에 열심히 하면 됐지, 뭐 하고 공부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안 했다. 제일 큰 어려움은 수학이었다. 수학을 좀 하려고 했는데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래서 일찍부터 포기했다. 시험은 사지 선다형은 찍었고 주관식은 그냥 책에 안 나오는 이야기 신변잡기의 글을 써놓기도 했다.


돌아보면 참 무모했던 시절이었다. 여하튼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공부를 해서 좋은 대학을 간 것도 아닌데 왜 서울대 합격자 또 기타 수도권 합격자의 수에 좀 흥미를 가지고 있던 때도 있었다. 어느 학교는 몇 명을 보냈다 또 다른 학교는 몇 명을 보냈으니 더 명문고구나 하고...

다시 생각해도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이야기인데 그런데 왜 나도 관심을 가졌는가 나도 의아스럽다. 명문대에 내가 간 것도 아닌데 또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남이 서울의 대학에 갔다는 이야기인데 뭐 그리 대단하다고 말이다.


나는 군대를 대학 1학년때 봄에 자원입대 신청서를 병무청에 냈다. 집안 형편 때문이었다.

그리고 1988년 5월 신검을 자진해서 받고 6월 10일에 군대에 갔다. 그리고 1990년 12월 제대 후 1991년 가을 2학기때 1학년으로 복학을 했다. 그냥저냥 다니다가 3학년을 마치고 다시 학교에 가지 않았다. 재적이 된 것이다. 학점도 잘 안 나오고 선배랑도 대판 싸워서 가기 싫었다. 가끔 후회도 되지만 잘했다고 생각한다.

대학을 안 나와도 나름 잘 살고 있으니 말이다. 애초에 공군기술학교를 갔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군대 말뚝을 박거나...


허~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는데 목적이 분명하지 않으면 대학에 갈 필요가 없다. 그 시간과 정열과 비용을 다른 곳에 쓰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이 없이 도전하는 마음이 없다면 그냥 낭비하는 일이다. 내가 그랬던 것 같다. 3년 거의 5년을 낭비했으니.

처음엔 불어교사라는 목표도 있었는데 희미해져 버렸다. 나는 나의 방식대로 뿌리를 내려 자라고 있다. 또 앞으로 더 단단하고 푸르게 지금처럼 끄적끄적 거리며 잘 살겠다는 믿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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